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손학규 대표는 18일 군이 다음주 초 연평도에서 해상 사격훈련을 재개하기로 한 데 대해 "지금 사격훈련은 안된다"며 방침철회를 요구했다.

그는 이날 트위터 글에서 "비정상 국가인 북한을 혼내주기 위해 한반도의 평화와 국민의 생명을 거는 선택을 해서는 안 된다"면서 "국민은 지금 전쟁을 원하지 않으며, 지금은 북한과 자존심 싸움할 때가 아니다"고 말했다.

그는 훈련 중단 이유로 "사격훈련으로 벌어질 수 있는 최악의 사태를 상정하고 판단해야 한다"며 "연평도와 서해5도를 사람이 살지 않는 군사요새로 만들어서는 안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명박 대통령에 대해 "본때를 보이는 리더십보다는 오직 국민의 안녕과 복지만을 생각하는 정치를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 17일 손학규 대표,박지원 원내대표,최고위원을 비롯한 민주당 지도부,김춘진 도당위원장,지역위원장,도의원,시민사회단체,당원등 전주시청 노송광장에서 열린 '4대강예산·날치기 MB악법 무효화와 규탄을 위한 전북 결의대회'에서"민주주의 본산인 전북이 최근 분노하고 있다"며 한나라당의 예산안 날치기를 규탄하고 있다  © [국회=e중앙뉴스 지완구 기자]
민주당은 한나라당의 예산안 강행처리에 맞서 전국 순회투쟁 중인 민주당은 18일 군의 연평도 사격훈련 방침에 반발하면서 앞으로 상황 전개에 촉각을 곤두세웠다.

전날 "사격훈련 시점이 적절한지 의문"이라는 공식 입장을 냈던 민주당은 이날은 사실상 훈련계획 취소를 요구했다.

차영 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중국과 러시아 뿐 아니라 미국의 전문가들도 사격훈련이 북한의 대응포격이라는 연쇄반응을 불러올 수 있다고 심각히 우려하고 있다"며 "정부는 사격훈련을 당분간 연기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박지원 원내대표도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남북간 긴장이 고조돼 있고 미국, 중국, 러시아 등 주변국이 한반도 문제에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며 "남북 공히 불필요한 자극적인 일은 자제하고 평화를 위해 노력할 때"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민주당 당직자는 전날 시내에서 청와대 핵심 관계자와 조우한 자리에서 사격훈련 연기를 요청했다.

이 당직자는 "사격훈련이 우리의 권리이기는 하나 국민이 불안해하고 주변국도 심각히 우려를 표하는 만큼 훈련 시점을 재검토해야 한다"고 말했으나 청와대 관계자는 "군이 알아서 잘하고 있다"고 답한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당은 이날 오후 경남 창원에서 열리는 이명박 정부 규탄 대회에서도 정부의강경 대북정책을 집중 비판하고 남북 대화를 촉구할 예정이다.

손학규 대표는 현 정부를 안보무능 정권으로 재차 규정한 뒤 "남북 모두 불필요한 자극을 자제하고 대화를 통해 평화로 국면을 전환해야 한다"며 사격훈련 연기를 요구할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당의 이 같은 입장은 군이 예정대로 사격훈련을 실시하고 북한이 이를 빌미로 추가 도발에 나설 경우 안보정국이 조성되면서 대여 투쟁의 동력이 상실될 수 있다는 우려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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