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 간담회 [전문]'


민주당 박지원 원내대표는 어제 한-EU FTA 비준동의안 국회 처리 과정에서 민주당의 상임위 불참으로 인해 누락됐던 기업형 슈퍼마켓 규제 강화와 농어업인 지원법안을 다음달 국회에서 통과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박지원 원내대표는 오늘 기자간담회에서 600만 소상공인과 300만 농민을 보호하고 대변하는 것이 민주당의 핵심 정체성이라며 이 같이 말했다.

박 원내대표는 또 다음달 국회에서 논의될 예정인 한-미 FTA는 보다 철저한 검증을 위해 국회 특위를 구성해 포괄적으로 논의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다음은 박지원 원내대표 기자 간담회 [전문]

□ 일시 : 2012년 5월 5일 11:00 장소 : 국회 원내대표실

▲박지원 민주당 원내대표 ©[국회=e중앙뉴스  지완구 기자]
이번 한-EU FTA 비준안 처리에 대해 모든 것은 제 책임이지만 아쉬움도 남는다.

결국 한-EU FTA 비준안은 가결됐고, 그 어렵게 합의됐던 SSM법, 농어민지원법은 실종됐다. 누가 600만명의 소상인, 300만 농민의 피해를 책임질까. 정체성, 선명함도 우리 민주당의 정체성이지만 이렇게 소상인과 농민을 보호하고 대변하는 것도 우리 민주당의 가장 중요한 정체성 중 하나다. 어제 아침 목포 제 지역구 재래시장상인연합회 회장이 제게 전화를 해서 ‘의원님 덕분에 제가 스타가 됐다.

서울, 대구 경향 각지에서 이제 재래시장이 살았다고 환호하고 있다’면서 ‘꼭 통과시켜 달라’고 했다. 물론 극소수의 반대자도 있다. 32개 소상공인 단체에서 지지성명을 냈다. 농민들도 지금 쌀보전금 한 80%, 80%에서 전 농산물에 대해 85%,90%는 획기적인 것이다.

더 중요한 것은 지금까지 국회에서 현안 문제에 대해 관계부처 장관과 여야가 15인회의를 구성해서 합의를 만든 선례는 굉장히 중요하다. 특히 저는 개인적으로 우리나라가 FTA 선진국이라고 생각한다. 꼭 韓中 FTA를 서둘러야 하는가, 저는 반대하고 있다. 그렇지만 韓中 FTA가 통과됐을 때 가장 크게 문제되는 것이 농수산물이다. 여기에 85%, 90%의 선례를 남기는 것은 굉장히 의미 있었다고 생각한다.

4당 야권 연합연대는 반드시 필요하고 저도 가장 크게 주창하는 사람이다. 그렇게 해야 승리한다. 제가 가장 존경하고 모셨던 김대중 대통령의 제일 큰 유지 중 하나다. 이것은 해 나가야 한다. ‘과정상 얘기 안했다’고 하는데 다 보고하고 했다. 오늘 아침 권영길 원내대표가 모 라디오 인터뷰에서 ‘찬성한 적 없다’고 했는데 찬성한 적 없다. ‘내용은 좋다. 그러나 민노당은 반대할 수 밖에 없다’ 우리 행정실장이 그 쪽에 가서 설명할 때도 ‘내용은 좋지만 민노당으로서 반대한다’ 사후에 권영길 원내대표에게 얘기했을 때도 ‘4당 정책 연합연대 후에 과정상 문제가 있다’고 제기했다.

어찌됐든 저로서는 한나라당이 6월 임시국회에서 집권여당답게 SSM과 농어민지원법을 통과시켜 주는 것이 좋은 일이다, 꼭 그렇게 해 주기를 바란다는 말씀을 드린다.

역시 이명박 대통령은 준비 안된 대통령이다.

‘개각 하겠다’고 발표하고 열흘이 지나고 있다. 청와대 비서실은 평상시에 모든 인사관리를 하고 있다. 또 비서실은 언제쯤 될 것인가. 대장장이도 쇠가 달구어졌을 때 내려치는 지혜가 있는데 이명박 대통령은 물 속에 들어간 후에 치는 것 아닌가 싶다. 민심을 위해서도 개각을 한다고 했으면 빨리 해야 한다. 그래야 공무원 사회도 흔들리지 않는다.

