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27일 저 손학규가 국민의 명령을 듣는 날입니다.” 4.27 재보선에서 분당乙에 출마한 민주당 손학규 대표는 24일 "4월 27일 투표로 대한민국의 미래를 바꿔 달라"고 호소했다.

손 대표는 이날 분당구 정자동 후보 사무실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2011년의 대한민국은 잘못된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며 "이 모든 것을 국민의 손으로, 우리의 선택으로 바꾸지 못한다면 대한민국의 미래는 없다"며 이같이 발표했다.

이어 손 대표는 "저는 이명박 정부의 노선, 철학, 비전 모두에 동의하지 않는다"면서 '정권 심판론'을 강조 했다.
▲손학규 분당을 야권 후보 ©[국회= e중앙뉴스 지완구기자]
손 후보는 "기업이 정부를 비판하면 세무조사를 하고, 바른말 한번 잘못하면 봉변을 당해야 하는 이 나라의 모습에 여러분께서는 동의하느냐"며 "이 정권은 이번 선거에 지면 끝이라면서 섬뜩한 명령과 지시들을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손 대표는 "저는 우리의 가슴 속에, 서로에 대한 존중, 진실에 대한 경외, 정의에 대한 갈구가 살아있음을 믿는다"며 "4월 27일 선거에, 국민 여러분의 가슴 한 쪽에 제 운명을 맡기겠다"고 말했다.
끝으로 손 대표는 "4월 27일은 저 손학규가 아닌, 야4당이 아닌, 강원도와 분당이 아닌, 김해와 순천이 아닌, 바로 온 국민이 승리하는 날이 돼야한다"면서 "승리는 모두의 것이지만, 책임은 저의 한 몸에 지겠다"며 결의에 찬 비장한 각오를 내비쳤다.

▣다음은 손학규 민주당 대표 24일 기자회견 전문이다.

'4월 27일 저 손학규가 국민의 명령을 듣는 날'입니다.

국민 여러분, 분당을 유권자 여러분, 4월 27일 재보궐 선거가 사흘 앞으로 다가왔습니다.

선거운동을 시작한 후 잠을 못자고 발이 부르터도 유권자 여러분의 숨결, 손길을 느끼며 인사하고, 웃고, 대화했던 행복한 시간이었습니다. 그러나 국민의 곁에 가까이 가면 갈수록 제 마음은 어느 새 아픔과 걱정으로 채워져 갔습니다.

저는 볼 수 있었습니다. 시장바구니에 물건을 넣었다가도 비싼 물가에 슬그머니 사려던 물건을 내려놓는 주부의 손길 말입니다.

하염없이 무너져가는 서민경제, 내수경제 때문에 한산한 가게모습에 발을 동동 구르다가 손님 하나라도 들어오면 임금님 대하듯 황송스레 반겨 맞는 소상인들 말입니다.

저는 들을 수 있었습니다. 전, 월세값 올리자는 주인의 전화에 갑자기 그렇게 올리면 어떡하냐고 화냈다가 사정해 보았다가 전화기를 내려놓고 쏟아내는 울음 섞인 원망소리 말입니다.

비싼 등록금 내고 대학을 나와도 마땅한 직장을 찾지 못해 무안한 표정으로 엄마에게 손을 벌리며 '미안하다'고 주눅 들어 있는 청년들의 한숨 말입니다.

국민 여러분, 2011년 지금의 대한민국의 모습에 여러분께서는 동의하십니까?

기업이 정부를 비판하면 세무조사를 하고, 바른말 한 번 잘못하면 봉변을 당해야 하는 이 나라의 모습에 여러분께서는 동의하십니까?

지도자가 약속을 뒤집어 온 나라가 서로 싸우도록 만드는 것에 동의하십니까?

이번 선거에 지면 이 정권은 끝이라며, 무슨 짓을 해서라도 막으라는 섬뜩한 명령과 지시들에 동의하십니까?

도대체 이런 일이, 미래를 향해 온 국민이 하나가 되어 함께 뛰어야 할 2011년의 대한민국에서 어떻게 일어나는 지, 알 수가 없습니다.

저 손학규가 감히 청해 묻습니다. 지금의 당신은 누구십니까? 우리는 어디에 있습니까? 여러분께서는 정말 지금의 대한민국에 동의하십니까?

