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이 재산 331억4200만원을 사회에 기부하기로 했다고 청와대가 6일 발표했다.

이 대통령은 재산의 사회 환원을 위해 재단법인 '청계'(淸溪)를 설립하고, 설립허가를 받는 즉시 재산을 재단으로 이전해 소외계층을 위한 장학 및 복지 관련 사업에 쓰이도록 할 방침이다.

'청계'는 맑고 깨끗한 시냇물이라는 뜻으로 이명박 대통령이 청계천 복원사업을 하기 전부터 쓰던 호다.

이 대통령이 재단에 출연하는 재산은 서울 서초동 1709-4 영포빌딩 토지 1245.80㎡와 건물 5791.91㎡, 서초동 1717-1 토지 1082.40㎡와 건물 596.89㎡, 서울 양재동 12-1 토지 651.70㎡와 건물 2745.79㎡ 등이다.

기부금 331억4200만원은 한국감정원이 해당 부동산을 감정 평가한 금액 395억원과 예금 8100만원에서 임대보증금 등 해당 부동산에 연계된 채무를 뺀 나머지 금액이다.

출연된 재산은 재단으로 이전돼 유지되며, 재단은 재산의 임대료 수입 약 월 9000만원에서 관리비를 재외한 금액으로 장학사업을 실시할 방침이다.

재단 이사장은 송정호 변호사가 맡게 되며 류우익 서울대 교수, 유장희 이화여대 교수, 이재후 변호사, 김도연 울산대총장, 박미석 숙명여대 교수, 이왕재 서울의대교수, 김승유 하나금융지주회장, 문애랑 퍼블리시스웰콤 대표 등이 이사로 참여한다.

이 대통령의 고향 친구인 기업인 김창대씨와 주정중 삼정KPMG 회장은 감사로, 이상주 변호사가 특수관계자로 참여한다.

이 대통령은 재산기부를 위해 지난 3월 송정호 변호사를 위원장으로 하는 재단법인 설립추진위원회를 구성했으며, 위원회는 지난 3월4일 1차 회의 이후 총 5차에 걸친 회의를 통해 재단의 정관, 사업목적, 임원, 기부재산 감정 등을 논의, 결정했다.

이 대통령은 6일 '재단법인 청계의 설립에 즈음하여'라는 글을 통해 "오늘이 있기까지 저를 도와주신 분들은 하나같이 가난한 분들"이라며 "그 분들에게 보답하는 길의 하나가 가난하지만 열심히 살아가는 분들을 위해 제 재산을 의미롭게 쓰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또 "일생 열심히 일하며 모은 저의 재산은 저에게는 정말 소중한 것"이라며 "그렇기 때문에 오래 전부터 정말 소중하게 사회를 위해 쓰였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왔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이 대통령은 "저에게 이런 마음이 영글도록 한 뿌리는 어머니"라며 "흔쾌히 동의해준 아내와 자녀들에게 더없는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국회의원 시절인 1995년 발간된 자서전 '신화는 없다'를 통해 재산을 사회에 환원하겠다는 뜻을 밝힌 바 있고, 2007년 대선을 10일 앞둔 12월7일 "우리 내외가 살아갈 집 한 칸이면 족하되, 그 외 가진 재산 전부를 내놓겠다. 대통령 당락에 관계 없이 약속을 지키겠다"고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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