저축은행 문제, 얼마나 심각한다. 부산이 제일 크기 때문에 부각되고 있지만 제 지역구인 목포의 보해저축은행도 문제가 돼서 저도 지난 주말에 그 피해자들과 만나서 얘기를 했다. 소 잃고 외양간 고친다고 지금까지 4년간 뭐하다가 대통령이 이제야 금감원 방문해서 호통치고 ‘처리하라’고 하는가. 그것으로 끝나서는 안된다. 엄연히 정부가 관리감독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5천만원 이상 예금자에 대한 정부의 책임을 분명히 밝혀야 한다. 어린이날 대통령은 국가의 아버지고 국민은 어린이다. 그런 의미에서도 저축은행 피해자들에 대해 정부의 관리감독 소홀에 대한 책임과 피해대책을 강구해 줄 것을 다시 말씀 드린다.

△ 질문 : 5월 4일로 처리일정을 결정한 이유는? 김무성 대표와 약속 때문인가?

▲ 답변 : 김무성 대표와 저는 오래 전부터 잘 아는 호형호제하는 관계다. 그렇지만 김무성 대표는 김무성 대표대로 한나라당 원내대표이고, 박지원은 박지원대로 민주당 원내대표다. 그런 것을 갖고 서로 그렇게까지는 하지 않았다.


문제의 핵심은 4월 29일 한나라당은 비준안 처리를 하겠다고 하고 우리는 15인 회의에서 협상을 계속했다. 한나라당은 ‘상당한 접근을 했기 때문에 처리하자’고 하고 김황식 총리도 두 차례, 이재오 장관도 두 차례 전화를 해와서 ‘확실하게 보장해 줄 테니까 先비준안 처리를 해 달라’고 해서 ‘안된다’고 했더니 강행의사를 밝혔다. 그래서 우리가 그 자리에서 전병헌 의장이 제일 강조했지만 ‘설사 오늘 우리가 합의가 되더라도 한-EU FTA 비준안은 오늘 처리해서는 안된다.


최소한 며칠 만이라도 넘겨서 소상인, 농민들에게 이런 소득이 있었다는 것을 얘기하고 시민사회단체나 야4당에게도 설명하자’고 해서 5월 4일로 넘겼다. 그 과정에서 본회의가 진행 중일 때 민주당은 의원총회에서 ‘몸으로 막을 것인가, 어떻게 할 것인가’했는데 다행히 산회를 하고, 4개부처 장관들이 그때까지 가지 않고 ‘밤샘 협상을 하자’고 해서 10시에 협의를 하기로 했다. 그런데 민주당 의원총회를 하니까 정동영 최고위원 등 모두가 ‘29일 넘긴 것은 잘했다’고 하면서 주문이 쏟아지고 갑론을박이 있었다. 그래서 박기춘 수석이 전화를 해서 ‘오늘 의원총회가 길어져서 할 수 없다. 돌아가시라’고 하고 우리는 10시30분까지 토론을 했지만 의원들이 대개 그때 의총에서는 ‘15인 회담을 계속해서 협상을 해 보자’고 해서 제가 5월4일을 얘기했다. 왜냐하면 5월 6일 한나라당 원내대표 경선을 통해 새로운 원내대표가 나오면 협상이 다시 시작돼야 하기 때문이다. 또 전부 하도록 했다. 그래서 ‘5월 2일 10시부터 15인회의를 하자’고 해서 우리는 9시부터 모여서 회의를 했는데 저는 최고위에 갔고 박기춘 수석이 회의를 했는데 ‘아무래도 어려울 것 같다. 우리는 세부사항 디테일한 요구까지 다 해라. 하나하나 다 받아내서 깨자’고 하고 갔는데 정부에서 다 받아들였다. 물론 그 과정에서 소리도 지르고 퇴장도 하고 장관들끼리 다른 방에 가서 회의도 하면서 협상이 된 것이다.


