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오 특임장관은 11일 개헌 추진과 관련, "박근혜 전 대표도 개헌 자체는 반대하지 않지 않느냐"며 "기회가 오면 (박 전 대표를) 한번 만나려고 한다"고 밝혔다.

이 장관은 이날 MBC 라디오 `손석희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미국에 갔다 와서 몇번 타진했는데 별 대답이 안왔다"며 "국회의원 누구나 만나는 것이 특임장관 임무니까 개헌을 두고라도 기회가 오면 만날 생각이 있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  이재오 특임장관 도발…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 무시  
전날 트위터에서 개헌을 위해 맞설 상대로 표현한 `골리앗'이 박 전 대표를 지칭하는 것이냐는 질문에는 "성경에 골리앗 장군이 여자라는 얘기는 없었다"고 에둘러 답했다. 다만 "개헌을 추진하는 사람이 다윗의 형국에 놓여있고 개헌을 반대하는 장벽이 골리앗처럼 다가오고 있는 것을 표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장관은 이어 "금년 1년은 정치 개혁을 할 수 있는 이 정권의 마지막 기회"라며 "18대 국회에서 (개헌을) 안 하면 19대에도 못하고 20대에도 못한다"고 말했다. 또 "(대선) 2년전부터 대통령에 나온다든지 대통령이 다된 것처럼 일하는 것은 국민을 많이 피곤하게 한다"며 "사람들이 너무 일찍 서두르는 감이 있는데 적어도 올해는 누구든 이명박 정부 성공에 올인하는 게 가장 훌륭한 대선전략"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명박 정부가 성공해야 후보가 누가 되든 국민의 공감을 얻지 성공하지 못하고 다음에 가서 `또 정권을 달라', `이명박 대통령을 당선시켜서 정부를 만들었지만 우리는 다르다' 이렇게 말해서 국민이 공감하겠느냐"고 덧붙였다.

그는 "6개월간 의원들을 만나보니 개헌 반대 숫자는 여당이 더 많고 오히려 야당은 더 적다"며 "지금 여야간 정치 상황이 야당이 선뜻 개헌 테이블에 나오기 복잡하지만 정치적으로 잘 풀어지면 야당도 개헌 테이블에 나온다고 본다"고 말했다.

한나라당 개헌 의총에서 박 전 대표를 비판한 강명순 의원의 발언에 대해서는 "친이.친박을 떠나 의원 개인의 자격과 경험으로 얘기한 것이지 강 의원의 발언이 내용 여하간에 친이-친박간 갈등의 고리가 될 이유는 없다"고 선을 그었다.

한편, 한나라당 친박(친박근혜)계가 이재오 특임장관의 발언 때문에 내부적으로 부글부글 끓는 분위기다.

이 장관이 최근 박근혜 전 대표를 겨냥한 것으로 해석될만한 언급을 잇따라 한데 대한 반응이다. 친박 진영에서는 `확전'을 피하려고 겉으로는 애써 무시하는 기류가 강하지만 기저에는 강한 불쾌감이 감지되고 있다.

이 장관은 11일 라디오 인터뷰에 출연, "대선 2년 전부터 대통령에 나온다든지 대통령이 다 된 것처럼 일하는 것은 국민을 많이 피곤하게 한다"고 언급해 박 전 대표를 에둘러 비판한 것이라는 해석을 낳았다.

영남권의 한 친박 의원은 "무례한 말"이라며 "특임장관으로서 정국 경색을 타개할 생각은 하지 않고 개헌에만 얽매여 듣고 싶은 소리만 듣고, 할 말만 하려거든 차라리 장관직 사표를 내고 정당으로 돌아오라"고 비판했다.

친박의 한 의원은 "개헌론이 생각한만큼 안 뜨니까 ‘박근혜 때리기'로 모드를 바꾼 것 아니냐"면서 "이명박 대통령과 박 전 대표간 회동으로 당이 화합으로 가고 있는데 같은 당 사람으로서 분열과 분란을 조장한다면 `개헌을 원하는 사람끼리 탈당해 추진하라'는 탈당 요구에 직면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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