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중동, ‘공안인사·측근인사’에 “개혁”“파격” 덧칠

1. 검찰총장·국세청장 내정 … 조중동 “개혁인사, 파격인사”로 ‘착시’ 유도

조중동 “검찰 세대교체”, “국세청 개혁 기대” 적극 부각
<한겨레><경향> ‘공안통치·친정체제 강화’ 우려

21일 이명박 대통령은 신임 검찰총장에 천성관(51) 서울중앙지검장, 국세청장에 백용호(53) 공정거래위원장을 내정했다. 천성관 내정자는 공안부서의 핵심 보직을 거친 ‘공안통’이며 ‘간첩 원정화’ 사건, ‘용산 참사’, <PD수첩> 수사를 지휘한 인물이다. 또 백용호 내정자는 교수 출신으로 서울시정개발연구원장, 대선 기간 이 대통령의 외곽 자문기구인 바른정책연구원 원장, 대통령직 인수위원 등을 지낸 이명박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꼽힌다.

편파수사 비난을 받는 ‘용산참사’, 유례없는 언론탄압 사례인 <PD수첩> 수사를 지휘한 인물을 검찰총장에 앉혔다는 점, 이명박 정권 아래서 독립성이 훼손됐다는 안팎의 비판이 거센 국세청 수장 자리에 대통령의 측근을 앉힌 것은 사실상 ‘국정기조 쇄신’ 요구를 거부한 인사라 할 수 있다.

그러나 조중동은 이번 인사가 엄청난 ‘개혁 인사’, ‘파격 인사’라도 되는 양 의미를 부여하고 나섰다. 조중동은 천성관 내정자가 검찰 내 선배들을 ‘젖히고’ 총장 자리에 오르게 됐다는 점, 백용호 내정자가 ‘교수 출신’이라는 점, 두 사람의 출신지역이 ‘TK가 아니라 충청’ 이라는 점을 부각하며, 대단한 개혁인사인 듯 검찰과 국세청이 개혁인사로 충격에 빠진 듯 몰았다. 그러나 정작 이들이 무슨 ‘개혁’을 할 수 있을 것인지에 대해서는 어떤 전망도 제시하지 못했다.

조선일보는 기사들의 제목부터 ‘젊은 피’, ‘쓰나미’, ‘특명’ 등의 표현을 써가며 그야말로 ‘호들갑스러운’ 경향을 보였다.

<검찰총장·국세청장 파격 인사>(조선, 1면)
<‘젊은 피’에 놀란 檢 … 쓰나미 급 ‘물갈이’ 오나>(조선, 3면)
<‘MB노믹스 전도사’ 국세청 수술 ‘특명’>(조선, 4면)
<검찰과 국세청, 권력의 친위 기관 졸업할 때 됐다>(조선, 사설)

1면에서 조선일보는 이번 인사를 “검찰과 국세청의 대폭적인 개혁을 예고하는 파격 인사”로 평가했다. “기수에 따라 인선하는 검찰의 오랜 관행을 깼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이번 인사가 “고검장급 검찰 수뇌부의 대폭 물갈이를 의미”한다며 “검찰조직의 일신이라는 데 가장 큰 주안점을 둔 인선”이라는 청와대 이동관 대변인의 말을 전했다. 또 국세청장으로 “세정 경험이 전무한 학자 출신이 내정된 것도 이변”이라면서, “국세행정의 변화와 개혁을 주도할 적임자로 판단해 기용했다”는 청와대 발표를 실었다. 조선일보는 두 내정자가 충남 출신이라는 점도 “이례적”이라면서, 내년 지방선거에서 절실한 충청표 의식이라는 정치권의 해석과 지역에 상관없이 적임자를 찾은 실용인사라는 청와대 관계자의 해석을 각각 소개했다.

3면에서도 천 내정자 발탁으로 검찰조직의 세대교체와 대폭 물갈이가 불가피하게 되었다면서, “청와대발 인사 쇼크”로 검찰 조직이 술렁이고 있다고 보도했다. 나아가 검찰 ‘쇄신’과 대폭적인 물갈이에 대한 내부의 우려를 전하기도 했다.

