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호 전 경남지사가 15일 경남 김해을 국회의원 보궐선거 출마를 선언하자 야당들이 잇따라 비판적 논평을 쏟아냈다.

민주당 전현희 원내대변인은 “이번 재보궐 선거는, 지난해 10월 국무총리 후보자 청문회에서 자신을 낙마시켰던 박연차 게이트 사건과 관련 있는 선거”인데 “같은 사안에 대해 야당 의원은 의원직을 상실하고, 의혹을 받는 집권여당의 후보는 바로 그 재보궐 선거에 출마하는 것은 누가 봐도 불공정하고 부적절하다.”고 비판했다.

이어 “김태호 전 지사는 재보궐 선거 출마하기 이전에 국민들께 박연차 게이트 연루 의혹에 관하여 한 점의 의혹도 없이 소상히 고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민주당 경남도당은 이날 “민주주의 성지이자 노무현 전 대통령을 배출한 김해지역민을 얕잡아 보지 말고 사리사욕을 버려라”는 내용의 논평을 냈다.

민주노동당 우위영 대변인은 “40대 국무총리 후보로 나섰다가 국민적 지탄 끝에 물러 난지 불과 반년”인데 “수많은 물의를 일으켜 우리 국민의 심판을 받은 사람이 감히 국민의 대표가 되겠다고 나설 수 있는가?”라며 힐책했다.

우 대변인은 “각종 위법과 의혹으로 법의 심판을 받아야 할 사람이 국회의원에 출마하겠다는 것은 우리 국민과 김해 시민들을 우습게 보는 것”이며 “구태하고 낡은 정치인, 이명박 정권의 인사 실패의 상징이라 할 수 있는 김태호 전 지사는 국민의 대표가 될 자격을 조금도 갖추지 못했다.”라고 말했다.

민주노동당 경남도당은 “총리 후보 청문회에서 이미 평가받고 스스로 사퇴하고 물러난 ‘문제 있는 후보’를 김해을 후보로 낙하산 공천하겠다고 나서는 한나라당의 오만함에 분노하고 뻔뻔함에 놀랐다”고 지적했다.

진보신당 강상구 대변인은 “박연차 게이트 연루의혹 등 당시 드러난 여러 비리정황들이 국무총리 되는 것은 발목 잡았어도 국회의원 되는 데는 문제없다고 여긴 것인지 묻고 싶다.”며 “한나라당이 김태호 전 지사 공천을 확정한다면 이는 김해시민과 경남도민 전체를 무시하는 처사”라고 힐책했다.

국민참여당 양순필 대변인은 “선거는 공직에서 퇴출된 인사들이 정치적으로 재기하는 통로가 아니다.”며 “이명박 대통령과 한나라당은 4.27 재보선을 부적격 인사들을 정치적으로 구제하는 기회쯤으로 여기는 모양”이라고 비판했다.

양 대변인은 “잇따른 거짓말과 불법 행위가 드러나 낙마한 김태호 전 지사도 출마 자격이 없다.”며 “특히 박연차 불법 자금 수수로 치러지는 김해을 보궐선거에 ‘박연차 의혹’으로 낙마한 사람이 출마하는 것에 대해 많은 김해시민과 수많은 국민들이 의구심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국민과 지역 유권자들의 생각은 안중에도 없고 오로지 대권 놀음에만 매달리는 집권 여당 내의 공천다툼이 참으로 한심하다.”며 “부적격 인사를 구제하려는 회전문 공천은 결코 안 된다.”고 강조했다.

한편, 김태호 후보자는 “김해 발전에 자신의 전부를 바치겠다며 다시 한 번 기회를 달라”며 “더 열심히 일하는 모습을 보여 드리고 열정으로 부족함을 채워 나갈 것”이라고 호소했다.

특히 그는 박태환 선수를 거론하며 “박 선수와 같이 김해시민들이 저에게 다시 한 번 기회를 달라”고 밝혔다.

김 후보자는 부동산 투기, 증여세 탈루, 부인 관용차 사용, 직원 가사도우미 활용, 부인명의 아파트 임대소득 탈루, 재산신고 허위기재, 박연차 게이트 연루 및 거짓해명 등으로 지난해 8월 총리 후보에서 낙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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