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대통령·민주당·정의당은 촛불 언급, 국민의당은 다당제 강조, 한국당은 문 정부 견제 주력

[중앙뉴스=박효영 기자] 문재인 대통령과 원내 5당이 2018년 새해를 맞아 각각 신년사를 발표했다. 

 

신년사 속에는 2017년 한 해를 진단하면서 2018년에 해야 할 각자 역할을 담아냈다. 

 

문 대통령과 더불어민주당·정의당은 먼저 2017년에 있었던 가장 기억에 남는 일로 ‘촛불’을 꼽았다. 국민이 주권자로서 불의한 권력에 저항했고 새로운 권력을 창출했다는 사실을 언급하며 그런 경험 자체가 매우 소중했음을 상기시켰다.

 

▲ 문재인 대통령은 새해 첫날 아침 2017년을 빛낸 의인 6명과 북한산을 등반했다. (사진=청와대 제공)    

 

문 대통령은 “작년 한 해 우리 국민들은 대단했다”며 “나라를 다시 일으켜 세웠고 바로 세웠다”고 말했다. 추미애 민주당 대표는 “촛불로 한 해를 시작했고 국민의 힘으로 문재인 정부를 출범시켰다”고 밝혔다.

 

▲ 추미애 대표는 신년사로 촛불 혁명을 통한 문재인 정부의 출범을 가장 먼저 언급했다. (사진=더불어민주당)     

 

이정미 정의당 대표도 “지난 한해는 위대한 주권자의 해였다”며 “국민들께서 나라가 바로 설 수 있도록 직접 기반을 닦아줬다”고 표현했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는 촛불을 언급하지 않는 대신 국민의당의 다당제적 존재감을 내세웠다. 안 대표는 “2017년은 국민께서 선택해주신 다당제의 효과를 면면이 보여준 한 해였다”며 “여야가 극한대립으로 치달았던 과거 양당제에서는 볼 수 없었던 대화와 토론을 통한 합의 정치의 물꼬를 틀었다”고 밝혔다. 이것이 “국민의당의 힘이자 역할”이라는 것이다. 특히 “다당제는 양극단의 정치세력이 아닌 오직 국민을 위해 기능한다는 것을 증명시켰다”고 거듭 강조했다.

 

반면 자유한국당과 바른정당은 촛불을 언급하지 않았고 2017년도 어김없이 ‘위기’였다고 진단했다.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는 “한해 우리는 수많은 위기를 맞았다”며 북핵과 서민 경제의 위기를 부각했다. 그러면서 문재인 정부가 “한미 FTA 재협상, 급격한 최저임금 인상, 세계적 추세와 역행하는 법인세 인상 등”을 자행해 경제를 더욱 어둡게 했다고 주장했다.

 

▲ 홍준표 대표는 신년사로 문재인 정부의 실정을 비판했다. (사진=자유한국당)     

 

유승민 바른정당 대표 역시 안보와 경제위기를 강조했다.

 

2018년 새해에 자기 역할로 무엇을 수행할지에 대해서도 온도차가 있었다.

 

문 대통령은 그동안 새해 일출을 보며 소망을 품어왔다면서 “국민이 나아진 삶으로 보답받기를 소망한다”고 밝혔다. 이어서 평창 동계올림픽·패럴림픽의 성공과 한반도의 평화, 재해 재난 없는 안전한 대한민국을 소망한다면서 그런 국가를 건설하겠다는 대통령으로서의 역할과 사명을 내비쳤다. 

 

추 대표는 ‘정의와 민주주의·인권과 평화·민생과 복지·적폐청산과 사람중심경제’ 등 문재인 정부가 추구하는 가치와 핵심 과업들을 열거했다. 특히 문재인 정부가 지방분권과 양극화 해소를 이뤄내는데 성공할 수 있도록 “든든한 버팀목”이 되겠다고 다짐했다.

 

이 대표는 정의당이 “촛불혁명에 마침표를 찍겠다”며 “국민이 과감히 불을 당겨준 촛불이 가정, 일터, 학교, 군대 등 삶의 현장 곳곳으로 퍼져나가 대한민국 전체를 밝힐 수 있도록 정의당은 더욱 성실한 심부름꾼이 되겠다”고 포부를 다졌다.

 

유 대표도 다른 두 정당과 마찬가지로 일반적인 당위를 강조했다. 유 대표는 바른정당이 “국민의 편에 서서 정치를 바꾸겠다”며 “따듯한 공동체와 정의로운 세상을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 유승민 대표는 신년사로 구체적인 이야기를 하지는 않고 일반적인 차원에서 새해 역할과 덕담을 말했다. (사진=바른정당)    

 

안 대표는 앞서 강조했듯이 다당제의 제도적 정착을 위한 선거법 개정을 강조했다. 국민의당이 개헌과 선거법 개정에 총력을 기울이겠다는 것이다. 또한 외교안보적인 역할을 부각함과 동시에 지방선거에서의 승리를 이뤄내겠다고 다짐했다.

 

홍 대표는 정당들 중 유일하게 문재인 정부를 비판하고 견제하겠다는 점을 부각했다. 홍 대표는 “올 한 해 이 정부의 잘못을 바로잡고 대한민국의 위기를 극복하는데 주력하겠다”고 밝혔다. 동시에 “우리 자유한국당은 잘못된 과거와 완전히 단절하고 신보수주의 가치를 바탕으로 새롭게 출발하겠다”고 선언했다.

 

특히 홍 대표는 “지금 정부는 정치적 쇼로 국민의 눈과 귀를 가로막고 있다”며 “대북 구걸과 굴종 외교로 국격을 훼손하고 정치 보복으로 국론을 분열시키고 있다”고 강한 표현으로 비판했다. 김성태 원내대표가 취임하면서 내걸었던 제1야당으로서의 ‘대여투쟁력’을 홍 대표도 신년사를 통해 강조하고 있는 것이다.

 

이렇게 정치권은 모두 희망찬 새해를 이야기하면서도 각각 지나간 해와 새로운 해를 나름대로 판단해 비전을 밝혔다. 2018년 무술년에 대통령과 각 정당들이 어떤 모습을 보여주고 연말에 어떤 성적표를 받을 수 있을지 지켜볼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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