4면에서는 백용호 공정위원장의 국세청장 내정 발표에 국세청이 ‘충격’에 빠졌다고 전하면서 백 내정자가 ‘국세청 개혁’을 이루어 낼 것이라고 전망했다. 조선일보는 국세청 외부 인사에게 국세청장을 맡긴 것은 “‘국세청을 개혁하라’는 임무를 준 것”, “취임과 동시에 청와대의 강력한 지원 속에 국세청 개혁 드라이브를 걸 것으로 보인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또 백 내정자가 “나만큼 MB 철학을 잘 이해하는 사람도 없다”고 말해왔으며 공정거래위원장으로 “출자총액제도 폐지 같은 과감한 규제 개혁을 큰 마찰 없이 추진했다”면서 “국세청 내부 출신에겐 맡기기 어려운 ‘외부로부터의 개혁’을 추진”하게 될 것이라 평가했다. 측근인사 기용을 ‘장점’으로 다루는 한편 재벌특혜 논란을 일으킨 출자총액제 폐지를 ‘과감함’, ‘능력’으로 포장한 것이다.

그러면서 조선일보는 백 내정자를 우려하는 목소리는 “학자출신인 그가 내부 결속력이 강한 조직인 국세청을 과연 장악할 수 있겠느냐는 지적”을 전하는 데 그쳤다.

이렇게 기사에서는 이번 인사에 의미를 부여하고 ‘띄워주기’ 한 조선일보는 사설에서는 “검찰과 국세청, 권력의 친위 기관 졸업할 때 됐다”며 원론적인 주장을 펴면서 슬쩍 지난 정권 비판을 끼워넣었다.

사설은 “과거 정권들은 곧잘 검찰의 아래 기수를 끌어올려 검찰총장에 발탁하는 방식으로 대규모 물갈이 인사를 정당화하면서 검찰조직을 장악하려고 시도했었다”면서 ‘누구나 예측하는 인사가 검찰총장이 되어야 한다’는 주문을 내놨다.

이어 백 내정자에 대해서는 “비리와 담을 쌓는 일”이 최우선 과제라고 주문했다. 그러면서 박연차 게이트는 검찰이나 국세청이 권력의 비호를 받는 그의 비리를 못 본 척해서 벌어진 일이라며 “그렇게 되면 5년의 권력 임기가 끝날 때마다 권력의 친위 기관 노릇을 해왔던 검찰과 국세청이 자기들이 충성했던 과거 권력을 물어뜯는 일이 되풀이된다”고 덧붙였다.

동아일보도 비슷한 경향을 보였다. “깜짝 카드”, “충격적인 판갈이”, “인사태풍”등 제목만 봐도 이번 인사를 ‘파격인사’, ‘개혁인사’로 몰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빅2 인사 ‘깜짝 카드’>(동아, 1면)
<“충격적인 판갈아엎기 … 후속 인사태풍 언제 얼마까지”>(동아, 3면)
<TK 피해 충청으로?>(동아, 3면)

1면에서 동아일보는 검찰총장과 국세청장 내정 사실과 함께 이동관 청와대 대변인의 브리핑 내용을 전했다. 이어 이번 인사로 “검찰 조직의 대대적인 물갈이가 예상”되고 국세청장 내정자는 “국세청 개혁 작업에 앞장설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TK 등 영남권 인사가 배제되고 충청권 출신이 발탁됐다는 데도 특징이 있다”는 점도 짚었다.

3면에서는 “혁명적 인사”, “인사 태풍”이라는 표현을 사용하며 이번 인사에 개혁적 의미를 부여했다. “깜짝 인사”에 대한 검찰 내부의 당황과 불만도 덧붙였다.

또 “43년 국세청 역사에 국세행정 경험이 전무한 학자 출신이 청장에 내정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며 백 내정자의 등장을 “국세청에 대한 강력한 쇄신을 예고하는 ‘신호탄’”이라고 국세청 안팎의 반응을 전했다. 아울러 백 내정자가 “‘재계의 검찰’인 공정위에서 시장친화적 정책을 다수 내놓았던 만큼 ‘경제 검찰’인 국세청에서도 기업의 고충을 헤아리는 세정을 펼 것이라는 전망”이라고 기대감을 숨기지 않았다.

같은 면 다른 기사에서는 한 발 더 나아갔다.