저 손학규, 분명히 말합니다. 2011년의 대한민국 잘못된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습니다. 저는 이명박 정부의 노선, 철학, 비전 모두에 동의하지 않습니다.

사람보다 돈이 더 중요하다는 말에 동의하지 않습니다. 강자 외에는 사람답게 살 방법이 없다는데 동의하지 않습니다. 법질서를 위해 사람이 죽어도 할 수 없다는 용산참사에 동의하지 않습니다. 세금이 축나고 공사 속도전에 사람이 죽어나가도 내 임기에 '장한 경관'을 보여주겠다며 4대강 공사에 모든 것을 거는 대통령의 모습에 동의하지 않습니다.

대한민국 정말 이대로 놔두시겠습니까? 젊은 날에 꿈꾸었던 '새 날에 대한 열망'은 흉터자국처럼 와이셔츠 소매 안에 감추시렵니까?

저 손학규는 지금의 대한민국에 동의하지 않습니다! 저는 이 나라가 이대로 가는 것을 내버려둘 수는 없습니다. 반드시 바꿔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우리의 가슴 속에, 서로에 대한 존중, 진실에 대한 경외, 정의에 대한 갈구가 살아있음을 믿습니다. 그리고 우리의 뜨거운 가슴을 서로의 손을 맞잡아 확인해야 한다고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저는 이 모든 것을 국민의 손으로, 우리의 선택으로 바꾸지 못한다면 대한민국 미래는 없다고 단언합니다. 국민 스스로 바꾸려 하지 않는다면, 결코 아무 것도 바뀌지 않습니다.

이대로 안 된다면, 바꿔야 한다고 생각하신다면, 4월 27일 투표로 대한민국의 미래를 바꿔 주십시오.

4월 27일, 오는 수요일은 국민 여러분께서 원하는 길을 말씀하시는 날입니다. 이 나라 이대로 가면 안 된다고 선언하는 날입니다. 편 가르고, 억누르는 이명박식 대한민국은 잘못된 것이라고 경고하는 날입니다. 이대로 계속 가면, 국민 말을 듣지 않고 그냥 가면 곤란하다고 대한민국 전체에 소리 지르는 날입니다.

4월 27일 여러분의 손으로! 여러분의 발로! 직접 말씀해 주십시오. 그리고 당신도 나처럼, 나도 당신처럼 함께 같은 생각을 하고 있다는 것을 확인하는 날이 되어야 합니다.

4월 27일은 저 손학규가 아닌, 야4당이 아닌, 강원도와 분당이 아닌, 김해와 순천이 아닌, 바로 온 국민이 승리하는 날. 대한민국이 승리하는 날이 되어야 합니다.

저 손학규, 제1야당의 대표로서 무한책임을 지는 자세로 4.27 재보궐선거에 임했습니다. 무한책임의 자세로 분당을 선거에도 나섰습니다. 제 한 몸 던져서라도 분당의 높은 시민의식을 통해 변화를 향한 국민의 함성을 모으고자 했습니다. 새로운 사회를 향한 국민의 염원을 담아내고자 했습니다.

4.27 재보선을 사흘 앞두고 국민 앞에, 분당 구민 앞에, 다시 분명히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4월 27일 선거에 제 모든 것을 바치겠습니다. 국민 여러분의 가슴 한 쪽에 제 운명을 맡기겠습니다.

저 손학규, 분당을 뿐만 아니라, 강원도에서, 경남 김해에서, 전남 순천에서 4.27 재보선 결과 전체를 통해, 제가 가야할 길을 찾겠습니다. 승리는 모두의 것이지만, 책임은 저의 한 몸에 지겠습니다.

'4월 27일 선거는 저 손학규가 국민 여러분들의 뜻을 받드는 날'입니다.

국민이 제가 말씀드리는 변화에 동의하지 않으신다면 제가 해야 할 일도 없음을 잘 압니다. 모든 책임은 제가 지겠습니다.

이 나라 이대로는 안 되니까! 내일부터 바뀌어야 한다는 당신의 말이 옳으니까! 정말 한 번 바꿔 보라고 말씀하신다면 제 모든 것을 바치겠습니다.

국민의 뜻에 따라, 국민의 결정에 따라, 저에게 부여한 사명을 따르겠습니다. 대한민국의 희망을 되살리겠습니다.

2011년 4월 24일

민주당 대표, 분당을 야권단일후보 손학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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