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예산안 처리 파장이 여야 간 폭로성 공방으로 치닫고 있다. 민주당이 '형님예산'을 내세워 연일 파상공세를 펴자 한나라당은 야당 실세의 '쪽지예산'을 거론하며 맞불을 놨다.

야당이 주장하는 이른바 '형님예산'은 16개 사업에 3,665억 원 규모인데 포항-삼척간 철도 건설 700억 원, 울산-포항간 복선 전철과 고속도로 건설 사업 620억 원 등이다.

한나라당은 민주당이 사실을 악의적으로 왜곡하고 있다고 반박하고 주요 사업이 이상득 의원 만이 아니라 다른 의원 11명에게도 해당되며 민주당 집권 때부터 계속돼 왔다는 것이다.

이상득 한나라당 의원은 그제"그 예산을 분석해 보세요. 포항은 총예산에 10%, 15%밖에 안된다.고 말했다.
▲  전현희 민주당 대변인 국회 정론관에서 브리핑을 하고있다.   [국회= e중앙뉴스 지완구 기자]
민주당은 '형님예산' 가운데 1,449억 원이 날치기 과정에서 증액됐고, 총사업비 기준으로는 무려 10조 원에 달한다며 연일 집중 공세를 펴고 있다.

박지원, 민주당 원내대표는 "정치공세다, 나보고 어떻게 하라는 것이냐'는 말씀도 하셨는데 의원직 사퇴하고 물러나십시오."라고 촉구했다.

예산심의 과정에서 의원들이 지역구 예산을 밀어 넣는 이른바 '쪽지 예산' 공방도 뜨겁다.

민주당은 권력 실세들의 예산 잔치로 복지 예산이 줄었다는 주장인 반면, 한나라당은 민주당도 챙길 건 다 챙겨놓고 다른 소리를 하고 있다고 맞불을 놨다.

전현희,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이주영 예결위 위원장은 555억 원, 박희태 국회의장은 282억 원, 송광호 국토해양 위원장은 120억 원이나 예산 편성에 끼워 넣었습니다."라고 주장했고 여상규, 한나라당 예결위원은 "박지원 원내대표나 그리고 서갑원 민주당 측 계수조정소위원회 간사 이런 분들의 지역 예산이 많이 증액된 그런 한가지 사례다."라고 맞섰다.

자유선진당은 형님예산이나 쪽지예산이나 도토리 키재기라며 양당이 이전투구를 벌이고 있다고 싸잡아 비판했다.

또 청와대가 '형님예산' 주장을 저급한 정치라고 비판하고, 해당 지역도 강하게 반발하고 나서면서 여야의 폭로성 공방이 지역으로까지 파급되는 양상이다.

예산안 단독 처리에 따른 파장이 계속되는 가운에 한나라당은 여권 차원의 수습책 마련에 나서고, 민주당은 사흘째 장외 집회를 이어가며 대여 공세 수위를 높일 예정이다.

먼저 한나라당은 김무성 원내대표가 오늘 최고위원회에 나와 고흥길 정책위 의장 사퇴 이후 처음으로 공식 입장을 밝히고 대야 수습책을 제시할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이른바 '형님 예산' 때문에 민생·복지 예산이 축소됐다는 야당의 주장에 대해서는 여권 차원에서 강력한 대응에 나설 예정이다.

반면 민주당 등 야당은 오늘 오후 부산에서 사흘째 장외 집회를 열어 '형님·실세 예산' 철회과 민생 예산 복구를 촉구할 예정이다.

한편, 한나라당 일부 소장파 의원들이 새해 예산안 처리 파동에 대한 자성의 뜻으로 앞으로는 물리력을 동원한 쟁점 안건의 처리를 거부하기로 했다.

한나라당 구상찬, 김성식, 김세연, 정태근, 홍정욱 의원 등은 이같이 의견을 모으고 뜻을 같이하는 동료 의원 20여 명과 함께 오늘 오후 공개적으로 입장을 밝히기로 했다.

소장파 의원들은 또 이런 원칙이 지켜지지 않으면 차기 총선 총선 불출마까지도 각오하기로 의견을 모은 것으로 전해졌다.

구상찬 의원은 예산안 처리 이후 당내 소장파 의원들이 모여 대책을 논의해 왔으며 강행처리에 대한 반성과 앞으로의 다짐의 의미를 담은 입장 표명이 될 것 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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