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가 20일 국회에서 ‘사회보장기본법 전부개정을 위한 공청회’를 열고 한국형 복지국가의 비전을 제시했다.
이날 공청회는 주요 국정 현안에 대해 말을 아껴온 박 전 대표가 본격적인 ‘정책 행보’의 첫걸음을 내디딘 날인 만큼 인산인해를 이뤘다. 대선 출정식을 방불케 하는 열기로 박 전 대표 위력을 여실히 보여 주었다.
▲  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가 20일 국회에서 ‘사회보장기본법 전부개정을 위한 공청회’를 열고 한국형 복지국가의 비전을 제시했다.    © [국회=이중앙뉴스 지완구 기자]
박 전 대표의 지지자 400여명과 한나라당 서병수 최고위원을 비롯해 홍사덕 의원, 이성헌·한선교·이혜훈·구상찬·이정현 의원 등 70여명의 현역 의원이 자리를 함께했다. 나경원 최고위원, 원희룡 사무총장과 고승덕·김소남·손숙미·원희목·나성린 의원 등 친이계 의원 10여명도 참석해 박 전 대표와 악수를 나눴다. 정진석 청와대 정무수석은 화환을 보냈다.

민주당에서 유일하게 이용섭 의원도 참석했다. 이 의원은 박 전 대표와 함께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이다. 이른바 ‘감세논쟁’이 벌어졌을 당시에도 소득세 개정을 두고 같은 태도를 취했었다.

이에 민주당 김영근 부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박근혜 전 대표의 ‘가짜복지’ 공청회를 생각한다”고 발표했다.

한반도의 긴장이 최고조에 달한 20일 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가 70여명 국회의원이 참석한 가운데 ‘사회보장기본법 개정을 위한 공청회’를 개최했다고 한다. 일부 언론은 공청회를 ‘사실상 대권행보 스타트’, ‘대선공약 발표라고 해도 될 정도였다’고 보도했다.

대권을 준비 중인 여당 유력 정치인이 행사 개최 시점의 적절성 여부조차 판단하지 못했다는 지적을 피할 수 없는 날이다. 온 국민이 하루 종일 연평도 사격훈련에 긴장하고 있고, 국제사회가 한반도의 군사적 긴장에 촉각을 세우고 있는 시점이다. 아무리 잡혀 있었던 행사 일정일지라도 연기하는 것이 마땅하다는 판단이다.

더더욱 박근혜 전 대표는 한나라당이 중산층 서민복지의 기본인 영유아 예방주사 지원비와 보육시설 아동 양육수당, 장애인 연금지원, 기초노령연금 등을 삭감한 예산안을 날치기로 통과시킬 때마저 입을 다물었다. 이러고 복지를 말하는 것은 아무리 이해하려 해도 진실성이 없어 보인다. ‘가짜복지’라고 비판해도 할말이 없을 지경이다.

박근혜 전 대표는 국민적 관심사에 대한 입장을 내놓지 않은 채 침묵으로 일관한 적이 한두번이 아니다. 그래서 박지원 민주당 원내대표는 “대통령 되겠다는 분이 중요한 이슈에 대해서 일절 언급을 하지 않으면서 유리한 얘기일 경우 고개를 쳐들고 말씀한다”고 비판했던 것이다. 다수의 국민은 박 원내대표의 지적에 전적으로 공감하고 있다고 전했다.

서민복지예산 항목이 싹둑 잘린 예산안을 날치기 처리한 한나라당 의원, 그중에서도 박근혜 전 대표가 복지를 말하는 것은 어색해 보인다. 복지와 관련해 언행이 일치하지 않는 어떤 누가, 무슨 소리를 해도 국민을 속이기 위한 사탕발림에 불과하다는 것을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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