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의 주택담보대출에서 고정금리 취급을 늘리려는 정부의 정책 의도에도 불구하고 변동금리 비중이 여전히 90%를 상회하는 등 대출자들이 금리 상승기에 취약한 대출 구조를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8일 금융
감독원에 따르면 작년 9월말 현재 전체 주택담보대출에서 고정형 금리가 차지하는 비중은 3.6%(9조9천억원)에 불과했다.

고정형 금리 비중은 2009년말 2.0%에서 작년 3월 1.6%까지 떨어졌다가 이후 코픽스(COFIX)
대출상품이 출시되면서 6월말 2.0%로 소폭 상승했다.

고정형은 고정금리 상품과 코픽스(COFIX) 잔액기준 대출상품을 합한 것이다.

대신 고정금리와 변동금리가 섞인 형태인 혼합형 금리 비중은 2008년말 6.6%에서 2009년말 6.0%, 2010년 9월말 4.6%로
하락했다.

절대
대출액도 2009년말 15조8천억원에서 작년 9월말 12조8천억원으로 감소했다.

변동형 금리 비중은 작년 9월말 현재 91.8%로 2009년말 92.1%, 2010년 3월말 92.7%에 비해 소폭 하락했다.

그러나 정부가 고정금리
유도를 위해 코픽스 상품을 만들고 은행에도 고정금리 대출을 적극 장려했음을 감안할 때 아직은 고정금리 전환정책이 뚜렷한 효과를 보고있다고 판단하긴 어려운 실정이다.

전문가들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초저금리 기조가 이어지면서 대출자들이 고정금리보다 낮은 변동금리를 여전히 선호하고 있기 때문으로 보고 있다.

금감원 관계자는 "큰 폭의 금리
인상은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한 상황에서 대출자들이 굳이 비싼 고정금리 대출을 받을 유인이 많지 않았다는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은행이
주택담보대출 수요가 꾸준히 늘어남에 따라 고정금리 대출상품 개발을 소홀히 취급했던 것도 요인으로 꼽힌다.

금융
연구원 장 민 연구위원은 "고정금리 대출을 늘리려면 은행도 조달구조를 장기화해야 하지만 이에 대한 대비가 부족했다"며 "주택저당증권(MBS) 발행 활성화 등제도적 보완책과 함께 은행들도 고정금리 상품 판매에 적극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올해는 금리상승 기조가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한데다 정부가 장기 고정금리 대출
확대를 위한 각종 제도적 정비에 나설 예정이어서 고정형 금리 대출이 증가할 것이라는 예상이 많다.

장 연구위원은 "금리 상승기에는 아무래도 고정금리를 택하려는 유인이 증가한다"면서도 "그러나 고정금리 저변 확대는 금리 상승 외에 조달구조, 상품 등 시장 여건이 함께 갖춰져야 하기 때문에 점진적 증가세를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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