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예산안 강행처리에 참여했던 한나라당 일부 의원들이 앞으로는 몸싸움을 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소장파 의원 23명이 앞으로는 예산안이나 법안의 강행처리에 동참하지 않겠다고 선언해 당장 국회는 한미 FTA 비준 동의안 처리가 차질을 빚게 됐다.

한나라당 안상수 대표가 오늘(16일) 영등포 쪽방촌을 찾았다. 당의 친서민 공약이 새해 예산에 일부 누락된 것에 대한 후유증을 수습하려는 행보였다.

김무성 원내대표는 범어사 화재 현장에 내려갔다. 템플스테이, 즉 사찰체험 예산이 빠진 것에 대해 사과하며 불심 달래기에 나섰다.

김 원내대표는 16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심각한 예산누락이 없었고 야당이 주장하는 것은 대부분 억지논쟁에 불과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작은 문제로 국민과 국익위한 예산처리, 우국충정이 잘못 전달된 것이 안타깝다"며 "침소봉대해 사실을 왜곡하고 국민을 속이는 저열한 수준의 정치공세"라고 여론악화의 탓을 야당에게 돌렸다.

그러나 당내 파열음은 계속돼고 있다. 소장파 의원 23명은 예산안 또는 법안의 강행 처리엔 앞으로 동참하지 않겠다고 선언했기 때문이다.
▲ 한나라당 홍정욱 의원     [국회=e중앙뉴스 지완구 기자]
홍정욱 한나라당 의원은 어떤 국익이나 국격의 논리도 더 이상은 난장판 국회 거수기 정치의 면죄부가 될 수 없다. 물리력이 동원되는 직권상정에 대해서는 참여하지 않겠다는 게 기본 입장이라고 밝혔다.

당장 한미 FTA 비준 동의안 처리가 쉽지 않게 됐다. 해당 상임위원회인 국회 외교통상위원회 남경필 위원장이 서명에 참여한 데다, 이들 23명이 빠지게 되면 한나라당 단독으로 본회의 의결 정족수가 안 되기 때문이다.

민주당은 박근혜 전 대표를 끌어들여 공세를 펴며 한나라당 내부의 분열을 부추겼다.

박지원 민주당 원내대표는 대통령이 되겠다고 하시는 분이 중요한 이슈일 때는 일체 언급을 하지 않으면서 유리한 얘기일 때는 고개를 쳐들고 말을 한다고 꼬집었다.

친박근혜계는 박근혜 전 대표가 구상 중인 '한국형 복지'는 예산안 처리와는 무관한 것이라며 불쾌감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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