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EU FTA 비준 동의안 처리를 둘러싸고 15일 국회 외교통상통일위원회에서 첨예한 대치로 한.EU(유럽연합) FTA(자유무역협정) 비준동의안이 국회 외교통상통일위 법안심사소위에서 부결됐다.

◇앞서 국회 외교통상통일위 남경필(한나라당) 위원장은 14일 한.EU(유럽연합) FTA(자유무역협정) 비준동의안 처리와 관련, "정부의 추가적인 지원대책을 논의하면서 최대한 여야 합의를 이끌어내겠다"고 말했다.

◇이날 한나라당 김무성 원내대표는 4월 임시국회 회기 중 한·EU(유럽연합) FTA(자유무역협정)를 반드시 처리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김 원내대표는 14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한·EU FTA 등 4월 국회 중에 반드시 통과시켜야 할 안건을 처리하기 위해 노력하겠다"며 "당 소속 국회 외교통상통일위원들은 한·EU FTA가 이번 국회에서 반드시 통과될 수 있도록 애국심을 갖고 최선을 다해 달라"고 당부했다.

◇ 민주당 박지원 원내대표는 15일 국회의 한ㆍEU(유럽연합) FTA(자유무역협정) 비준동의안 처리와 관련, 협정문 오역 문제와 농업 등 관련산업 대책이 보완되면 논의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박 대표는 이날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국회 농림수산식품위에서 요구하는 '선(先)대책'을 받아내고 (내용이) 불일치하는 협정문의 영문본과 국어본에 정확한 내용을 넣는, 끈기 있는 노력을 해서 외교통상통일위에서 진행하겠다"며 "하지 않겠다는 게 아니다"고 말했다.

◇한편 13일에 한·유럽연합(EU) 자유무역협정(FTA) 협정문의 한글본 번역 오류에 대해 김종훈 외교통상부 통상교섭본부장이 "책임을 회피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어 김 본부장은 이날 서울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언론 간담회에서 "위에서 결정을 내릴 때까지 제 직분을 다해야겠지만 책임지라면 책임지겠다"며 "국민이 오역 파문의 죄질이 크다고 하면 책임을 회피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그는 한·EU FTA 비준동의안이 이번 임시국회에서 꼭 처리돼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김 본부장은 "번역 오류 때문에 비준동의안 처리가 늦어진다면 중대한 실수를 하는 것"이라며 " 이제는 결정을 내려야 할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15일 국회 외통위 법안심사소위 유기준(위원장)은 이날 오전 회의를 열어 정부측으로부터 한ㆍEU FTA에 따른 국내 산업ㆍ농어업 피해대책을 들은 뒤 비준안 처리를 위한 기립표결을 벌인 결과, 찬성 3명, 반대 2명, 기권 1명으로 부결됐다.

이날 회의 초반부터 회의장에 들어와 있던 민주노동당 강기갑 의원은 "강행 처리를 해서는 안된다"고 고함을 치기도 했다.

이에 따라 한ㆍEU FTA 비준안은 부결된 상태로 전체회의에 넘겨져 회의를 통해 비준안 처리 방향을 놓고 다시 논의해야 한다.

이날 비준안 처리에 찬성한 의원은 한나라당 간사이자 소위 위원장인 유기준 의원과 김충환 최병국 의원, 반대 의원은 민주당 간사인 김동철 의원과 신낙균 의원이었다. 한나라당 홍정욱 의원은 기권을 표시한 뒤 퇴장했다.  

이 과정에서 한나라당 의원들은 "충분히 논의했음에도 민주당이 성의가 없다. 너무 한 것 아니냐"고 했고, 민주당 의원들은 "정부 대책이 충분치 않은데 어떻게 통과시킬 수 있느냐"고 맞서면서 날카로운 설전이 펼쳐졌다.
저작권자 © 중앙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