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의 ‘마이 웨이’ 한국당의 어두운 미래 
홍준표의 ‘마이 웨이’ 한국당의 어두운 미래 
  • 박효영 기자
  • 승인 2018.01.23 0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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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파 국가주의와 사회주의·종북적 작태·체제 위기 부각 등 과도한 비난, 팩트 오류 발언

[중앙뉴스=박효영 기자]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는 여전했다. 대한민국이 처한 위기는 체제가 뒤집힐 만큼 심각한데 그것은 탄핵을 불러왔던 박근혜 정부의 새누리당 탓이 아니라 문재인 정부의 책임이 훨씬 크다는 인식을 고수했다.

홍 대표는 22일 한국당 중앙당사에서 신년 기자회견을 열고 문재인 정부에 대한 강력한 비판을 통해 한국당의 역할을 부각했다.

홍 대표가 신년 기자회견을 열어 문재인 정부 비판에 열을 올렸다. (사진=자유한국다 제공)
홍 대표가 신년 기자회견을 열어 문재인 정부 비판에 열을 올렸다. (사진=자유한국당 제공)

지난 탄핵과 국정농단 정국에 대해 홍 대표는 “원인과 과정, 결과를 떠나 모든 것이 역사의 진보를 바라는 국민들의 결정이었고 국민의 심판을 받은 지난 정권의 과오에 대해 무거운 책임감을 느끼고 있다”며 “국민들께 드린 실망과 상처를 회복하기 위해 무엇을 어떻게 해야할지 깊이 반성하고 고민하고 있다”고 밝혔다. 

무엇을 잘못했고 어떻게 반성하고 고쳐갈지에 대한 이야기는 물론 없었다. ‘반성하고 있다’는 사실만 알아달라고 당부한 것이다. 

그렇게 “자유한국당이 모자라고 잘못했던 일들 뼈아프게 잘 알고있다”던 홍 대표는 기자회견문의 대부분을 문재인 정부에 대한 맹비난 일변도로 채웠다. 

22분 가까이 되는 기자회견문 낭독에서 한국당의 9년 집권에 따른 반성과 사과는 아홉 문장으로 끝났고 나머지는 문재인 정부의 실정에 따른 한국당의 역할론 강조였다. 홍 대표는 3+3 비판을 가했다. 먼저 △폭풍 속의 촛불안보 △역주행하는 경제 △인구절벽 등 3가지의 위기를 거론한 뒤 문재인 정부가 △좌파 민생정책 △좌파 국가주의 △좌파 사회주의 개헌을 추진한다고 주장했다. 이를 막지 못 해 다가오는 지방선거를 잘못 치르면 ’체제가 흔들린다’는 결론에 다다른다.

홍 대표는 좌파 국가주의라고 문재인 정부를 비난했다. (사진=자유한국다 제공)
홍 대표는 좌파 국가주의라고 문재인 정부를 비난했다. (사진=자유한국당 제공)

홍 대표는 “청와대와 정부를 장악한 주사파 세력”이 “미국을 등지고 북한 김정은의 손에 나라와 국민의 운명을 맡기려 하고 있다”고 주장했지만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4일 문재인 대통령에게 “남북 대화 과정에서 우리 도움이 필요하다면 언제든 알려달라”며 “미국은 100% 문재인 대통령을 지지한다”고 발언한 것에 대해서는 아무 말이 없다.

경제복지 분야에서 선별적 복지를 추구하고 ‘산업 구조조정·노동시장 개혁·자본시장 개혁’을 3대 과제로 설정한 것은 진보와 보수의 철학적 차이로 이해할 수 있는 범위에 있다. 저출산 고령화 문제 및 최저임금 인상과 민생 정책도 마찬가지다. 

다만 독일식 “하르츠 개혁(노동 시장의 유연성을 제고)”을 우리 현실에 맞게 추진하겠다는 것에 대해서는 독일과 한국의 근본적인 노동환경 차이를 제대로 고려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노조 조직률이 전체 대상 노동자 1917만명 중 196만명인 10.3%에 불과한 우리나라처럼 독일도 17%로 우리와 별 차이가 없어 보이지만 ‘직장 평의회’ 제도가 있어 노조가 기업 경영에 참여하는 등 우리나라와 노동환경이 본질적으로 다르다. 평의회는 출퇴근 시간·해고·임시 휴업·임금 문제 등 노동자의 삶에 영향을 미치는 주요사항을 결정하고 경영진이 애초에 노동자의 동의를 이끌어내지 못 한 일방적인 결정을 내릴 수가 없다. 

