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말하고,던지고,깨지고,째지고,피보고

 
 
매년 연말이면 되풀이되는 `폭력국회'는 올해도어김없이 깊은 상처를 남겼다.




전날 본회
의장 진입 및 국회의장석 확보를 위해 여야가 벌인 충돌로 부상자가 속출했고, 국민 혈세로 마련된 국회 내 책상, 의자 등 각종 집기는 순식간에 폐품으로 전락했다.




한나라당과 민주당, 국회 사무처가 9일 전날 피해상황 집계에 착수했으며, 향후 이를 둘러싼 고소.고발 및
공방이 난무할 전망이다.




민주당 박지원 원내대표는 이날 고위정책회의에서 "어제 험한 꼴을 봤다"며 피해상황을 열거했다.



박 원내대표는 "한나라당 김성회
의원이 (강기정 의원을) 한방 쳐 피가 낭자했다"며 "병원에 실려간 결과 입 안쪽에 여덟 바늘을 꿰매고 턱관절치아가 전부 흔들려 오늘 CT 촬영을 한다"고 소개했다.




나아가 최영희 의원은
손가락이 부러졌고, 김유정 의원은 의자에 다리가 끼어 거동이 불편한 상태며, 김유정 의원실 관계자는 코뼈가 부러지고 입술이 찢어져 20바늘을 꿰맸다는 게 박 원내대표의 설명이다.




박 원내대표는 "이 밖에도 우리 당의 많은 의원, 보좌진, 당직자들이 무방비 상태에서 피해를 입었다"며 "오전 중 (피해상황을) 취합해서 법적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밝혔다.



한나라당 역시 전날 충돌에 따른 피해 집계에 나선 가운데, 이번 폭력사태의 책임을 민주당에 돌렸다.

고흥길 정책위의장은 "국회 폭력사태 근절 대책을 마련해야 하고, 이번에 단초를 마련한다는 점에서 철저한 사후 책임을 물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으며, 나경원 최고위원은 "(야당) 보좌진이 국회의원들을 끌어당겼는데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가세했다.



안형환 대변인은 브리핑을 통해 "일부 야당측 보좌진이 본회의장까지 들어오는 등 폭력의 금도를 넘어서는 용납할 수 없는 일이 일어났다"며 근본적 대책을 강구하겠다고 밝혔다.



현기환 의원은 지난 7일 국토해양위에서의 친수구역 활용법 상정 직후 한 민주당 의원이 던진
의사봉에 머리를 맞아 병원으로 옮겨졌고, 전날 충돌 과정에서 한나라당 여성 당직자 2명은 실신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또 강기정 의원을 가격한 것으로 알려진 김성회 의원은 "어제 몸싸움을 하는 과정에서 강 의원이 먼저 5∼6차례 나를 가격해 이뤄진 정당방위"라며 "나도 전치2주의
진단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이와 함께 민주노동당 이정희 의원은 본회의장에서의 밀고 당기기 끝에 실신,
들것에 실려 나왔다.







한 국회 관계자는 "매년 반복되는 일이니 이제는 무덤덤하다"며 "매해 연말 의원들 몸이 멍들고, 할퀴는 것 정도는 상처라고 할 수도 없다"고 꼬집었다.



국회 내
재산피해도 적지않아 본회의장으로 향하는 유리문유리벽 등이 파손됐고, 군사작전을 방불케 하는 혼전 속에 여야 양측은 거리낌없이 책상, 의자 등 집기를 끌어내 `바리케이드'로 활용했다.




국회 사무처는 이번 폭력사태로 약
3천만원 상당의 재산피해가 있는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여야간 3년 연속 폭력사태는 부상, 집기 파손 등
유형의 피해보다 국민 신뢰 추락이라는 더 큰 무형의 피해를 낳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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