동아일보는 “이번 인사가 향후 전개될 국정쇄신의 ‘예고탄’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면서, “4대 권력기관장 가운데 2명에 대한 인선을 ‘기수 파괴’, ‘외부인사 기용’, ‘충청권 인물 기용’ 등 파격적으로 단행한 것은 향후 인적 쇄신을 포함한 전방위 변화의 시작을 알리는 의미도 있다”고 전했다.

중앙일보도 1면에서 검찰총장과 국세청장 내정 소식을 전하면서 “검찰 조직 일신에 가장 큰 방점을 둔 세대교체 인사”, “국세청 외부 인사로서 국세 행정의 변화와 쇄신을 이룰 수 있는 적임자”라는 청와대 발표를 실었다.

<검찰총장 천성관, 국세청장 백용호>(중앙, 1면)
<예상 뒤엎은 파격 인사 … 인적 쇄신 신호탄인가>(중앙, 4면)
<신임 검찰총장·국세청장이 유념해야 할 점>(중앙, 사설)

2면에서는 이번 인사의 의미를 긍정적으로 부각했다.

중앙일보는 검찰총장 인사의 배경에 대해 지역 안배 효과를 살릴 수 있고 세대교체 이미지가 확실하다는 점 때문에 ‘충청 출신 천성관 카드’가 급부상했으며, “용산 재개발 농성자 사망사건” 수사를 “여론에 휘둘리지 않은 소신 있는 수사”라 평가한 이명박 대통령의 신뢰가 계기였다고 보도했다. 그러면서 이 대통령이 “얼굴도 모르는 사람을 검찰총장에 임명한 것은 역대 대통령 중 내가 처음일 것”이라고 말했다며 “과거의 인연이나 출신 지역에 얽매이지 않은 인물 중심의 인사였음을 강조”했다고 전했다.

국세청장 인사에 대해서도 “국세청의 개혁을 주도할 ‘외부 출신의 중량급 인사’를 물색”한 답이 백 내정자였다고 진단했다. 아울러 두 후보자 모두 충청 출신인데 대해서는 “청와대가 지역 안배에 공을 들인 흔적이 있다”고 평가했다.

나아가 “이번 인사의 파장이 인적 쇄신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면서 “대폭적인 인적·국정 쇄신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는 “청와대 고위 관계자”의 말을 전했다.

사설에서는 “이번 인사가 두 기관의 개혁과 쇄신의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면서 “정치와 권력으로부터 두 기관을 확실하게 독립”시키는 것을 주문했다. 이어 “이번 두 기관의 수장 후보로 지역적으로 권력유착의 개연성을 줄일 수 있는 인사가 내정됐다는 점은 일단 바람직하다”면서 충청권 인사 기용에 긍정적 평가를 내렸다.

아울러 천 내정자 발탁이 “검찰 수뇌부의 세대교체와 조직의 쇄신을 통해 면모를 일신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라며 천 내정자에게 “정치검찰이라는 오명이 나오지 않도록 하고, 엄정한 법질서 확립과 함께 불합리한 수사관행을 획기적으로 개선하는 데 전력을 다하기 바란다”고 주문했다. 백 내정자에 대해서는 “비리 온상 딱지가 붙은 국세청 정화의 의지”로 해석하면서 이 대통령의 측근인 그가 “국세행정이 자칫 정권의 이해에 따라 좌우될 수 있다는 우려를 어떻게 불식시키느냐”가 과제라 지적하는 데 그쳤다.

한겨레와 경향신문은 대표적인 공안통을 검찰총장에, 이 대통령의 최측근을 국세청장에 내정한 데 대해 우려했다.

<‘공안통’ 검찰총장에 ‘측근’ 국세청장>(한겨레, 1면)
<국정쇄신 대신 장악 ‘고삐’ … 공안통치 강화 우려>(한겨레, 5면)

한겨레신문은 1면에서 검찰총장과 국세청장 내정 소식, 청와대의 입장을 보도하고, 이에 대해 “이 대통령의 공안통치 강화와 친정체제 구축 의사가 드러난 것으로, 국정 기조에 변화를 주지 않겠다는 뜻”이라며 비판하는 야당과 시민단체의 목소리를 전했다.

