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체인의 개념, 의료분야에 활용됐을 때의 장점과 부작용, 김세연과 유승민의 만남

[중앙뉴스=박효영 기자] 비트코인 열풍에 이해하기도 어려운 ‘블록체인’ 기술이 각광받고 있다. 그 블록체인을 의료 분야에 적용한다면 혁신이 발생할 수 있을까. 

 

김세연·박인숙 의원실이 10일 9시반 국회 의원회관 7간담회실에서 <의료분야의 블록체인 활용방안>을 논의했다.

 

▲ 김주한 교수는 블록체인을 의료에 적극 활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사진=박효영 기자)    

 

▲ 정책간담회를 주최한 김세연 의원이 토론자의 이야기를 경청하고 있다. (사진=박효영 기자)     

 

발제자인 서울대 의대 정보의학과 김주한 교수는 “의료기록의 수정과 위변조를 방지하고 안정성과 접근성이 강화된다”고 말했다.

 

블록체인을 통한 의료시스템이 “실시간으로 보험 청구와 심사 및 보험금 지급을 가능하게 할 것”이라는 설명이다. 

 

김 교수는 블록체인의 특성상 “임상연구나 임상시험, 의료데이터 관리를 할 때도 정보처리 과정이 투명해져 연구 왜곡이나 제약사가 유리한 방향의 결과를 만드는 것을 통제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특히 “이미 미국에서는 ‘블루버튼 이니셔티브’라는 스마트 의료 캠페인”이 있을 정도로 의료정보를 환자가 주도적으로 공유받을 수 있는 기술환경이 구현됐다고 말했다. 공급자 중심의 의료시장이 수요자 중심으로 재편될 수 있는 ‘의료 혁신’이 일어날 수 있도록 블록체인을 활용하자는 주장이다.

 

블록체인 쉽게 이해하기 

 

블록체인(Block chain)은 일종의 공개된 장부다. 그 장부를 관리하는 주체가 매우 많은 분산형 거래 기술을 인터넷으로 구현한 것인데 개인 간의 작은 거래도 네트워크상의 모든 주체가 참여해서 승인하고 관리한다.     

예컨대 우리가 중고거래를 한다고 했을 때 A와 B가 만나 물건을 주고 돈을 받는데 그 화폐 가치를 권위있는 중앙기관이 보증한다. 그러나 블록체인을 통해 한국은행이나 미국의 중앙은행인 FRB(Federal Reserve Board of Governors)와 같은 역할을 수많은 개인들이 함께 수행한다. 

 

핵심 특징은 모든 거래가 기록된다는 점이다. 그래서 투명성이 보장된다. 특정 개인의 조작이 거의 불가능하다. 오직 수요와 공급에 따라 거래 가격이 결정된다. 비트코인은 블록체인으로 만든 가상화폐로서 수많은 개인들이 네트워크에 참여해 자율적으로 거래하며 열풍을 일으켰다. 

 

이처럼 간편해서 진입장벽이 매우 낮은 배경으로 ‘투기와 중독’ 문제가 떠올라 최근 가상화폐에 대한 규제가 논의되고 있다. 하지만 그런 부정적인 요소만 있는 게 아니라 블록체인 기술 자체의 혁신성은 연구 발전시켜야 한다는 목소리도 동시에 높다.

 

신기술이 출현할 때마다 치열한 논의과정이 필수적

 

홍승필 성신여대 융합보안공학과 교수는 블록체인이 개인정보 노출의 위험이 있지만 “의료와 안전 문제는 타협이 불가능하다”며 오히려 “보건 분야에서 환자생존에 직결되는 일을 해결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 홍 교수는 블록체인을 통해 긴급한 의료 수요를 해결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사진=박효영 기자)     

 

스마트 계약(블록체인 기반으로 금융·부동산·공증 등 다양한 형태의 계약 체결)을 통해 사전에 환자의 중대한 의료정보를 데이터화 시켜놓고 위급할 때 바로 적절한 응급치료에 활용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주용완 한국인터넷진흥원 인터넷기반본부장은 아직은 “모든 세상의 자료는 종이문서 기반”이라며 “현재는 인공지능과 디지털 세대로 가기 전단계인 즉 과도기”라고 규정했다. 주 본부장은 “다양한 기술 서비스들을 규제와 상관없이 시도해보는 것 자체”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오상윤 보건복지부 의료정보정책과장은 원격 진료 도입과 관련 논란(대형 의료법인의 수익 독점 등 의료민영화)을 거론하면서 그럼에도 신기술은 도입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오 과장은 의료 취약 지역을 보완하는 방향으로 원격 진료가 활성화 되겠지만 예상하지 못 할 ‘논란과 쟁점’이 언제든지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오 과장은 보험을 예시로 들었다. 보험사가 가입자의 의료정보를 볼록체인 시스템에서 모두 받아본다고 가정했을 때 두 가지 관점이 생겨난다. 개개인의 의료정보를 활용해 보험료를 합리적으로 책정하고 저렴하게 아낄 수 있다는 점과, 민간보험사의 지배력만 강화된다는 점이 그것이다. 

 

오 과장은 블록체인 기술이 의료분야에 활용되기 시작하면 이런 식의 논란이 가속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즉 각계각층의 의견수렴 과정이 매우 중요하다는 생각이다. 

 

오 과장은 머쓱해하면서 “블록체인의 의료 활용도에 대해 부정적인 부분을 이야기했다고 기술반대론자는 아니”라며 “성급하게 추진했다가 소모적인 비용이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 전날(9일) 바른정당을 탈당한 김세연 의원에게 악수를 건네는 유승민 바른정당 대표. (사진=연합뉴스 제공)    

 

한편, 이날 행사에는 전날 바른정당을 탈당해 자유한국당에 복당 신청한 김세연 의원과 유승민 바른정당 대표가 어색한 만남을 가졌다. 친 유승민계로 알려진 김 의원이 탈당을 감행한 것이라 유 대표는 많이 서운했을텐데 더 반갑게 악수하려는 모습이 인상깊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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