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뉴스=신수민 기자]2017년 한해를 결산하는 지상파 3사 연예대상 시상식이 지난 31일 모두 마무리됐다.

 

시청자들의 많은 사랑을 받은 영광의 수상자 스타들은 저마다 연기력을 돋보이며 추억를 담아 감사 인사를 전했다. 2017년은 유난히 하늘의 별이 된 스타들이 많았던 만큼 이들을 고인이 된 연기자의 추모하는 말들과 방송국 파업을 언급한 소감들이 눈에 띄었다.

 

◇ 故 김영애부터 김주혁까지…"잊지 않겠습니다"

올해 MBC 연기대상을 받은 김상중은 앞서 무대에 올라 고(故) 김영애, 김지영, 김주혁, 이미지를 추모했다. 그는 "우리 가슴 속에 그분들은 영원한 배우셨고, 그래서 참 고맙다. 오래오래 잊지 않겠다"고 말했다.

 

▲  고인의 연기에 대한 열정 잊지않겠습니다. (사진=MBC방송화면)

 

이어 황금연기상을 받은 송옥숙도 "네 분을 기억하며 아름다운 시로 인사말을 대신하고 싶다"고 운을 뗀 뒤 시편 23편을 영어로 낭송하며 눈시울을 적시기도 했다.

 

MBC 연예대상에 시상자로 나선 배철수는 "작년에 제가 라디오 부문 최우수상을 받을 때 '푸른밤' DJ였던 (샤이니) 종현 씨가 포옹해달라고 해서 안았는데, 그때 좀 더 꽉 안아주지 못한 게 미안하다"고 말했다.

 

KBS 연기대상에서는 고(故) 김영애에게 특별공로상을 시상하러 나온 최강희가 "평생 지지 않을 꽃잎 같은 분"이라며 "2009년 영화에서 모녀로 만나 둘도 없는 친구가 됐다"고 고인을 추모했다.

 

그는 또 "하루는 난간에서 백지영의 '총 맞은 것처럼'을 부르고 계시기에 '그 나이가 돼도 총 맞은 것처럼 가슴이 아프시냐' 하니 '나이만 들었지 똑같다'고 웃으셨다. 늘 천사 같으셨다"고 말했다.

 

이동건도 "'월계수 양복점 신사들'에서 제가 마지막으로 아들 역할을 하는 영광을 얻었다"며 "시한부 선고를 받으시고도 마지막까지 열정을 잊지 않으시던 그 모습이 아직도 믿기지 않는다"고 슬픔을 표했다.

 

◇ "따뜻한 봄바람 불기를"…파업 겪은 KBS·MBC 격려
KBS 아나운서 출신으로 올해 MBC 연예대상의 주인공이 된 전현무는 수상 소감을 말하면서 '고향'을 잊지 않았다. MBC는 최근 파업을 끝내고 새 사장을 맞아 연예대상도 개최했지만, KBS는 아직 파업 중으로 시상식도 일부만 개최한 상황이다.

 

전현무는 "MBC의 애청자로서 MBC가 꽃길을 걷기를 응원한다"며 "제가 있던 고향에도 따뜻한 봄바람이 불기를 간절히 기원한다"고 말했다.

 

최우수상을 받은 박명수는 최승호 사장을 비롯한 MBC 새 경영진에게 "방송국도 미래를 보고 투자해야 한다. MBC도 코미디 프로에 대해 다시 생각해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우수상 시상자로 나선 김의성은 "새로운 MBC에 서게 돼 감개가 무량하다"며 "아직 공정언론을 위해 싸우는 분들이 계시다. 그들이 자기 자리를 찾을 때 더 행복한 대한민국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대상을 받은 김상중은 일반 관객석에 앉은 최승호 사장을 향해 "다시 만난 좋은 친구 MBC가 되살아나길, 그 중심에 함께하실 것을 믿는다"고 당부했다. 김상중에게 시상한 26년 차 무명배우 최교식은 "사람 한 명 바뀌었을 뿐인데 공기가 달라진 것 같다"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 "대상 받으면 결혼"·뺨 키스 등 애정 표현까지
MBC TV '나 혼자 산다'의 박나래는 연예대상 수상 시 공약을 묻는 사회자에게 "기안84와 결혼하겠다"고 말해 모두를 놀라게 했다.
 

그러자 기안84는 박나래와 베스트 커플상을 받은 후 "여자가 먼저 말했는데 빼는 것도 아닌 것 같다"며 박나래 이마에 뽀뽀했다. 그러나 박나래가 대상 수상에 실패하면서 두 사람의 결혼은 일단 보류(?)됐다.

 

'동상이몽2-너는 내 운명'으로 '우블리'라는 애칭을 얻은 중국 배우 위샤오광은 SBS 연예대상에서 아내 추자현에게 "아이를 잘 키워서 나와 같은 '우블리'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추자현은 "중국에서는 배우인데 아내를 위해 흔쾌히 타국 예능에 출연한 것이 쉽지 않은 결정이었을 것이다. 남편에게 고맙다"고 화답했다.

 

KBS 연기대상에서 우수상을 받은 이동건은 "최근 (아내인) 조윤희 씨가 예쁜 딸을 낳아줬다. 벌써 너무 보고 싶다"며 "좋은 아빠가 되도록 평생 노력하겠다. 윤희 씨 너무 고맙다"고 말했다.

 

같은 시상식에 대상을 시상하러 나온 송중기는 지난해 '태양의 후예'로 공동 대상을 받고 지금은 아내가 된 송혜교를 만나게 해준 방송국에 "땡큐, KBS"라는 재치있는 인사를 남겼다.

 

SBS 연기대상에서는 대상과 최우수상을 나란히 거머쥔 지성과 이보영이 최고의 로맨틱한 순간을 보여줬다. 지성은 이보영에게 "늘 부족한 남편을 대단한 사람으로 여겨줘 고맙다"며 뺨에 입을 맞추기도했다.

 

같은 시상식에서 수지와 베스트 커플상을 받은 이종석은 "대한민국 최고 미녀 수지 씨를 순간순간 사랑하면서 촬영했다"고 말해 팬들을 설레게 했다.

 

KBS 연기대상을 받은 천호진은 상을 아내에게 전하고 싶다며 "연애 시절 한 약속을 지키는 데 34년이 걸렸다. 당신만 허락하면 다음 생에도 당신과 살아보고 싶다"고 말해 박수를 받았다.

 

같은 시상식에서 함께 우수상을 받은 '쌈, 마이웨이'의 박서준과 김지원은 함께 "똑땅해"(속상해), "시로시로"(싫어싫어) 등 커플 애교를 선보여 분위기를 띄웠다.

 

한편, 올해 불의의 사고로 남편을 잃은 송선미는 MBC 연기대상에서 우수상을 받은 뒤 "정의는 꼭 이뤄지고 밝혀진다는 얘기를 하고 싶다. 제 딸에게 그런 대한민국을 물려주고 싶다"며 눈물을 흘려 모두를 안타깝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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