5면에서는 이번 인사의 특징을 “‘공안통’ 전진배치와 이명박 대통령의 측근 기용을 통한 국정 장악 강화”로 진단했다. 한겨레신문은 청와대가 ‘기수 파괴를 통한 세대교체’ 등을 인사의 배경으로 설명하지만 “조직 쇄신이나 지역 화합 등의 포장을 뜯어보면 이번 인사는 이 대통령의 국정 장악력을 높이는 인사로 해석할 수 있다”고 풀이했다.

아울러 천 내정자가 “검찰 안에서도 대표적 공안통으로 꼽히는 인사”라는 점을 지적하는 한편 장관급인 백용호 공정거래위원장을 차관급인 국세청장으로 강등 발탁한 데 대해서 “강등까지 시키면서 측근을 요직에 배치한 것”으로 볼 수도 있음을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번 인사로 원세훈 국정원장, 강희락 경찰청장과 함께 이른바 ‘빅4’로 불리는 4대 권력기관장이 모두 이 대통령의 강경·충성파 인사로 채워졌다고 분석했다.

<검찰총장 천성관 국세청장 백용호>(경향, 1면)
<두터운 신임·색깔 분명 ‘이명박 사람들’로 완성>(경향, 4면)
<천성관, 용산참사·PD수첩 수사 지휘 ‘공안통’>(경향, 5면)
<‘공안통치’ 강화 예고한 두 권력기관장 인사>(경향, 사설)

경향신문도 4면에서 이번 인사가 “강력한 친위체제 구축, 특히 좌고우면하지 않고 ‘MB식 법치’를 밀고가는 데 방점이 찍혀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고 보도했다.

아울러 이러한 인사의 결과 4대 권력기관장 진용은 외형상 영남 편중이 완화되었으나 TK의 비중은 오히려 커졌고, 이 대통령과 오랜 인연이 있거나 이 대통령의 신임 속에 승승장구해온 인물들이 발탁됐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이명박 색채’가 강한 이들의 전면 포진은 일선에서 ‘MB식 법질서’ 확립을 위한 ‘밀어붙이기’”로 연결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이들이 “이 대통령의 뜻을 현장에서 충실히 반영하고 실천할 것으로 본다”는 한나라당 관계자의 말을 전했다.

5면 기사에서는 청와대가 ‘기수 파괴’, ‘외부 인사를 통한 개혁’, ‘충청 출신 발탁’을 내세웠지만 “‘대화’와 ‘소통’보다는 ‘법과 원칙’을 앞세운 ‘통치’와 친정체제를 통해 밀어붙이기식 국정운영 기조를 더욱 확고히 할 것임을 보여주는 인사라는 평가”가 나온다고 전했다.

사설에서도 이번 인사가 “공안 통치 지속과 이 대통령 친정체제 확립에 역점”을 두었다며 “국정쇄신을 요구하는 민심을 외면하고 앞으로도 강경몰이의 국정운영을 포기하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한 것”으로 평가했다.

아울러 노무현 전 대통령에 대한 무리한 수사로 국민적 신뢰가 땅에 떨어진 검찰, 내부 비리로 전임 청장들이 불명예 퇴진하고 태광실업에 대한 표적 세무조사 시비로 내부의 비판에 직면한 국세청의 현실을 지적하며 “국민들의 기대와는 달리 한쪽에는 공안통 검사를, 다른 한쪽에는 자신의 수족과 같은 인사를 후임으로 내정함으로써 국정운영 과정에서의 갈등 요인만 더 키우는 꼴이 됐다”고 우려했다.

2. <PD수첩> 인권침해 수사, 여 인사도 비판…<조선> 흔들림 없이 ‘PD수첩·MBC 죽이기’

<한겨레>, <경향> 한나라당 내 비판 목소리 적극 보도
<조선> MBC 경영진 교체 요구

22일 한겨레신문과 경향신문은 검찰이 MBC <PD수첩> 수사 결과 브리핑에서 작가의 이메일을 공개한 데 대해 한나라당 내부에서도 비판이 일고 있다고 보도했다.

조선일보와 중앙일보는 관련 보도가 없었고, 동아일보는 한나라당 의원의 비판과 이에 대한 반박 의견을 간략하게 실었다.

