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중공업이 조선업계의 블루오션으로 떠오르고 있는 밸러스트수(水) 정화장치를 독자 개발, 친환경 사업 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현대중공업은 지난 23일(화) 친환경 ‘에코(eco) 밸러스트’를 처음 적용한 독일 슐테사의 7천TEU급 컨테이너선 ‘아스트리드 슐테(ASTRID SCHULTE)’호를 성공적으로 인도했다고 밝혔다.

‘에코 밸러스트’는 현대중공업이 조선소 최초로 개발한 밸러스트수(水) 정화장치로, 해수에 함유된 외래 생물종을 제거해 선박의 운항에 따른 해양 생태계 파괴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 있다.

특히 이 장치는 미생물을 50마이크로미터(㎛)까지 거를 수 있는 필터와 자외선을 이용한 살균장치인 UV 반응기로 구성되어 있으며, 처리 과정에서 어떠한 화학약품도 사용하지 않기 때문에 친환경적인 설비로 평가받고 있다.

일반적으로 선박에는 운항 시 좌·우 균형을 유지하고 선박의 일부분을 가라앉혀 안정성을 확보하기 위해 바닷물을 채우는 거대한 물탱크를 갖추고 있는데, 이 선박에는 화물을 싣지 않을 때 약 1만 톤의 해수(국제 규격 수영장 3개의 물 양)가 저장된다.

현대중공업은 이 선박이 운항되는 동안 선상승인시험을 거쳐 내년 초 국제해사기구(IMO)의 최종 승인을 앞두고 있다.

현대중공업 윤중근 산업기술연구소장(50세·상무) “조선업계 블루오션 시장으로 손꼽히는 이 설비가 상용화되면 뛰어난 기술력을 입증함과 동시에 친환경 장치 시장에서의 경쟁력을 한층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중공업은 지난 2007년 6월 국내 최초로 전기추진 LNG선을 건조했고, 2007년 1월에는 친환경 실리콘 도료를 입힌 세계 최대급 LNG선을 인도했으며, 2003년에는 다목적 여객선에 오염물질 후처리시스템을 장착하는 등 선박의 건조 계획부터 전 과정에 걸쳐 친환경성을 확보하기 위한 LCA(Life Cycle Assessment) 적용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조선 업계에 따르면, 매년 50억 톤의 바닷물이 밸러스트를 통해 세계 각국으로 이동하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는데, 밸러스트수 처리장치를 기존 선박에까지 설치해야 하는 2017년이 되면 시장 규모는 최대 25조 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한편 국제해사기구(IMO)는 국제협약으로, 2012년부터 건조되는 신조 선박에 밸러스트수 정화장치를 장착해야하고, 2017년까지는 해상을 운항하는 모든 선박에 설치할 것을 의무화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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