회명정보통신, 경강선, 소시원시선 이어 서울시 도시철도에 도전

▲ 서울에서 강릉까지 운행하는 경강선 KTX 최종 시험열차가 지난 14일 운행했다. 이날 열차에는 약 200여명의 코레일 관계자들이 탑승해 서비스 전반을 점검했다.     © 이형근 기자


[중앙뉴스=이형근 기자] 지난 14일 대전역에선 특별한 열차가 운행됐다. 이 열차는 22일 운행을 개시한 경강선으로 철도공사에서 각종 시설물 및 운행서비스 품질 점검을 위해 부사장 이하 200여명이 탑승했다.

 

시험 열차 운행은 이날을 마지막으로 15일부터 짜여진 열차시간표 대로 1주일간 운행되고 22일부터 상업 운행을 개시했다. 경강선은 강원도에 도입된 첫 KTX노선으로 서울과 강릉의 심리적 거리와 체감 거리를 줄였으며 복선화를 진행하는 동해선과 함께 철도교통을 활성화 할 것으로 기대된다.

 

경강선은 열차에 LTE 기반 철도통신(LTE-R)을 도입해 영상과 음성 데이터를 한꺼번에 전송할 수 있다. 14일 열차 운행에서는 통신 장비 공급사인 회명정보통신에서 직접 탑승해 코레일 담당 부서에 제품 개념도를 설명하고 기관실에서 통화품질을 점검했다. 회명정보통신은 경강선 KTX 사업뿐 아니라 소사원시 노선에서 통신사업을 수주해 추진중이다. 이 밖에 국내에서 추진 예정인 LTE사업은 내년부터 추진 예정인 서울 도시철도 LTE 통신 사업 수주를 위해 요건에 맞는 계약을 준비하고 있다.

 

관제센터 없이 통화가능 

 

▲ 코레일에서 회명정보통신이 납품한 장비의 개념과 장점을 탑승객들에게 설명하고 있다.     © 이형근 기자


우리나라 철도통신망은 한 종류로 구성되지 않고 필요에 따라 각기 다른 통신망이 구간 별로 도입돼 장비통합의 필요성을 제기했다.

 

우리나라 철도 통신망은 현재 LTE 통신망을 철도에 도입한 LTE-R을 비롯해 이미 지어진 노선에는 TETRA, ASTRO, VHF 등이 섞여있다. 

 

특히 경부선 KTX를 비롯한 각종 열차에 탑승하는 승무원들은 구간별 필요한 무전기를 별도로 갖고 다녔다.

 

정부는 와이브로를 통한 통신망 일원화를 추진한데 이어 LTE 주파수를 할당해 전국적인 철도 통신망을 구축하기로 계획했다.

 

이 사업은 고속철도 신설노선에 LTE 통신망을 가설하는 것으로 시작하고 있다. 회명정보통신이 참여한 경강선은 차상조작반(TRCP)과 차상제어인터페이스 장치(TCI), 안테나이다.

 

회명은 지난달부터 열차 운행에 대비해 청량리 사업소에서 경강선 운행 전 통신장비 사용법을 사전에 교육했다. 회명은 이번에 통신방식에 상관 없이 한 단말기로 통화할 수 있도록 하는 장비를 개발해 승무원의 대응 효율을 높였다. 

 

▲ 코레일 청량리 사업소에서 열차 출발에 앞서 회명정보통신 직원이 코레일 승무원에게 제품 사용법을 안내하고 있다.     © 이형근 기자


철도시설공단 및 공사에선 문제를 해결하고자 이들 통신망과 모두 통화 가능한 제품 개발을 추진했고 회명에서 요구사항을 충족한 제품을 개발해 철도시설공단 연구원과 호남고속철도전용구간에서 테스트를 거친 뒤 안정성을 인정받고 경강선에 투입됐다.  

 

LTE-R 통신망은 서원주 구간부터 시작된다. 이전까지는 중앙선 선로가 이어지고 이후부터 신선을 가설해 본격적으로 테스트를 개시했다. 이날 기관실은 기장 외에도 코레일 관계자와 회명 기술진으로 발 디딜 틈도 없었다. 

 

조종간에는 열차통신 콘트롤패널 (TRCP)가 장착돼 운행하고 있었다. 이 장비는 VHF 등 노선마다 무전기 표시 램프를 뜨게 했으며 이번에 구현되는 LTE-R의 상태를 GUI로 표시하기 만들었다. 대전에서 출발한 KTX는 ASTRO, VHF와 회명 제품이 호환하는지 현장에서 최종 점검을 진행했다. 결과는 성공적이었다. 차내 방송도 안정적이었다. 회명기술진은 객실에서 승무원용 단말기를 들고 통신 품질을 직접 점검했다. 

