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배의 장광설] 신당(新黨)이 사는 길
[김경배의 장광설] 신당(新黨)이 사는 길
  • 김경배 기자
  • 승인 2018.01.26 1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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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배 편집국장
김경배 편집국장

[중앙뉴스=김경배] 국민의당이 결국 분당의 수순으로 접어들었다. 한지붕 두살림을 하고 있는 모습이 왠지 낯설지만은 않다. 과거에도 비슷한 사례가 종종 있어왔기 때문이다. 사실 한국 정당사에 있어 분당과 합당은 주로 야당의 전유물이었다.

반면 강력한 영향력을 가진 대통령이 소속된 여당은 상대적으로 분당의 경우가 드물다. 한국정당의 뿌리는 자유당과 민주당에서 출발한다. 자유당은 박정희 정권의 공화당과 전두환 정권의 민정당 3당 합당으로 탄생한 민자당, 이회창시절의 한나라당을 거쳐 새누리당, 그리고 자유한국당으로 전이된다.

민주당 계열은 김병로(金炳魯)·조병옥(趙炳玉) 등의 조선민주당(朝鮮民主黨)과 허정(許政)·윤보선(尹潽善) 등의 한국국민당(韓國國民黨), 그리고 김성수(金性洙)·송진우(宋鎭禹) 등의 대한민국 임시정부 환국환영 국민대회 준비위원회가 결집된 한국민주당에서 출발하여 현 집권여당인 더불어민주당으로 이어지고 있다.

이러한 과정에서 가장 큰 사건으로는 민자당의 탄생을 들 수 있다. 집권 여당인 노태우 대통령의 민정당과 야당이지만 여권과 성향이 가까운 김종필의 신민주공화당은 그렇다 치더라도 그동안 민주화운동을 펼쳐온 김영삼의 통일민주당의 합류는 가히 충격적이었기 때문이다.

정당설립의 목적이 정치에 대한 이념이나 정책이 일치하는 사람들이 모여 정치적 이상을 실현하기 위한 것이라는 점에서 볼 때 김영삼과 통일민주당의 이념과 정강정책은 도저히 노태우와 민정당과 어울리지 않는다는 점에서 정치공학적 계산에 의한 합당인 것이다.

최근의 한국정치를 살펴보면 진보 쪽의 경우 민주당과 국민의당이 있으며 반대편에는 자유한국당과 바른정당이 존재한다. 국민의당은 민주당에, 바른정당은 한국당에 뿌리를 두고 있음을 국민 대다수는 알고 있다.

그런 점에서 진보와 보수라는 상반된 쪽에 가치를 두고 있는 양당이 합당한다는 그 자체만으로도 이슈거리이다. 정치공학적 접근인지 아니면 대구와 광주를 대표하는 지역 간 연합인지 지켜볼 필요가 있는 것이다.

물론 국민의당 호남출신의원들은 대부분 이 통합에 참여하지 않고 따로이 민주평화당을 창당한다고 한다. 어찌 보면 민주당계열의 다소 보수성향의 인사들과 구여권쪽의 다소 진보성향 인사들의 조합으로 볼 수도 있다.

하지만 과거의 예를 들어볼 때 중소정당이, 그것도 전혀 성격이 다른 정당이 합당을 하여 성공한 경우는 거의 없다. 그들의 주장처럼 진보와 보수를 아우르는 정당으로 한국정당사에 자리매김할지 지켜보면 안다.

그렇다면 과연 신생정당이 살아남을 방법은 무엇일까? 그것은 그들만의 이익이 아닌 국민의 이익과 목소리를 대변하는 정당이라는 점을 국민에게 보여줄 때 가능하다. 그래야 국민의 지지를 받고 그 지지 속에 새로운 대안세력으로 자리 잡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우선 자기희생이 필요하다. 합당과 분당이 정당성을 얻으려면 최소한 그 당사자들은 장렬히 산화해야 한다. 유승민 대표가 대구시장에 안철수 대표가 광주나 부산시장에, 박지원 전 대표가 전남지사에 천정배 전 대표가 광주시장에 정동영 고문이 전북지사 선거에 나서야 한다.

그들에게 국회의원 빼지는 중요하지 않다는 것을 국민에게 보여주어야 한다. 권력에 욕심도 없으며 오로지 국민을 위한 선택이었음을 보여주어야 한다. 사실 그들은 이미 대통령 빼고는 할 것은 다 해보지 않았는가.
 
지는 싸움인지 뻔히 알면서 기득권을 버리고 사지에 뛰어들어 자신을 희생할 때 그래야 대의를 얻을 수 있다. 생즉필사 사즉필생(生卽必死 死卽必生). <오자병법>의 치병(治兵)편에 나오는 이 말은 이순신 장군이 명랑해전을 앞두고 한 말로 유명하다.

“살려고 하면 죽고 죽으려고 하면 산다.”
새로운 정당이 살려면 그들이 죽어야 한다. 과연 그들은 이러한 용기가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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