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관계 개선을 위한 첫 단추, 장차관급·체육계 구성, 북한 선수단 관련 실무 합의

[중앙뉴스=박효영 기자] 9일 열릴 남북 고위급 회담의 명단이 확정됐다.

6일 우리 정부가 먼저 5명의 회담 참석자 명단을 북측에 보냈고, 7일 북측이 이에 맞는 명단을 보내왔다. 

명단 구성은 2년 만에 판문점에서 남북고위급회담이 열리는 만큼 장차관급으로 격을 맞췄고 남북 협상의 관록이 깊은 인물들로 채웠다.

△조명균 통일부 장관·천해성 통일부 차관·노태강 문화체육관광부 2차관·안문현 국무총리실 심의관·김기홍 평창 동계올림픽 조직위원회 기획사무차장 

△리선권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위원장·전종수 조평통 부위원장·원길우 체육성 부상·황충성 조평통 부장·리경식 민족올림픽조직위원회 위원

▲ 조명균 통일부장관과 리선권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위원장이 수석대표로서 이번 회담을 진두지휘할 것으로 보인다.  (사진=연합뉴스) 

우리 당국은 주말 내내 회담 관련 실무 준비를 위해 발 빠르게 움직였다. 문재인 대통령도 이번 회담을 남북관계 개선을 위한 첫 단계로 여기고 업무 보고를 받고 협상 로드맵 구상에 고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제 코 앞으로 닥친 회담에서 ‘무슨 대화를 할 것인가’ 즉 의제 설정도 살펴봐야 한다.

일단 우리 정부는 평창 동계올림픽에 북한을 어떻게 참여시킬 것인지에 대해서만 집중하겠다는 방침이다. 이 문제가 최우선이고 어느정도 합의가 이뤄지면 그 다음 단계로서 남북관계 개선책에 대한 여러 방안도 논의하겠다는 입장이다. 

남북관계를 관리해온 전문 부처로서 통일부와 조평통, 올림픽 이슈를 다루는 문체부와 체육성 인사들로 구성된 명단만 봐도 그런 점을 알 수 있다. 말 그대로 첫 단추의 의미가 있으니 국방부와 대한적십자사 인사는 이번 회담에서 제외됐다. 군사당국 대화를 통한 한반도 긴장완화 문제, 이산가족상봉 문제는 차후에 논의하겠다는 것이다.

김진표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TV조선 <신년특집 국민에게 길을 묻다>에서 ”오죽하면 미국의 UN 대사까지 미국 선수단의 안전이 우려돼 올림픽에 참여시키지 못 할 수도 있다는 말이 나왔겠느냐“면서 그만큼 ”한반도 정세가 심각했다“고 운을 뗀 뒤 ”다른 것은 다 제껴놓고 올림픽의 성공을 위해서 북한의 올림픽 참여 문제에만 일단 집중해야 한다“고 밝혔다.

회담 진행과 관련해서는 수석대표로서 조 장관과 리 위원장이 전체적인 분위기를 주도할 것이고 실무 협상은 차관급이 맡을 것으로 보인다. 노태강 차관이 원길우 부상과 매끄럽게 올림픽 관련 합의를 이뤄낼 수 있을지가 주목할 점이다. 

▲ 2000년 시드니 올림픽 당시 남북한이 한반도 깃발을 들고 개막식에 공동 입장했다. 이번 평창 동계올림픽에서도 성사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사진=연합뉴스)    

당장 북한이 선수단을 어느정도 규모로 참여시킬지, 육로로 올지 해로로 올지, 체류비용은 어떻게 마련할 것인지 등 실무적으로 결정사항이 많다. 또한 통일부가 고심 중인 것으로 알려진 올림픽 관련 협상 로드맵(1단계 남북 공동개최·2단계 단일팀 구성·3단계 개폐막식 공동 입장·4단계가 공동 응원단 구성)에 따른 큰 차원의 합의도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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