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의 말 ⓷외교안보] 대화 국면이지만 ‘비핵화 양보 불가’
[대통령의 말 ⓷외교안보] 대화 국면이지만 ‘비핵화 양보 불가’
  • 박효영 기자
  • 승인 2018.01.12 03:1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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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AE 요구로 협정 비공개, 한일관계와 대북관계 모두 투트랙 분리, 재협상 없이 할머니 명예 회복

[중앙뉴스=박효영 기자] 문재인 정부가 최근 동시에 직면한 외교안보 빅 이벤트는 ‘남북 회담·한일 위안부 합의·UAE 특사 게이트’ 등 3가지나 된다. 문 대통령은 10일 신년 기자회견에서 셋 다 거론했다.

 

먼저 UAE(아랍에미리트)와의 정부 협정 관련 문 대통령은 “이명박·박근혜 정부에 있던 여러 건의 협정과 양해각서는 전혀 공개되지 않았다”며 “당시 UAE 측에서 공개되지 않기를 바라고 있다는 것이 비공개 이유였다”고 밝혔다.

 

이어 “공개되지 않은 협정과 양해각서 내용 속에 흠결이 있다면 앞으로 시간을 두고 UAE 측과 수정하거나 보완하는 문제를 협의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특히 “적절한 시기가 된다면 공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사실상 문 대통령이 이전 정권이 맺은 협정 문제 때문에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을 급파했다고 공식 인정한 것으로 풀이된다.

 

▲ 기자회견에는 유독 외교안보 관련 질문이 쏟아졌다. (방송캡처=KTV 생중계)     

 

유승민 바른정당 대표는 11일 연석회의에서 “흠결이 있다면”이란 전제를 둔 것에 대해 애매하다며 “UAE 비밀군사협정이나 한일위안부합의를 통해 과거 정권을 적폐로 규정하고 정치적으로 비난하는 데에만 이용하고 정작 문재인 정부는 아무 대책이 없는 아주 이상한 형태로 가고 있다”고 비판했다.

 

‘북핵’ 해결과 ‘평화 공고화’가 목표 ·· 전략은 투트랙, 정상회담도 여건에 따라 가능

 

문 대통령은 일관되게 압박과 대화 투트랙을 원칙으로 추진했다며 그 결과 “꽉 막혀있던 남북 대화가 복원됐는데 이제 시작”이라고 표현했다. 이어 평창 올림픽을 모멘텀 삼아 “북핵문제를 해결하고 한반도 평화”를 정착시켜야 한다고 역설했다.

 

“한반도 평화의 새로운 원년이 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이야기한 것인데 문 대통령은 ‘5.24 조치(2010년 천안함 사건 이후 이명박 정부가 인도적 경제지원까지 금지한 대북제재 조치)’ 해제 문제는 유엔 등 국제사회와 함께 논의하겠지만 대화 진전에 따라 개성공단과 금강상 관광 재개를 검토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문 대통령은 “대화의 선순환”을 믿는다면서 동시에 “한반도 비핵화는 평화를 향한 과정이자 목표”라고 분명히 했다. 문 대통령은 “남북이 공동으로 선언한 한반도 비핵화가 결코 양보할 수 없는 우리의 기본 입장”이라며 “한반도에 평화의 촛불을 켜겠다”고 말했다.

 

보수 정당들이 지속적으로 ‘비핵화 전제 없는 대화’는 공허하다는 입장을 냈고 이에 확고한 대북 원칙을 밝힌 것이다.

 

▲ 문 대통령은 유엔 안보리 등 국제사회와 대북 제재 조치 해제 문제에 대해 함께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방송캡처=KTV 생중계)    

 

유승민 바른정당 대표는 11일 연석회의에서 “문재인 대통령의 입장은 과거에 비해 상당히 균형적이어졌다”며 “그 말씀이 반드시 일관되게 지켜질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유 대표는 “앞으로 진행될 남북대화”가 “북핵문제 해결·비핵화의 실질적인 성과를 얻을 수 있는 열쇠“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도 ”지금 북한과의 대화가 시작되긴 했지만 북핵문제가 해결된 게 아니라 한국은 국제사회의 제재에 대해선 보조를 함께 맞춰나갈 것“이라며 ”우리 정부가 국제적 대북제재와 별개로 독자적 대북제재를 완화할 생각은 지금은 가지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현실적으로 제재와 압박이 높아지면 지나치게 긴장이 고조돼 우발적 충돌이 있을 수도 있다“며 ”그런 긴장을 어떻게 적절히 관리해 나가고 북한을 대화로 이끌어낼 건가 사려깊은 고민들을 해야 한다“고 신중한 발언을 하기도 했다. 

 

문 대통령은 남북 정상회담의 전제조건을 설명하면서 투트랙 전략을 재천명했고 여건이 조성되고 성과가 담보되면 ”어떤 만남도 열어두고 있다“고도 밝혔다.

 

경실련(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은 10일 논평을 통해 이에 대해 ”역설적이게도 전임 정부들은 비핵화에 매몰돼 북한의 핵을 고도화시키는 상황을 초래했다“며 ”단순히 비핵화에 매몰될 것이 아니라 북핵 동결내지 추가 실험을 막는 전략적 고민과 교류협력 확대를 위한 방안은 부족해 보인다“고 평가했다. 

