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증시가 미국에서 시작된 '애플·인텔' 훈풍에 화답하면서 또다시 새로운 역사를 쓰고 있다.

특히, 그동안 쉬었던 외국인들이 인텔에 이어 애플까지 '어닝 서프라이즈(깜짝실적)'를 내놓자 글로벌 경기의 회복 기대감에 정보기술(IT)주를 중심으로 대거 사들이고 있기 때문이다.

증시 전문가들은 IT경기회복과 풍부한 글로벌유동성이 맞물리면서 외국인의 매수세가 지속될 것으로 보여 추가 상승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대형IT주 증시상승 견인

21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삼성전자는 전날보다 1만2000원(1.31%) 오른 92만8000원에 마감, 사흘연속 상승행진을 이어갔다. 하이닉스반도체도 7.87%나 급등했다. 반면 LG전자, 삼성SDI, 삼성테크윈 등 다른 대형 정보기술(IT)주들은 장 후반 매출이 나오면서 하락했다.

최근 원·달러 환율 급락과 외국인의 매도 속에 약세를 보였던 대형 IT주가 살아나고 있는데는 인텔과 애플의 실적이 큰 역할을 했다.

증권업계에서는 전 세계 컴퓨터 및 휴대폰 등의 출하량 증가를 경기회복의 신호로 보기 때문에 인텔과 애플의 실적에 따라 주가가 움직이는 일이 잦다. 실제 지난 1월 스티브 잡스의 병가를 냈다는 소식에도 애플이 1·4분기 깜짝 실적을 내놓자 코스피 IT업종을 중심으로 지수 상승을 이끈 바 있다.

애플은 20일(현지시간) 2·4분기 순이익이 59억9000만달러(주당 6.40달러)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전년 대비 95% 증가한 수치다. 매출도 246억7000만달러를 기록했다. 매출 233억달러, 주당 순이익 5.36달러를 기록할 것이라는 시장 예상치를 뛰어 넘는 실적이다.

현대증권 배성영 애널리스트는 "삼성전자의 실적 발표 이후 부진했던 IT업종이 '인텔효과' 등과 수요회복 등으로 주목받고 있다"고 말했다.

■선택과 집중 전략 필요

'추가적인 비중 확대, 아니면 단기 급등을 이용한 차익실현이 필요할까?' 코스피 지수가 연일 사상 최고치를 갈아 치우면서 투자자들의 고민도 커지고 있다.

현재 시장을 견인하는 주도업종이라고 해서 모두 잘나가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주도업종 내에서도 차별화가 발생하고 있는 게 현 장세의 특징이다.

이날 화학업종은 무려 5% 치솟았다. SK케미칼, 코스모화학이 상한기로 뛰어오르고, 금호타이어, OCI, S-Oil 등도 10%대 상승률을 기록했다. 하지만, 화학주 내에선 효성, 한국콜마, 일진다이아 등은 재미를 보지 못했다.

자동차주가 포함된 운송장비 업종도 연일 강세지만, 한진중공업, S&T중공업, 쌍용차 등은 소외되고 있다. IT주 중에서도 LG전자, LG이노텍 등은 별다른 재미를 보지 못했다.

하나대투증권 서동필 애널리스트는 "시장의 매기가 자동차와 화학 중심에서 IT에 철강까지 확대되고 있다"면서 "아직도 시중 유동성이 본격적으로 유입되지 않고 있어 지금은 선택과 집중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신한금융투자 박현명 연구원은 "주도업종 내에서도 종목별로 주가의 흐름이 엇갈리고 있다"면서 "가격 부담으로 주도주에 대한 시장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는 만큼, 실적개선 여부만이 아닌 신사업에 대한 영역 확장 등 성장성에 대한 고민도 병행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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