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상수 인천광역시장 공약이행 만족도 ‘보통’


 인천경실련은 지난 6월 15일부터 24일까지 총 210명(분야별 평균 30명 참가)의 시민·전문가 설문을 받아 ‘민선 4기 3주년, 인천시장 공약이행 만족도 설문조사사업’을 전개하여, 그 조사결과를 오늘 발표코자 한다. 금번 조사사업은 민선 4기 인천시장의 임기를 1년 앞둔 시점에 추진되는 것이기에, 내년 선거일정을 고려하면 사실상 안상수 시장의 민선 4기 공약이행 평가의 성격을 갖는다 하겠다.

 먼저 안상수 시장의 총 223개 공약에 대한 시민·전문가들의 공약이행 만족도는 5점 척도(매우 잘함·잘함·보통·못함·매우 못함)를 기준, 2.93으로 ‘보통’ 정도의 만족도를 보였다. 지난해의 저조한 만족도(2.51) 보다는 17.6%의 증가율을 보였지만 임기 1년을 앞둔 시점에서 만족할만한 성과로 보기에는 한계가 있다 하겠다.

 그리고 안상수 시장의 공약을 7개 분야로 나누어 시민·전문가들의 공약이행 만족도(5점 척도 기준)를 조사한 결과 도시·건설·교통 분야(3.26), 환경·녹지 분야(3.16), 항만·공항·물류 분야(3.08), 문화·관광·체육 분야(2.88), 여성·복지·보건 분야(2.83), 경제 분야(2.68), 자치·행정·교육 분야(2.63) 순으로 평가되었다. 전년도 대비 항만·공항·물류 분야 등이 답보상태인 반면 문화·관광·체육 분야 및 도시·건설·교통 분야 등의 높은 증가율이 눈에 띈다.

 안상수 시장의 전체공약 중 인천시 자체 평가결과 ‘완료’되었다고 평가한 총 48개 공약에 대한 시민·전문가들의 공약이행 만족도(5점 척도 기준)는 3.14로 지난해의 3.37(총 7개)보다 감소한 만족도를 보였다. 총 223개의 공약 중 인천시가 엄선한 공약들이겠지만 시민·전문가들의 공약 완성도에 대한 체감 정도는 그리 크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안상수 시장의 시정운영 만족도에 대해 총 200여명의 시민·전문가들에게 공통적으로 질문한 결과, 10점 척도를 기준으로 자질·리더십 5.17, 인사선정의 공정성 4.86, 변화와 개혁 의지 4.61 그리고 여론수렴 정도 4.09 순으로 답하였다. 전체적으로 ‘보통’의 수준이지만 여론수렴 정도는 여전히 안 시장의 극복과제로 남아있다.

 우리는 안상수 시장의 공약이행 만족도가 ‘보통’ 정도라고 판단한다. 그러나 최근 인천시가 자체 평가한 결과를 바탕으로 발표한 ‘민선4기 3주년 시장 공약「만족한 것으로 평가」’란 제목의 보도자료에 따르면 10대 분야 150개 과제 223개 세부사업의 추진율은 97.3%을 보였다고 한다. 높은 추진율과 만족도 간의 간극이 있다. 이에 시민과의 약속이라 할 수 있는 공약을 이행하려 노력한 인천시에 박수를 보내지만 다른 한편 시민사회가 체감할 수 있는 공약이행 노력도 병행해야 할 것이다. 차제에 공약의 주인인 시민들이 만족을 느낄 수 있는 공약이행 과정이 되도록 사회적인 토론을 통해 만들어 나가는 계기가 마련되기를 기대한다.


Ⅱ. 향후 공약이행 방향에 대한 제언


 금번 조사에서 가장 공약이행 만족도가 높은 공약 10선을 보면, 도시철도, 인천대교 등 교통 인프라 관련 공약이 대세를 이루는 가운데 도서지역 여객선 운임지원 및 대기·수질 관련 시설 및 정보 제공 등 삶의 질에 직결된 공약들도 일정의 성과를 거두었다고 시민·전문가는 평가하였다.

 반면 가장 만족도가 낮은 공약 10선을 보면, 기획관리실(3개), 경제자유구역청(3개), 문화관광체육국(2개), 여성복지보건국(1개)이 관리하고 있는 공약들로 그 동안 지역사회에서 논란이 되었던 현안들과 무관하지 않다. 계양산 골프장 건설 및 대우자판 부지 용도변경의 교두보를 만든 도시계획위원회, 특목고로 전락한 송도국제학교, 부실공사로 점철된 은하레일, 그리고 시민과 토론하지 않는 재정위기 논란 등이 공약이행 만족도 조사과정에서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게다가 분야별 공약이행 만족도 순위의 변화도 눈여겨 볼 점이다. 그 동안 부동의 1순위 자리를 지켜오던 항만·공항·물류 분야가 3위로 추락하였을 뿐만 아니라 전년 대비 만족도 증가율도 답보 상태로 나타났다. 이는 인천 내항 재개발 관련 비밀 MOU 체결 사건을 비롯하여 강화 조력발전소 건설, 경인운하 건설 등 反 물류적 행정행위가 낳은 결과로 해석된다.

 한편, 도시·건설·교통 분야의 경우 분야별 만족도 1순위에 등극하고 전년 대비 만족도 증가율도 높게 나타났다. 그러나 앞서 지적하였듯 교통 인프라 건설이 만족도를 유인하고 도시개발 관련 기대심리도 작용하였지만 경인고속도로 간선화 주변 도시재생사업, 도화지구 개발사업 등 해당 도시개발 안에 갈등요인이 도사리고 있는 것을 간과해서는 안 될 것이다. 따라서 인천시가 다양한 지역주민을 비롯한 이해당사자와의 소통을 요구받고 있는 것이다.

 최근의 경제위기 속에서 안정적 일자리 창출기반을 마련하는 것은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산업정책의 중심에 서 있는 경제 분야는 그 자리에 머물러 있는 것으로 나타난다. 이미 산업단지의 관리·운영 및 조성 등 산업단지 정책이 산업계에 공론화 되어있고 경제자유구역에 대한 투자유치 성과를 바라고 있을 뿐만 아니라, 특히 유통 대기업에 경쟁할 수 없는 중소상인 문제가 지역은 물론 중앙 정치권의 이슈로 자리 잡은 상황에서 공약의 언저리에서만 맴돌아서는 안 될 것이다.

 따라서 안상수 시장은 남은 임기동안 시민사회와 마주앉아 이들 제 분야의 주요 현안들을 허심탄회하게 토론해야 한다. 인천세계도시축전과 인천경제자유구역만으로 인천시민을 껴안기엔 소통의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도시개발이란 애드벌룬에 묻혀 타 분야의 소외감은 없는지 돌아 볼 일이다. 시민들에게 가장 가까운 일상이 인천발전의 가장 커다란 화두라는 인식에서 출발하기를 바란다. 우리는 금번 조사사업에 참여한 분들의 소중한 의견을 인천시에 전달할 것이다. 시정운영에 도움이 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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