 

이어 ”이산가족상봉 등 인도적 지원과 교류협력에 대한 구체적 방안은 빠졌다“며 ”더 나은 결실을 얻기 위해서는 개성공단 정상화와 금강산 관광 재개 등 실질적이고 선제적인 조치가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조명균 통일부 장관이 ”첫 술에 배부르랴“라고 말한 것처럼 하나씩 차근차근 풀어가겠다는 우리 정부의 대북 대화 기조에 입각해서 볼 때, 곧 그런 실질적인 조치로 나아갈 것이 전망된다.

 

문 대통령은 미국의 공조가 견고하게 이뤄지고 있다는 취지를 설명했고 현재 대화 국면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전폭적으로 지지하고 있다“는 점을 언급했다. ”남북대화 성사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공은 매우 크다“는 점을 콕 짚었다. 

 

▲ 강력한 국제 제재 압박 기조에 따라 위기가 올 수 있다는 점도 언급한 문 대통령. (방송캡처=KTV 생중계)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는 11일 충북도당 신년인사회에서 ”북핵 문제 해결은 외면하면서 한반도 평화를 말하는 것은 허황되기 그지없다“고 강도높게 비판했다. 

 

특히 문 대통령의 기자회견 발언에 대해 ”북한 김정은이 핵과 미사일 개발을 멈추지 않고 있는데 핵 개발 시간 벌기에 불과한 남북 정치쇼로 마치 평화로운 세상이 오기라도 한 것처럼 자화자찬을 했다“고 평가절하했다.

 

지상욱 바른정당 정책위의장은 10일 연석회의에서 ”북한의 대북청구서에 대한 해법은 보이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지 의장은 ”아직 시기상조일수 있으나 이는 과거 북한이 해왔듯이 그리고 과거 민주당 정권이 그렇게 해왔듯이 막대한 경제적 보상을 요구할 것“이라며 ”과거 실패한 햇볕정책의 대북 퍼즐이 있듯이 만약 실패한 정책을 반복한다면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한일 위안부 합의 ··· 어떻게 하겠다는 것인가?

 

유승민 대표는 10일 연석회의에서 ”한일위안부합의에 대해서 재협상요구를 안 한다고 했는데 그건 그대로 간다는 것“이라며 ”그런데 합의 내용은 받아들일 수 없다고 이야기를 하는 것은 국내용과 외교를 혼돈해 눈 가리고 아웅하는 일“이라고 비판했다.

 

문 대통령의 입장은 위안부 합의 문제에 대해 ”국가의 존재 이유“까지 표현하며 ”피해자 할머니들의 명예와 존엄을 회복하고 마음의 상처를 치유할 수 있는 조치들을 취하겠다“고 밝혔다. 

 

그것이 대통령의 ”역사적 책무“라고 매우 중요하게 발언했지만 ”일본과 마음이 통하는 진정한 친구가 되기를 바란다“고도 밝혔다. 

 

”지금까지 천명해왔던 것처럼 역사문제와 양국간 미래지향적 협력을 분리해 노력한다“는 투트랙 전략인 것인데 좀 더 구체적인 설명이 필요해 보인다. 합의 내용은 분명히 잘못됐지만 재협상 요구는 안 하고 피해 할머니들을 위한 조치를 취한다는 것에 대해 애매하다는 평가가 중론이기 때문이다.

 

문 대통령은 ”우린 일본에 대해 위안부 문제의 진실과 정의의 원칙에 입각한 해결을 촉구할 것“이지만 ”그건 우리가 기존 협상을 파기하고 재협상을 요구하며 해결할 수 있는 문제는 아니“라고 설명했다. 이 부분에 대해 이해하기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 기자들의 질문을 훈훈하게 듣고 있는 문 대통령. (방송캡처=KTV 생중계)     

 

10억엔에 대해서는 ”일본 정부와 할머니들 그리고 시민단체들과 앞으로 조금 협의해나갈 필요가 있다“면서 ”만약 그 돈이 위안부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좋은 목적으로 사용될 수 있다면 (일본정부와 위안부 할머니들 시민단체들이 동의한다면) 그것도 바람직할 수 있다“고 밝혔다. 

 

김수민 국민의당 원내대변인은 11일 논평을 통해 이 부분과 관련 정면으로 비판했다. 김 원내대변인은 ”앞뒤가 맞지 않는다“며 ”지난 대선 당시 위안부 합의를 파기하고 재협상하겠다는 당당한 공약은 어디로 사라진 것“인지 따져 물었다. 

 

이어 ”불과 얼마 전까지 위안부 할머니들과 만나 마치 합의를 곧 깰 것처럼 보이더니 그 호기는 다 어디로 간 것인지 국민은 어리둥절할 뿐“이라고 꼬집었다.  

 

김 원내대변인은 ”성격조차 애매모호한 10억엔 돌려주지도 못하고 협상파기 및 재협상도 불가하다는 입장을 내놓을 거였으면 지금까지 무엇을 위해서 그 난리를 쳐왔던 것인가?“라고 핵심을 찌르는 냉혹한 평가를 했다. 

 

더불어 ”위안부 문제는 명분과 현실론 사이에서 이렇게 어정쩡한 봉합으로 마무리 지어져선 안 된다“며 ”잘못된 합의라면 즉시 10억엔 돌려주고 파기선언과 함께 전면 재협상에 임하는 게 맞다“고 촉구했다.

 

피해 할머니들을 대변하고 있는 정대협(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도 범죄를 저지른 일본 정부에 자발적 조치를 기다리는 우리 정부의 대응방향을 비판했고 화해치유재단 즉각 해산과 10억엔 반환을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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