이외 실업급여를 포함한 노동권과 보편적 복지제도의 발전 단계에서도 독일과 한국은 차이가 매우 크다. 우리나라는 아직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중 독일 수준의 복지 선진국이 전혀 아니다.

홍 대표는 독일식 하르츠 개혁을 표방했다. (사진=자유한국다 제공)
홍 대표는 독일식 하르츠 개혁을 표방했다. (사진=자유한국당 제공)

홍 대표는 “피땀 흘려 노력한 여자 아이스하키 선수들의 출전 기회를 빼앗아 정부 방침이라는 명목으로 남북 단일팀을 강요하는 것이야말로 국가를 위해 개인이 희생하라는 전형적인 국가주의의 산물”이라고 비판했다. 이 문제는 문재인 정부가 너무 급하게 추진하면서 선수들과 충분히 소통하지 못 한 점 등 여러 논란이 있고 이낙연 국무총리의 실언까지 더해져 윤영찬 청와대 국민소통수석도 잘못을 인정한 바 있다. 

그럼에도 2011년 평창 동계올림픽 유치가 확정되고 7월7일 당시 여당이었던 한나라당 소속 의원들이 <2018 평창동계올림픽 및 장애인올림픽대회 지원 특별법>을 발의하고 통과를 주도했다는 점에서 내로남불의 측면이 크다. 당시 법안 발의에 이름을 올린 의원들은 권성동·김성태·김영우·김재경·유기준·윤상현·이군현 등 현 한국당 소속 의원들이 수두룩하다.

특별법 83조부터 85조를 보면 올림픽을 통한 남북화해와 한반도 평화증진을 위해 남북 체육교류 증진 및 남북단일팀 구성에 관한 규정을 두고 있다. 적어도 홍 대표가 이 지점을 염두에 두고 문재인 정부의 성급함을 지적한다면 그 진정성이 믿어질 수 있을 것이다.

홍 대표는 좌파 사회주의 개헌을 막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사진=자유한국다 제공)
홍 대표는 좌파 사회주의 개헌을 막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사진=자유한국당 제공)

개헌 문제에 대해서는 홍 대표의 뻔뻔함이 도를 넘어선 측면이 크다. 홍 대표는 문재인 정부가 자유민주주의의 ‘자유’를 삭제해 개헌을 시도한다고 주장했고 이는 “북한의 공식 명칭이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이듯 자유가 빠진 민주주의는 북한과 다를 것이 없다”고 밝혔다.

이어 국민은 정권 교체만 허락했는데 정부가 “체제 교체를 시도”하고 있다며 “자기들끼리 만든 사회주의 헌법을 통과시키기 위해 졸속으로 지방선거에 얹어서 투표를 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특히 “각 지역의 통장들을 동원해서 개헌 서명을 받는 관제 개헌까지 밀어붙이고 있다”며 근거없이 의혹제기까지 했다.

일단 공약 철회는 너무 많이 거론됐기 때문에 그냥 넘어가더라도 지난 3일 개헌특위 자문위가 국회에 제출한 권고안은 더불어민주당의 개헌안이 아니고 문재인 정부의 개헌안도 전혀 아니다. 개헌특위 위원장은 지난해 1월5일 이주영 자유한국당 의원이 맡았고 한나라당 원내대표 출신의 김형오 부산대 석좌교수가 공동자문위원장을 맡았다.

홍 대표는
홍 대표는 선별적 복지정책을 천명했다. (사진=자유한국당 제공)

관련해서 우원식 원내대표는 4일 “한국당 출신 전 국회의장이 공동위원장을 맡고 있는 자문위의 권고안이 사회주의 개헌안이라고 주장하는데 자가당착의 극치”라고 비판했다. 이어 “시비거리로 삼는 권고안의 내용은 두 달 전 국회 홈페이지에 공개됐고 한국당 의원이 참석한 회의에서 보고된 내용”이라고 꼬집었다.

한편, 이날 기자회견에서 홍 대표는 자유롭게 기자들의 질문을 받겠다고 했지만 곤란한 질문이 나올 때마다 부적절한 발언을 해 논란을 샀다. 

김현 더불어민주당 대변인은 22일 논평을 내고 “<그건 대답하지 않겠습니다> <그건 본인한테 물어보시죠> <세상에 그런 질문이 어딨습니까> <앞으로 그 질문은 하지 마세요> 검찰 포토라인에 선 피의자가 쏟아지는 기자들의 질문에 손사래를 치며 황급히 받아친 답변이 아니”라며 “신년 기자회견을 마치고 자유 질문을 받겠다던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가 기자들 질문에 면박과 망신을 준 답변”이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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