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2일 한복을 입었다는 이유로 뷔페출입을 제제해 논란을 빚은 신라호텔이 지난 2004년 자위대 창설 40주년 기념행사에 기모노를 입은 일본 여성들의 출입은 허용한 것으로 알려져 파문이 일고 있다. 

과거 2004년 주한 일본대사관은 자위대 창립 50주년 기념행사를 신라호텔에서 개최하였으며 이에 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 태평양전쟁피해자보상추진협의회 등 관련 시민단체는 “일본이 일제강점에 대해 사과조차 하지 않는다면서 어떻게 전쟁피해국에서 자위대 행사를 치를 수 있느냐” 며 행사장 주변에서 1인 시위를 벌이는 등 강력 반발했었다.

당시 행사에는 한나라당 국회의원 송영선-안명옥-나경원-김석준 의원과 열린우리당의 신중식 의원등이 참석했었다. 
한편 누리꾼들은 해당 사진을 접하고 신라호텔의 이중 잣대에 심각한 우려와 함께 분노를 드러내면서 “한복이 위험한 게 아니라 그 집 사람들 의식이 위험”, “한국에서 자위대 기념행사라니 말 다했다”, “시설은 호텔일지 몰라도 의식은 무너져 가는 동네 여인숙”이라며 관계 당국이 조치를 취해야 한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또한 네티즌들은 2008년 신라호텔에서 일본식 여관의 여주인들이 기모노를 입고 단체 문화행사를 벌인 일을 떠올리면서 “일본 사대주의에 빠져 있다는 생각밖에 들지 않는다” 며 비꼬았다.

또 다른 네티즌은 “기모노는 되고 한복은 안 된다는 호텔이 대한민국 대표 호텔이라는게 부끄럽다” 고 말했다.

  한편 지난 1월 신라호텔에서 열린 이건희회장의 69세 생일잔치 당시 부인 홍라희 여사가 한복을 입고 입장하는 사진이 인터넷에 떠돌면서 형평성 논란까지 일었다. 네티즌들은 “신라호텔의 규칙은 왕족과 평민이 따로 적용되는 모양”이라고 말하고 있다.

신라호텔은 이 같은 사실이 이혜순 씨의 제보에 의하여 일파만파로 확산되자 지난 13일 홈페이지를 통해 사과의 뜻을 밝혔다.

13일 공개된 사과전문에 따르면 “한복은 음식을 서빙하는 직원들이나 고객들이 발에 걸려 넘어질 수도 있고 위험하기 때문에 이 같은 사실을 고객분들께 안내해 왔다”며 “미숙한 안내로 물의를 빚어 머리 숙여 사과드린다”고 유감의 뜻을 밝혔다.

이번에 공개된 사진은 지난 2004년 신라호텔에서 열린 일본 자위대 창설 40주년 행사에서 기모노를 입고 호텔 내부를 배회한 여성들과 2008년 료칸 국제 문화교류를 위해 방한한 일본 여성들의 모습이 담겨져 있다.

우리나라의 전통의상인 한복은 드레스 코드에 맞지 않다고 거부하면서 일본의 기모노는 별다른 제지도 없이 들어 갈 수 있었다는 사실의 증거인 것. 또한 이 날 행사가 자위대 창설 40주년 기념행사라는 사실까지 더해져 논란은 더욱 가중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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