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재인통령이  영화 '1987'을 관람하러 상영관에 들어서자  관객들은 환호하며 반겼다. (사진제공=연합뉴스)

[중앙뉴스=오은서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7일 영화 '1987'을 관람했다. 영화를 보는 2시간 동안 마음이 울컥했다고 밝힌 문 대통령은 관람 후, 문화계 블랙리스트로 피해를 본 예술인들과 오찬을 나누며 그들을 위로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서울 용산 CGV에서 6월 항쟁을 소재로 한 영화 '1987'을 관람한 뒤 "이 영화에서 가장 울림이 컸던 대사가 “그런다고 세상이 바뀌나요”라고 밝혔다. 

이어 그는 6월항쟁, 암울했던 민주화 투쟁시기에 민주화 운동을 하는 사람들을 가장 힘들게 했던 말이 “그런다고 세상이 달라지느냐”였다고 말했다. 

또한 "촛불집회 때도 부모님이나 가까운 사람들로부터 그런 말을 들으신 분이 많을 것이며 지금도 정권이 바뀌었다고 세상이 달라지는 게 있냐”고 얘기하시는 분도 있다며 “오늘 이 영화가 그 질문에 대한 답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특히 이 자리에서 문 대통령은 블랙리스트로 막대한 피해를 본 배우 김규리씨는 견디기 힘들어서 예명까지 바꿨다고 밝히며 그 당시 너무 고통스럽고 힘들어 자살까지 생각했던 분들도 계셨다고 언급했다. 

이어 문재인 대통령은 블랙리스트가 만들어진 이유도 그만큼 문화의 힘이 크기 때문이라고 강조하며 앞으로도 문화예술인들인 많은 역할을 해달라고 당부했다. 

한편 이 영화 '1987'의 실제 주인공이기도 한 문 대통령은 1987년 당시 부산에서 노무현 전 대통령과 함께 6월 항쟁에 참여하기도 했으며 '박종철 열사 국민추도회'를 주도하다 경찰에 연행되기도 했다.

영화관람 시, 문 대통령 내외 양쪽에는 박종철 씨의 형 박종부 씨와 배우 김윤석 씨가 앉았고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 조국 민정수석, 윤영찬 국민소통수석, 김수현 사회수석, 도종환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배우 문성근 씨 등도 함께했다. 

이날 영화 관람에는 박종철 씨 고문치사 사건과 관련한 인사들도 함께 해 더욱 의미가 깊었다. 6·10 민주화운동 당시 연세대 총학생회장이었던 더불어민주당 우상호 의원, 한재동 씨, 최환 전 검사 등이 그들이다.

한 씨는 영등포교도소 교도관으로 일하던 중 국가보안법 위반혐의로 수감됐던 이부영 전 의원이 작성한 쪽지를 외부에 전달해 사건의 진상을 알렸다. 최 전 검사는 박종철 씨 시신 화장을 막고 부검을 명령한 인물로 전해졌다.  

문 대통령의 ‘1987’ 영화관람은 세상이 한순간에 바뀌는 것도 아니고 항쟁 한 번 했다고 세상이 달라지는 것도 아니지만 긴 세월에 걸쳐 우리가 노력하면 역사가 뚜벅뚜벅 바뀐다는 메시지를 국민과 함께 나누는 일치의 장을 마련했다는 데 의미가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