 

LTE-R과 경계선인 서원주 구간에서 화상통화가 끊기기도 했지만 전용구간으로 진입하자 깔끔하게 잡음 없이 연결됐다. 심지어 뒤에 따라오는 차량과 교신할 수 있었다. 

회명은 “상업운행이 시작되면 16편성 열차가 한꺼번에 이야기를 주고받을 것”이라며 “과거 관제센터를 거쳐 전달됐지만 이제 열차끼리 교신해 미처 파악하지 못한 상황을 주고받아 자연재해를 막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테스트 시나리오인지 모르지만 하행 열차 메시지를 전달했으며 뒤를 따라오는 강릉행 열차에서도 속도를 올려달라는 목소리가 정확하게 잡혔다. 이어 서원주를 지나 LTE-R 전용구간에 들어가자 영상통화를 진행했다. 영상통화 품질은 성공적이었다. 영상통화는 기관실과 좌석에 앉은 기술진 사이에 진행됐다. 기관실 쪽에서 먼저 연결하자 “얼굴을 조금 더 뒤로 해달라”는 메시지가 정확하게 전달될 정도로 선명하게 통화했다.

 

▲ 시험 운행에 투입된 열차 기관차부분에 평창 올림픽과 패럴림픽을 상징하는 마스코트를 그려넣었다.     © 이형근 기자


회명정보통신과 코레일은 차례로 제품 구성과 계통도 등을 철도공사 간부들에게 설명했다. 브리핑 과정에서 주고받은 질문 가운데 관심사는 사물 인터넷 문제였다. 신호와 통신장비는 설치후 30여년간 운영되는 특성 때문에 5세대 통신망에 대응하는게 과제다. 

 

회명정보통신 소민섭 상무는 “현재 배당된 주파수 가운데 차량용 LTE-R 장비와 별도로 지상장비 또한 협대역 사물인터넷 (NB-IOT)도 LTE-R 솔루션 기지국 통신 네트워크 통신을 이용해 기존의 설비들 궤도 신호 기타 역사내 설비 터널의 설비 등을 유선을 사용하지 않고 기존의 하나의 존(클러스터)로 묶을 계획”이라며 “NB-IOT용 저속 LTE-R 데이터 모뎀으로 사용해 재해정보를 주고 받도록 지상인프라도 구축되야 바람직하다”고 설명했다. 

 

설명과 테스트를 이어가는 사이 목표지점인 강릉역에 도착했다. 강릉역에는 철도시설공단에서 도착해 역사 건설 의도에 대한 브리핑을 진행했다. 회명은 “오늘 (14일)로 모든 게 끝난 게 아니”라고 말했다. 회명은 다음달 디젤 차량을 이용한 LTE-R 통신망 테스트를 추진했다.

 

제천역에서 디젤 기관차에 똑같은 통신장비를 달고 운행했다. 이 회사는 디젤기관차는 보이지 않지만 많은 역할을 한다고 테스트 운행 필요성을 설명 했다. 회명은 “예로 들면 전시에 가장 먼저 공격 받는 곳은 발전 및 급·배전 시설”이라며 “정전시 디젤 기관차는 전략물자를 실어나를 역할을 도맡아 작업을 진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번에도 디젤 기관차에 똑같은 장비를 설치하고 통화 품질을 테스트 했다. 

 

▲ 기관실 내부. 내부는 회명에서 납품한 통신 장비로 장착돼 운행 상태를 수시로 점검했다.     © 이형근 기자


KTX 통신망 구축은 시작 

 

회명정보통신은 LTE-R 사업을 내년에도 추진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회명은 현재 추진중인 소사원시선에 집중하고 있다. 내년 상반기까지 신호, 통신을 비롯해 형식승인을 거쳐 개통을 목표로 한 소사원시선은 부천 소사부터 안산 원시역까지 23.3km 구간을 잇는 구간으로 경의선과 서해선, 안산선을 잇는 서해안의 주요 노선으로 주목받고 있다. 회명은 이 노선에 코레일과 함께 사업에 참여해 차량에 통신장비를 납품한다.

