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 재앙은 곧 폭동 혼란이 오지 않기를'


지난 11일 대지진으로 후쿠시마 제1 원자로에 이상이 발생한 다음 날. 사태초반 방사능 유출 우려는 없다고 장담하다 이를 뒤집은 일본 정부의 말바꾸기도 이번 사태를 악화시킨 한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에다노 관방장관(12일) 기자회견에서 10~20 Km 이내 주민들에게 구체적인 위험이 일어날 가능성은 없다. 그러나 에다노 장관의 말은 제1 원전 부근에서 방사능 물질 세슘이 검출되고 1호기가 폭발하면서 하루만에 뒤집혔다.

지난 13일 원전 3호기가 폭발한 다음날도. 에다노 관방장관(14일) 기자회견은 내부 압력이 안정화되고 있다.그러나 2, 4호기가 연쇄 폭발하고 도쿄에서까지 방사능 물질이 검출되면서 허위로 드러났다.

급기야 오늘(16일) 방사능 오염에 대한 우려로 현장 요원들이 급히 철수하는 긴박한 상황까지 전개되자 그동안 차분했던 일본인들도 정부를 불신하기 시작했다.

한 도쿄시민은 (정부가) 무엇을 생각하고 있는지 잘 모르겠다. 불안하다고 했다. 또 일본 국내 전문가들은 객관적인 정황을 종합하면 이번 후쿠시마 원전 사고가 '제2의 체르노빌' 사고로 이어질 가능성은 낮다고 보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부의 잇따른 말바꾸기에 정부에 대한 불신이 쌓이면서 불만의 목소리도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방사능 공포가 확산되면서 그동안 침착했던 일본인들도 동요하기 시작했다. 정부의 사태 장악력에 대한 불신이 고조되면서 사재기 조짐도 나타나고 있다.

간 나오토 총리는 후쿠시마 원전 1호기 폭발을 TV 뉴스보다 1시간 늦게 보고받았다. 간 총리는 불같이 화를 냈지만 이번 사태에 대한 일본 정부의 장악력은 의심받기 시작했다.

원전을 관리하는 도쿄전력과 일본 정부의 합동 대책본부는 지진발생 닷새째(15일)인 어제서야 꾸려졌다. 연쇄폭발로 방사능 누출량이 이미 확대된 뒤였다.

원전 한 관계자 사오리 엔또는 (방사능) 검사 결과가 나올 때까지 매우 불안했다. 원전사고가 없었다면 그런 끔찍한 일을 겪지 않아도 됐는데 화가 난다고 밝혔다.

정확한 정보가 제공되지 않으면서 공포심은 커진 결과다. 원전 사고 초기 일본 정부는 반경 20km 밖으로 대피하라고 했지만 방사성 물질은 60km 밖에서도 다량 검출됐다. 일본 국민 오노는 원전이나 피해지역에 대한 정확한 정보가 없는 것이 가장 큰 문제라고 생각이다.라고 말하면서 일본 정부를 극도로 불신했다.

방사능 공포속에 불안 심리가 확산되면서 식료품을 중심으로 사재기 조짐도 나타나고 있다.

정보 부족에 따른 혼란속에 6일을 버텨온 일본 국민들의 인내심도 점점 한계에 다다르고 있다. 이런 가운데 일본 중부와 북부지방에 어제(15일) 비가 내렸다. 일본 국민은 방사선 비 아니냐는 걱정 때문에 후쿠시마 주변 도시 거리는 인적이 끊겼다.

미하루시의 주민체육센터는 후쿠시마 원전의 방사능 누출로 긴급 대피한 주민들 1천여 명이 모여 있다. 끼쿠찌 후쿠시마 미하루시 주민은 원전에서 5킬로미터 떨어진 곳에 살고 있는데 방사능 오염 때문에 피하라고 해서 피했지만 정부의 정보가 너무 빈약했다고 토로했다.

▲정부 정보 부족해 국민 고통 심화 된다고 말하는 엔도     
방사능에 피폭됐는지 검사받고 있는 사람들은 침착한 표정이지만, 비가 온다는 소식에 불안감을 감출 수 없다. 오노는 또 방사능이 섞인 비를 맞으면 몸에 이상이 있을 수도 있다고 해서 걱정이라며 거듭 말했다.

후쿠시마 원전에서 50킬로미터 정도 떨어진 미하루 시내는 비가 내리기 시작하면서 인적이 거의 끊겼고 거리를 다니는 사람들은 마스크를 쓰고 우산을 받쳐든 채 빠르게 서둘렀다.

후쿠시마 미하루시 한 주민은 방재방송에서 외출할 때는 반드시 모자를 쓰고 마스크를 하라고 했다며 불안하다고 말했다.

뒤 늦게 일본 정부는 일본 중부와 북부지역에 눈과 비가 내리는 가운데 일본 정부는 방사성 물질이 포함됐을 가능성이 높다며 절대 비를 맞지 말라고 경고했다.

한국 현지 취재진들도 황급히 철수하는 등 방사능 오염 공포는 현실이 돼 가고 있다. 세계 보도는 대재앙 앞에 일본 국가는 선진국가고 일본 국민은 질서를 잘지키는 일등국민, 대단하다고 선전하고 있다.

그러나 그런 선입관은 곧 깨질것으로 보인다. 일본정부가 국민의 재앙을 정론으로 보도 해야 하는데 뭐가 두려운지 숨겼다. ‘폭동’으로 이어질까 일본의 종국을 맞이할까의 두려움이 있다는 것이 전문가의 해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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