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인 충남문학관 관장 / 작가
이재인 충남문학관 관장 / 작가

[중앙뉴스=이재인] 신문에 칼럼을 몇 번 쓰는 계기로 농민 독자한테 전화가 왔다. 자신이 건의 사항을 써 보내도 반응이 없으니 대신 공적인 간행물에 자신의 이야기를 써달라는 요청이 곡진했다.

이 농민 독자는 자신이 농사지은 벼를 도시인한테 맛있고 신선한 쌀로 만들어 보급하고 싶다고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수확한 벼를 빨리 말려야 하지만 건조시설이 부족하여 많은 애로가 있다는 주장이다.

벼를 수확해도 건조장이 부족하여 1톤 마대에 젖은 벼가 며칠씩이나 기다리게 되어 벼가 뜨거나 변질되어 쌀은 2등급이나 3등급으로 추락한다는 것. 그럼에도 농정당국은 이 같은 사태를 방치하고만 있으니 분통을 터트리게 된다는 것이다.

이러한 문제점에 대해 필자가 직접 여러 농민들로부터 불만을 들었던 터였다. 이런 농민의 고충과 불편을 농정당국은 수렴하여 금년도에는 민원이 해결되었으면 한다.

질 좋은 벼가 며칠씩 젖은 채로 대기하면 일 년 동안 애써지은 농사를 망치게 되고 그럼으로 인해 속이 새까맣게 타들어갈 수밖에 없는 농심을 나는 직접 눈으로 보고 느끼고 아쉬워하기도 했다.

그러한 농민들의 선한 건의가 농정 당국에 접수되길 바란다. 모든 일은 시기와 시간을 넘기게 되면 망치게 된다. 특히 농산물이나 수산물에는 적극적인, 그리고 선제적 대비가 마련되어야 한다.

가을 추수 벼는 대략 20일 사이에 수확하고 건조되어야 하는데 벼 건조장이 부족하여 벼가 변질되는 사태가 보면서 과연 우리 스스로 선진국의 농정이라고 하기에는 무엇인가 개운 찬은 기분이다.

농민이 신선하고 청결하게 지은 벼를 신선도 높게 처리된다면 외국에 수출해도 경쟁력이 있을 것이다. 지금 밥상머리에서 밥맛이 없다고 한다면 변질된 벼가 쌀로 된 것이라고 하여도 허풍은 아닐 것이다.

이번 가을에 대비하여 벼 건조장을 늘려 나아가는 농정당국에 간곡한 민원을 다시 한 번 제기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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