한편 조선일보는 거듭 <PD수첩>과 MBC를 비난하는 기사와 사설을 실었다.

<여당 의원들도 “검찰 이메일 공개는 인권침해”>(한겨레, 3면)
<남경필 “e메일 공개 인권침해”>(경향, 1면)
<이동관 대변인의 일그러진 시국인식>(경향, 사설)

한겨레신문은 3면에서 검찰이 <PD수첩> 제작진을 기소하면서 작가의 이메일을 공개한 데 대해 민주당은 물론 한나라당 안에서도 거센 비판이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한나라당 남경필 의원, 송광호 최고위원, 이정현 의원, 홍정욱 의원 등의 비판을 소개했다. 아울러 이들 의원의 주장을 반박하는 홍준표, 주호영 의원의 주장도 덧붙였다.

아울러 이동관 청와대 대변인이 <PD수첩>을 향해 “음주운전자에게 차를 맡긴 것”, “그걸 (가만) 두면 사회적 흉기”라고 발언한 데 대한 야당 의원들의 비판을 전했다.

경향신문은 1면에서 한나라당 소장·개혁파 의원들이 검찰의 작가 이메일 공개를 비판한 목소리를 전했다.

한편 사설에서는 이동관 청와대 대변인이 검찰의 <PD수첩> 수사를 옹호하면서, MBC 경영진에게 대국민사과, 총사퇴 등을 요구한 데 대해 비판했다. 사설은 이 대변인이 검찰 발표를 기정사실화하고 경영진 사퇴까지 요구함으로써 향후 재판에까지 영향을 미칠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동아일보는 6면 <남경필 “檢, PD수첩 e메일 공개 인권침해”>에서 남경필 의원의 발언을 간략하게 전하고 이어 한나라당 내에서 남 의원의 발언을 비판하는 목소리가 나왔다며 신지호 의원의 반박을 전했다.

한편, 조선일보는 <PD수첩>과 MBC에 대한 공세를 멈추지 않았다.

<대마초가 한약이라고? … MBC, 점검기능 있나 없나>(조선, 8면)
<‘PD수첩’은 언론자유를 말할 자격이 없다>(조선, 사설)

사설에서 조선일보는 검찰이 공개한 <PD수첩> 김은희 작가의 이메일 내용을 다시 세세하게 인용하면서 이것이 “사적(私的)인 동기가 프로그램에 작용했음을 실토하는 증거”라 주장했다. 또 “자기들이 해놓은 번역과 취재 내용까지 목적에 따라 뒤집기를 일삼으면서 어떻게 언론자유를 입에 올릴 수 있겠는가”라며 “MBC와 PD수첩이 ‘언론자유’라는 남의 집 방패를 빌려와 자기들의 왜곡·조작을 덮으려 하는 것은 염치없는 짓”이라고 비난했다.

아울러 8면 기사에서는 MBC의 다른 프로그램을 비판하며 MBC 경영진 책임론을 들고나왔다. 조선일보는 아침 프로그램에서 ‘대마초 합법화 주장’이 방송되고, <100분 토론>에서 대통령을 비하하는 발언이 전파를 탔다며 “수백만 명이 보는 방송을 내보내면서 제대로 된 검증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 “MBC의 점검기능에 대해 근본적 개혁이 있어야 한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며 지적했다. 그러나 조선일보는 <100분 토론>에서 나온 대통령 비하 발언이 패널이 아닌 일반 시청자가 생방송 중에 한 발언이라는 사실은 쏙 빼고 MBC의 ‘게이트키핑’ 기능에 문제가 있는 것처럼 몰았다.

3. 아프간 파병 논란 … <경향> ‘비밀 합의’ 의혹 제기, <한겨레> ‘밀실 추진’ 우려

지난 한미 정상회담에서 ‘아프간 파병’이 논의된 것으로 뒤늦게 드러났다. 이같은 사실은 이명박 대통령과 여야 대표 회동이 끝난 뒤 자유선진당의 브리핑을 통해 알려졌다. 선진당은 대변인 브리핑에서 ‘오바마 대통령이 아프간 파병을 요청했고, 이 대통령이 평화유지군 방식의 파병을 고려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조중동은 이 문제가 뒤늦게 알려진 과정, ‘논란’ 등을 보도한 반면, 한겨레신문과 경향신문은 그동안 청와대가 아프간 파병 문제를 ‘정상회담에서 논의하지 않았다’고 말해 온 것을 비판하고 파병문제의 밀실 추진을 경계했다. 특히 경향신문은 미국이 우리 정부가 주장한 일련의 ‘대북 강경대처’를 수용하는 대신 아프간 파병을 약속받은 것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된다고 전했다.

