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대정부질문에서는 인도네시아 특사단 숙소에 국가정보원 직원들이 침입하여 정보수집활동을 하다 들킨 사건이 집중적으로 거론되었다.

한나라당 의원들은 국정원의 개혁이 필요하다면서도 이번 사태로 인해 국익 손실이 없어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한나라당은 “범행 주체가 누구인지를 떠나, 일어나서는 안 될 일이 일어났으며, 결과적으로 국가이미지를 실추시켰다는 점에서 매우 안타깝게 생각한다.”며 “언론보도가 사실이라면 국정원의 작전능력과 수준은 국민들을 매우 실망시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국정원이 국민적인 주시의 대상이 된 만큼 국정원의 현명한 대처가 필요하다.”며 “국정원은 이번 기회에 스스로를 겸허하게 되돌아보면서, 점검하는 계기로 삼아야 할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또한 “이 문제가 외교적인 문제로 확대돼 결과적으로 국익을 훼손하는 일은 결단코 없어야 할 것”이며 “만약 언론보도가 사실이라 하더라도 국익훼손을 최소화하는 차원에서 이 문제를 지혜롭게 해결한다.”고 말했다.

반면 민주당 등 야당 의원들은 권력기관 사이의 갈등설 제기하면서 원세훈 국정원장의 사퇴를 주장했다.

민주당 박주선 의원은 “이명박 정권 하에서 권력기관의 암투 내지는 권력기관의 과잉 경쟁, 충성 경쟁으로 빚어진 정말로 망신스러운 일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국가정보원이 아니라 국가망신원이다. 지금의 국정원은 정보 수집능력도, 정보 판단능력도 수준 이하이다.”라며 “나라 지키는 데는 아무 역할도 못하고, 국익을 위한답시고 나서는 일마다 사고를 쳐 그 뒷수습에 국가 에너지를 낭비하게 만들고 있다”고 비판했다.

자유선진당 조순형 의원은 “정보업무 관련도 없는 서울시 공무원 출신이 국가안보 핵심축인 국가정보원장에 임명됐다. 국가정보원이 제 역할 못하고 있다. 국무총리가 대통령에게 원세훈 국정원장 해임을 건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지원 원내대표는 25일 아침 정보위 조찬간담회에서 국정원 김남수 3차장의 보고를 받았다며, 최고위원회에서 “국정원은 자기들의 잘못을 인정하거나 사실내용을 정보위원에게마저도 보고를 하지 않았지만, 언론에는 계속 사실이 보도되고 있다. 겨우 요구하는 것이 정보위원들과 국회의원들에게 ‘인내해 달라’는 것이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보도경위에 대해 질문하니까 ‘파악하려고 노력하고 있지만 잘 모르겠다. 준법정신으로 해야 된다. 정확한 것 확인해 줄 수 없다’는 정도다. 제가 왜 들어갔냐고 물었더니 ‘확인해 줄 수 없다’, 몇 명이 들어갔냐고 물으니 한 참 있다가 ‘언론보도 보니까 3~4명이었다’고 했다.”라며 “민주당 정보위원인 최재성 간사, 신학용 의원, 박영선 의원 모두 항의하고 심지어 한나라당 의원들도 ‘이러려면 왜 간담회를 갖느냐’고 야단을 쳤다.”고 전했다.

박 대표는 “이런 엉터리 국정원의 업무에 대해서 강력한 규탄을 한다.”며 “일도 못하고 뒤처리도 못하는 무능한 국정원은 필요없다. 이번 사태에 대해 책임을 지고 김남수 3차장과 원세훈 국정원장은 즉각 해임돼야 하고 여기에 대한 형사적 책임을 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김남수 3차장의 보고내용은 “최근 일련의 인도네시아 특사단 사태에 대해 유감을 표합니다. 지금 현재 이렇다 저렇다 확인해 드리기는 어렵습니다. 이해해 주시기 바랍니다. 내부 문제뿐 아니라 인도네시아와의 문제가 있습니다. 다각적으로 고려돼야 합니다. 국익 차원에서 신중히 다뤄져야 합니다. 경찰 수사를 지켜보고 있으니 인내해 주시기 바랍니다.”가 전부였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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