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경기불황으로 기업 다섯 곳 중 두 곳이 비정규직 채용을 늘렸으며, 이 중 절반 이상은 기존 정규직 보직을 비정규직으로 바꿔서 채용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취업포털 커리어(www.career.co.kr)가 300인 미만 중소기업 494개사를 대상으로 12월 2일부터 4일까지 설문 조사한 결과, 경기불황 시 신규채용에서 선호하는 인력으로 응답자의 62.3%가 ‘비정규직’을 꼽은 반면, ‘정규직’은 37.7%에 불과했다.

실제로 이들 기업의 39.3%는 최근 경기불황으로 비정규직 채용비율을 과거보다 늘린 것으로 나타났으며, 이 중 58.2%는 기존 정규직 보직을 경기불황 때문에 비정규직으로 바꿔서 채용했다고 응답했다.

전체 임직원 중 현재 비정규직 인력의 채용비율은 29.8%로, 3년 전인 2005년(19.3%)보다 10% 이상 증가했다.

이들 기업은 비정규직 채용비율을 늘린 이유(복수응답)로 ‘구조조정이 수월하기 때문’(55.2%)과 ‘인건비를 줄이기 위해’(45.9%)를 들었다. ‘복리후생비 등 각종 경비를 줄이기 위해’(26.3%), ‘업무중요도가 비교적 낮은 직무라서’(24.2%), ‘해당사업의 지속여부를 가늠할 수 없어서’(21.1%)라는 이유도 있었다.

비정규직과 정규직의 차이점(복수응답)으로는 ‘급여수준’(75.3%)과 ‘업무중요도’(51.0%), ‘승진여부’(45.9%) 등을 꼽았는데, 급여수준에 대해서는 비정규직이 ‘정규직의 80% 수준’을 받는다는 대답이 45.9%로 가장 많았다.

주로 비정규직으로 채용하는 직군(복수응답)은 ‘생산·기술’(54.1%)이 1위를 차지했고 ‘영업·판매’(41.8%), ‘서비스’(37.6%)가 뒤를 이었다.

비정규직 채용의 고용형태는 ‘계약직’(62.9%)이 가장 많았고, 이어 ‘파트타이머’(12.5%), ‘프리랜서’(10.8%), ‘파견근로직’(8.2%), ‘일용직’(4.1%) 순이었다.

향후 경기가 좋아지면 비정규직 인력을 정규직으로 전환시킬 의향이 있는가를 묻는 질문에는 62.4%가 ‘그렇다’고 답변했다.

한편, 비정규직보호법 시행 이후 비정규직 인력의 정규직 전환이 이전 대비 활성화 되었는가에 대해서는 절반이 넘는 54.1%가 ‘그렇지 않다’고 응답했다.

커리어 김기태 대표는 “경기가 어려워지면서 인건비 부담과 인력 구조조정에 대한 불안감으로 정규직보다 비정규직을 선호하는 기업이 늘고 있다”며 “상대적으로 재정상태가 좋지 않은 중소기업의 경우 이 같은 양상이 더욱 두드러진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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