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살·교통사고·산업재해 3대 사망 원인을 분석해 허무한 죽음 막는다

[중앙뉴스=박효영 기자] 전국민이 세월호 참사를 목격한 뒤 문재인 정부가 출범했지만 여전히 대형 참사는 지속되고 있다. 영흥도 낚싯배 참사·제천 화재 참사·2017년 타워크레인 사고 사망 17명 등 커다란 사고 뿐만이 아니라 자살과 교통사고도 꾸준히 발생하고 있다.

관련해서 문재인 대통령은 10일 신년 기자회견에서 “(재해와 사고에 대해) 모든 게 대통령과 정부의 책임인 것 같아 마음이 무겁다”며 “새해에는 안전한 대한민국을 만드는데 온 힘을 다하겠다”고 발언했다. 특히 “일회성 대책이 아니라 상시적인 대응이 가능하도록 시스템을 정비하고 2022년까지 자살예방·교통안전·산업안전 등 3대 분야 사망자를 절반으로 줄이겠다고 목표”를 세웠다. 

문 대통령의 발언에 대한 구체적인 프로젝트가 발표됐다. 이낙연 국무총리는 23일 국무회의를 주재하고 ‘국민생명 지키기 3대 프로젝트’를 확정했다.

이낙연 국무총리가 23일 세종시 세종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정부업무보고(국민안전 국민건강확보)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국무총리실 제공)
이낙연 국무총리가 23일 세종시 세종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정부업무보고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국무총리실 제공)

자살, 교통사고, 산업재해는 국민 누구나 피부로 느끼는 사망 원인 1순위다. 2016년 기준 사망자 수는 자살(1만3092명)·교통사고(4292명)·산재사고(969명) 합계 1만8353명으로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기준 최하위권인 것으로 나타났다. 

홍남기 국무조정실장은 정부 부처간 협력을 통해 “자살예방 국가행동 계획·교통안전 종합대책·산업재해 사망사고 감소대책을 세우고 자살자수 30%, 교통사고 사망자수 50%, 산업재해 사망자수 50% 감축을 목표로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홍남기 국무조정실장이 정부 세종청사에서 3대 프로젝트를 브리핑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홍남기 국무조정실장이 정부 세종청사에서 3대 프로젝트를 브리핑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이를 위해 홍 실장은 “국무조정실 주도로 관계부처 차관이 참여하는 컨트롤 타워로서 ‘점검협의회’를 운영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따라서 정부는 안전기술 개발에 지원을 확대하고 산업안전 감독관을 증원하는 등 안전 투자를 대폭 늘리게 된다.

‘과학적’ 접근으로 자살 예방

정부는 “Action Plan(실행계획)”으로 2022년까지 인구 10만명당 자살률 17명, 연간 자살자 수 1만명 이내로 줄이겠다고 목표를 세웠다. 

이를 위해 자살예방의 실효성 차원에서 경찰 수사자료를 적극 활용한다. 최근 5년간 발생한 자살자 7만명을 전수조사 해 자살의 원인과 지역별 특성 등 여러 카테고리로 정밀 분석해 자살의 유형에 맞는 구체적 예방 계획을 수립한다는 설명이다. 

홍 실장은 “고위험군 발굴체계 보강·집중 발생지역 감시체계 마련·자살유형 및 자살경로 파악과 차단방안 마련” 등을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자살의 진행과정에 따라 고위험군을 사전에 발굴해 적극 개입 관리하고 자살 시도자의 사후관리에도 신경쓰겠다는 방침이다. 이와 관련 응급실기반 자살시도자 사후관리 사업을 확대 실시하고 올해 사무소를 52개소로 확대한다. 

또한 정신건강사례관리시스템(MHIS)을 구축해 상담수요자를 찾아가는 ‘마음건강버스’도 운영한다. 추후 신설될 보건복지부 자살예방정책과가 관련 모든 실무를 담당하는 사무국으로서 역할을 방침이다.

‘보행자 중심’의 도로 개편으로 교통사고 줄인다

정부는 차량 중심의 도로통행체계를 사람 중심으로 전환해 교통사고 사망자수를 오는 2022년까지 연 평균의 절반인 2000명 수준으로 줄이겠다고 목표를 세웠다. 

교통사고에서 보행 중 사망 비중이 40%로 가장 높은데 보행자 우선도로가 늘어나고 도심 도로의 제한속도가 현행보다 10km 낮아진 50km로 강화된다. 운전자의 자연스러운 저속 운행을 유도하기 위한 굴절도로도 설치된다.

홍 실장은 “직업 운전인들의 피로도 누적에 따른 교통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사업용 차량 운전자의 안전운행 관행과 문화를 정착하겠다”며 “화물차 차령(연식)제도와 화물운전자 자격유지검사제도를 도입하고 과적차량 합동단속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운전면허 시험도 좀 더 체계적으로 개편된다. 1종과 2종 면허의 합격기준은 80점으로 상향되고 면허 적성검사를 받을 때마다 교통안전교육이 실시된다.

원청과 발주자의 책임 강화로 산업재해 줄인다

산업재해 사망자 수는 2022년까지 500명 이하를 목표로, 정부는 발주자의 공사단계별 안전관리 의무를 법제화하고 원청에게 하청노동자의 안전관리 책임을 부여하는 장소를 확대한다. 법률이 마련되기 이전에도 공공 발주사업에 한해서 산재 예방 노력을 평가에 반영하는 모델을 정립하기로 했다. 

더불어 노동자 작업중지권 요청제도를 실질화 해 ‘작업중지 요건’을 명시하고 위험상황 신고를 활성화할 방안도 마련된다. 예컨대 하청 노동자가 발주청에 직접 위험상황을 신고하는 ‘Safety call’ 직통 제도가 자리잡도록 한다는 방침이다. 

특히 산재 사망사고의 65%를 차지하는 건설·조선·화학·금속·기계제조 분야 등은 특성별로 집중 관리된다. 건설업의 경우 착공 이전부터 시공까지 단계별로 위험요인을 특정해 체계적으로 관리된다. 이동식 크레인이나 건설기계 장비는 후방 확인장치와 같은 안전장치 설치를 의무화하고 안전검사도 한층 더 강화된다.

기업의 안전관리 투자를 유도하기 위해 안전 우수기업을 평가하고 인센티브(산재보험료 인하 등)를 제공함과 동시에 안전 부실기업은 더 많은 제재(사망사고 발생시 징역형에 하한형·법인 벌금형 가중)를 받게 된다. 

국민생명지키기 3대 프로젝트 점검협의회 조직도. (자료=국무조정실 제공)

한편, 국무조정실은 3대 분야에서 국민들이 실질적인 변화를 체감할 수 있도록 부처별 이행 단계를 상시 점검하고 관리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점검 결과에 따라 국무총리 주재 ‘국정현안점검조정회의’에 필요한 사항을 의제로 상정해 지속적으로 보완수정을 하는 등 범정부 차원에서 의지를 가지고 신경쓰겠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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