<실언? 떠보는 말?>(조선, 5면)
<아프간 파병 요청 논란>(동아, 4면)
<MB가 밝힌 한·미 정상회담 뒷얘기>(중앙, 10면)

조선일보는 5면에서 이명박 대통령이 여야 대표 회동에서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나눈 얘기를 소개한 것이 발단이 되어 아프가니스탄 파병 문제가 다시 수면 위로 떠올랐다고 보도했다. 조선일보는 “오바마 대통령의 발언은 사실상 한국에 대한 파병 요청이라고 외교가에서 해석하고 있다”면서 “우리 정부는 이미 미국 측의 파병 요청에 대비한 대응책을 검토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고 보도했다. 이어 정부가 파병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국내 정치상황을 고려해 볼 때 부담스러운 상황이라 분석하고 있다.

동아일보는 4면에서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이명박 대통령에게 국군의 아프가니스탄 파병 요청을 했는지가 뒤늦게 관심을 끌고 있다고 보도했다. 청와대가 녹취록을 공개하며 해명했지만, 일각에서는 “두 정상이 한국군의 아프간 파병과 관련해 깊은 얘기를 주고받았을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중앙일보도 10면에서 오바마 대통령이 한·미 정상회담에서 한국의 아프가니스탄 파병을 희망한다는 뜻을 내비쳤고, 이에 이명박 대통령은 오히려 미안했다며 평화와 재건 사업 확장을 고려한다는 뜻을 여야 대표들에게 설명했다고 전했다.

<오바마 ‘아프간 파병’ 간접 요청>(경향, 4면)
<이대통령-오바마 회담때 ‘아프간 파병’ 논의했다>(한겨레, 3면)
<한-미 아프간 파병 논의 진실을 밝히라>(한겨레, 사설)

경향신문은 4면에서 한국의 아프가니스탄 파병 문제가 다시 수면 위로 등장했다면서, 한미 양국 정상 간에 어떤 수준의 합의가 있었는지에 대한 의구심이 증폭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청와대는 미국의 공식적인 파병 요청은 없었다고 해명했지만, 청와대 공개 녹취록으로도 “미국이 한국의 아프간 파병을 원하고 있으며 이 같은 의중을 최소한 간접적으로 전한 것은 명확해진 셈”이며, “정부도 파병을 염두에 두고 있음을 내비친 것으로 해석될 소지”도 있다고 지적했다.

나아가 이 때문에 “이번 정상회담에서 정부가 주장한 대북 강경대처 방안과 핵우산 제공 명문화,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 원칙에 입각한 평화통일론 등을 미국이 수용하는 대신 아프간 파병을 약속받은 것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된다고 전했다.

한겨레신문도 3면 기사에서 청와대가 ‘아프간 문제는 이번 회담의 의제가 아니며 논의되지 않았다’고 말해 왔으나 이는 사실이 아닌 것으로 밝혀졌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정부는 공식적으로 부인하지만 정상회담 이전에도 미국 쪽은 다양한 경로로 한국군의 아프간 파병을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며, 국방부와 정부 부처 안에 파병 의지와 목소리가 강하므로 곧 공론화가 시작될 것으로 전망하는 외교안보 전문가의 말을 실었다.

사설에서는 한-미 정상회담에서 어떤 형태로든 아프간 파병 문제가 논의된 것으로 밝혀진 상황에서 진실이 무엇인지 밝히라고 촉구했다.

사설은 “정부가 앞에서 부인하고 뒤에서 병력지원 방식을 추진한다면 큰 문제”라며 “한-미 동맹을 위해 우리가 할 일은 추가 파병으로 수렁에 함께 빠지는 대신 정치적 해법을 찾을 수 있게 미국을 돕는 일”이라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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