△ 질문 : 협상과정과 협상 이후에 최고위원들은 협상이 이뤄졌다는 얘기 외에 어떤 내용인지는 듣지 못했다는데?

▲ 답변 : 그런 얘기는 하지 않는게 좋겠다. 제가 모든 분들에게 전화를 할 수는 없겠지만 반대를 한다면 그 분들이 더 적극적으로 제게 얘기를 해 줬어야 한다. 그러나 그런 것을 따지는 것이 아니고 모든 책임은 저에게 있다. 제가 끝나고도 다 전화했고 물론 반대하는 사람도 있고 ‘반대하는 분이지만 이렇다’고 했더니 ‘제가 왜 반대하나, 내용이 아주 좋다’고 했지만 또 달라진 분도 있다. 소통의 부족을 지적한다면 제가 자꾸 더 했어야 하는데 그것은 못했다.


△ 질문 : 한미 FTA는 처리는 어떻게 보는가?

▲ 답변 : 정부 하는 일 보면 이제 한미FTA 오역, 내용 잘못된 것을 다시 국회에 낸다고 한다. 한미 FTA는 한-EU FTA와 조금 다르다. 우리가 재협상을 통해서 훨씬 불리해 진 것이다. 물론 우리 민주당에는 그때 장관한 분들도 ‘노무현 대통령이 한미 FTA한 것 잘못했다. 대국민사과하고 원천적으로 FTA를 반대하자’는 주장도 있다.


그 분들의 주장도 존중돼야 하지만 저는 한미 FTA를 찬성한다. 그런데 재협상이 잘못된 것이다. 재협상이 잘못된 것은 오바마 대통령도, 미국 정부도, 미국 국회도, 재계도 다 반대하다가 재협상 후에 다 찬성이다. 그만큼 이익이 미국쪽에 편향된 것이다. 그러면 이것은 문제가 있다고 생각한다. 미 상무장관이 의원단 일행과 왔을 때 저와 50분 정도 만났을 때도 ‘재협상에 문제가 있다. 특히 한국 국민들은 쇠고기 문제에 대해 민감한 반응을 나타내고 있다’고 했다. 그런데 오늘 아침 미국 USTR 대표가 ‘더 이상 쇠고기 개방 요구를 않겠다’고 했는데 그것은 못 믿는 것이다. 한미 FTA는 보다 더 철저한 검증이 필요하고, 민주당에 찬성론자도 있지만 반대론자가 훨씬 많기 때문에 어려움이 있을 것이다.


저는 한-EU FTA도 작년도에 ‘특위구성을 해서 국회에서 논의하자’고 했는데 정부여당에서 반대했다. 한미 FTA도 지금이라도 비준을 요구하면 외통위에서 논의는 하지만 국회에 특별위원회를 구성해야 한다. 각 상임위가 전부 다르기 때문에 특위에서 논의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외통위원들은 외통부 설명만 들으니까 그렇게 큰 외교적 전문지식을 갖고 있다고 하지만 역시 농식품위, 지경위 등이 많은 관계가 있고, 법률시장 개방 등도 있으면 법사위 등 각 상임위가 있다. 제가 특위를 얘기하니까 김무성 대표가 ‘합동회의를 하면 될 것 아닌가’ 했는데 안된다. 저는 특위를 구성해서 심도있게 국회에서 봐야 하고 한-EU FTA 오역을 4번씩 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 특위를 만들면 거기에서 여야가 전문변호사를 계약해서 협정문안도 세밀하게 검토하는 절차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 질문 : SSM법, 농어민지원법 등 2개 법안은 한나라당으로 공이 넘어간 것인가?

▲ 답변 : 한나라당으로 공이 넘어갔다고 하기에는 민주당의 정체성과 책임이 크다. 기왕에 합의된 것이기 때문에 한나라당도 소상인과 농민을 위해 통과시켜 줘야 한다는 것을 새 원내대표들이 잘해야 한다. 어제 이정희 대표도 결국 비준된 후에 SSM법 등을 못한 것이 유감스럽다고 트위터에 올렸다고 하는데 이것은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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