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경배 편집국장     ©중앙뉴스

[중앙뉴스=김경배] 화폐란 상호간 교환을 목적으로 사용하는 매개물의 일종이다. 선사시대 물물교환의 번거로움을 희석시키고자 부피가 작고 희소성과 가치가 있는 물건을 화폐의 일종으로 사용하였다. 그것이 조개껍질, 구슬, 뼈 같은 것들이었다.

 

신석기 시대를 지나 청동기 시대로 진입하면서 인류는 또 한 번의 전환점을 맞이하는데 그것이 바로 철기구의 제작이다. 야금술이 발전하면서 인류는 금과 은, 청동기, 철기 등을 제련하게 되고 금, 은, 동의 화폐가 등장하게 된다.

 

당시 기자조선시대(箕子朝鮮時代)에 자모전(子母錢), 삼한시대(三韓時代)에 동전(銅錢)·철전(鐵錢), 동옥저에서는 금·은으로 만든 무문전(無文錢), 즉 문양이 없는 금은전(金銀錢)이 사용되었다는 기록이 남아있다.

 

고려시대에는 996(성종 15)년에 철전(鐵錢)을, 1102년에 해동통보(海東通寶)의 유통보급을 시도했다. 이후 해동통보를 비롯해 동국통보(東國通寶)·동국중보(東國重寶)·해동중보(海東重寶)·삼한통보(三韓通寶)·삼한중보(三韓重寶) 등 각종 주화(동전)를 주조, 유통시키려 했다.

 

조선시대 대표적 화폐로는 상평통보(常平通寶)를 들 수 있다. 당시 조선에는 조선통보와 십전통보(十錢通寶)가 유통되었으나 1678(숙종 4)년 국가의 유일한 법화로서 필요할 때마다 각 중앙관서·군영 및 각 지방관청에서 주조, 발행되었다.

 

화폐는 그 자체로 몇 가지 중요한 가치를 가지고 있다. 교환수단, 지불수단, 저장수단이 바로 그것이다. 화폐가 인류사에 등장한 가장 큰 이유는 바로 교환의 필요성 때문이다. 물물교환방식이 많은 불편함을 초래하자 상호간 편리함을 위해 그 필요성이 대두된 것이다.

 

지불수단이라 함은 어떠한 재화나 용역을 샀을 때 이에 대한 대가의 용도로 화폐를 사용하게 된다. 같은 가치에 해당되는 재화나 용역으로 지불할 수도 있지만 이는 번거로움을 낳는다. 화폐를 통해 필요한 재화나 용역을 다시 교환할 수 있는 편의성이 화폐의 가치를 더욱 키운 것이다.

 

아울러 화폐는 단순히 거래의 용도가 아니라 저장수단으로써의 역할도 한다. 많은 재화를 직접적으로 보유하고 있으면 소실의 위험의 위험을 안게 된다. 또한 불안한 미래에 대한 대비책으로 적당한 수단을 강구하게 되는데 이럴 때 가장 용이한 것이 화폐이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화폐가 존재하는 가장 큰 이유는 거래의 수단이기 때문이다. 과거 화폐는 부의 척도이기도 했다. 얼마나 많은 돈을 가지고 있느냐에 따라 부의 기준을 부여했다. 하지만 현재 화폐가 부의 척도가 되는 시대는 지났다. 오늘날의 화폐는 결제수단의 기능을 담당하고 있는 것이다. 

 

최근 가상화폐 열풍이 불고 있다. 시대가 바뀌고 사회가 정보화시대로 나아감에 따라 충분히 예견됐던 일이다. 하지만 현재까지의 각국의 화폐제도가 각 국가의 강력한 지불정책으로  그 보증을 함으로 인해 유통된 반면 가상화폐는 그러한 보증이 전혀 없다.

 

쉽게 말해 실체가 없는 것이다. 그럼에도 가상화폐는 새로운 흐름이다. 그 흐름을 막을 수 없는 것이고 변화하는 세계화 흐름에 적응하려면 당연히 따라가야만 하는 역사적 순리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화폐발행은 국가가 갖고 있는 독점적 발권기능이다. 국가가 보증하기 때문에 그 화폐를 안심하고 믿고 사용한다는 점이다. 어느 시점이 다가오면 가상화폐도 국가가 발권하거나 인정하는 시대가 올 것이다.

 

화폐는 증권이 아니다. 투기의 수단이 되어서는 안 된다. 화폐는 화폐로서의 구실을 하여야 한다. 그것이 무너졌을 때 그 사회적 경제적 파장이 어디까지 올지는 아무도 예단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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