 

이 노선이 개통되면 그 동안 자동차로 1시간 30분 걸리던 거리를 24분까지 단축해 출퇴근 등 지역주민 교류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 노선을 운행하는 열차는 최신 신호제어시스템인 RF-CBTC를 장착 한다.

 

회명정보통신은 코레일과 동반으로 소사원시선에 진출한 만큼 축적된 기술로 다시 새해 서울시에서 발주할 예정인 LTE-R 사업에 진출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이 사업은 서울교통공사에서 관할하는 모든 노선 통신망을 LTE-R로 바꾸는 사업으로 각 통신장비사 마다 준비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회명 역시 1월부터 시작되는 사업대상자를 선발하기 위한 절차에 돌입한다. 회명이 가장 먼저 관심 갖는 부분은 도시철도에 맞는 장비개발이다. 도시철도 통신장비는 KTX 통신장비 개발에 성공했다고 나오는 것은 아니다.

 

특성에 맞는 장비를 설계하는 등 원점부터 시작해야 한다는 게 회사측의 설명이다. 회명의 최고기술경영자(CTO)를 맡은 소민섭 상무는 “앞으로 도시철도에 맞는 장비 개발에 전념해야겠다”고 자신의 맡은 몫을 설명했다.

 

회명이 서울도시철도 통신망에 집중하는 이유는 전국최대규모인 도시철도망에 안정적인 서비스를 제공한다면 이후 다른 지역 도시철도에 성공적인 수주를 할 수 있는 파급효과를 노린다. 1월부터 시작하는 서울도시철도 입찰은 치열한 혈전을 예고하고 있다. 국내에서 내노라 하는 통신분야 기업들이 컨소시엄을 짜고 참여하는 만큼 회명에서도 개발에 만전을 긴장의 고삐를 놓치지 않고 있다.

 

▲ 회명정보통신에서 납품한 차상 인터페이스 장치. 회명은 내년 1월 부터 시작되는 서울도시철도 입찰에도 도전할 계획이다.     © 이형근 기자


국내에 이어 해외 진출까지

 

열차를 타고 돌아오는 길에 통신분야 기업의 미래를 놓고 이야기를 나누게 됐다. 국내 기업은 통신장비와 통합 운영시스템 개발에 많은 공을 들이고 있다. 소민섭 상무는 “이번 제품을 제작할 당시 유럽에서 표준 코덱을 사오고 제품을 개발했다”고 자부심을 설명하며 “하드웨어 개발만 보면 쉬워 보이지만 시스템 통합으로 들어가면 어려워진다”고 설명했다. 

 

현재 철도통신장비는 많은 기업들이 개발에 뛰어들지만 납품에 성공한 곳은 다섯 손가락에 들 정도다. 이들 기업이 납품에 성공한 원인은 시스템 통합이다. 소 상무는 “통신 기업 가운데 몇 곳은 하드웨어만 보고 납품에 뛰어들지만 실패한다”고 시스템 통합의 중요성을 설명했다.

 

회명은 제품 개발을 위해 유럽에서 표준코덱을 사서 제품을 제작하고 시스템 통합까지 일관되게 해낸 것이 효과를 본 것이다. 핵심기술이 확보된 만큼 응용 가능성을 열어놓았다. 아직 철도 통신망 사업을 집중 추진하지만 LTE-M 등 다양한 분야 진출도 준비하고 있다.

 

새해 LTE 통신망 시장은 철도 외에 재난망을 비롯해 LTE-M 등이 본격적으로 장이 열린다. 새해 재난망 예산은 1200억원 규모로 이 밖에 예산 규모가 정해지지 않은 항목까지 포함된다면 상당한 규모가 된다. 철도의 경우 통신 사업과 토건사업 규모를 비교할 때 전자의 예산을 10배로 곱하면 사업비를 정확히 비교할 수 있다. 통신사업이 이 공식을 따르면 신규 도시철도 노선 하나를 건설할 수 있는 규모로 예산을 투입하는 셈이다. 

 

회명은 철도통신 외에 LTE-M 테스트도 추진하는 등 LTE 사업전반에 기술개발을 하고 있어 앞으로 이 분야에서 선전을 기대해 볼 수 있다. 중국철도시장은 ‘일대일로’를 추진하며 틈새시장 공략에도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회명은 중국 철도시장은 급격히 팽창하는 하드웨어에 비해 각종 안전설비가 따라오지 못한다고 분석해 중국에 철도 관련 특허를 따서 사업을 전개하고 있으며 KOICA와 손잡고 해외 진출을 추진하고 있어 앞으로 활약이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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