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수현 대변인 충남지사 출마 준비로 사퇴, 국정농단 보도의 가장 큰 공로자, 문 대통령 지지자들에게 애증의 존재인 한겨레 출신 

[중앙뉴스=박효영 기자] 박수현 청와대 대변인이 충남지사 선거 출마를 준비하기 위해 2주전 사의를 밝힌 가운데 후임으로 김의겸 전 한겨레 신문사 기자가 내정됐다.

김의겸 기자는 한겨레에서 28년 동안 언론인 경력을 쌓았다. (사진=김의겸 내정자 페이스북)
김의겸 기자는 한겨레에서 28년 동안 언론인 경력을 쌓았다. (사진=김의겸 내정자 페이스북)

윤영찬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29일 브리핑을 통해 김 내정자에 대해 “통찰력과 전문역량을 증명한 언론인 출신으로 기획력과 정무적 판단이 탁월하다”고 평가했다. 특히 “글 잘쓰는 언론인으로 정평이 나있다”며 김 내정자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냈다. 

김 내정자는 2016년 국정농단 정국에서 가장 공로가 큰 언론인들 중에 하나였다. 

2016년 7월 TV조선이 최초로 미르·K재단 의혹을 보도한 이후 한겨레신문사는 언론사로서는 가장 먼저 국정농단 특별취재팀을 구성했고 ‘최순실’이라는 이름을 수면 위로 끌어올렸다. 당시 이성한 전 미르재단 사무총장을 만나 최씨가 비선모임을 운영해 청와대 문건을 받아봤다는 사실을 폭로하기도 했다. JTBC의 특별취재팀도 한겨레의 집중 보도를 통해서 고영태 전 더블루K 상무와 이 전 총장을 취재할 수 있었고 결국 더블루K의 서울 사무실을 찾아가 태블릿 PC 특종 보도를 할 수 있었다.

한겨레가 당시 최순실 측근이 K재단의 이사장으로 있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캡처사진=한겨레 지면 PDF)
한겨레가 당시 최순실 측근이 K재단의 이사장으로 있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캡처사진=한겨레 지면 2016년9월20일 PDF 파일)

한겨레 특별취재팀이 국정농단의 포문을 열게 된 셈인데 당시 팀을 이끌었던 사람이 바로 김 내정자다. 김 내정자는 특별취재팀장을 맡아 관련 취재를 진두지휘했고 그 공로를 인정받아 한국기자협회 주최의 ‘한국 기자상’ 대상을 수상했다.

한겨레는 진보 언론이지만 문재인 대통령 지지자들 사이에서는 애증의 존재다. ‘한경오(한겨레·경향신문·오마이뉴스)’라는 구호가 있을만큼 문 대통령 지지자들은 노무현 전 대통령의 죽음을 초래했던 보수 언론 조중동(조선·중앙·동아)의 편향적 보도를 한경오도 그대로 따라했다는 판단을 하고 있다. 

조기숙 이화여대 교수(참여정부 홍보수석 출신)는 그런 내용을 설명하는 책 <왕따의 정치학>을 저술했고, 지난해 5월 대선 직후에는 그런 갈등을 배경으로 안수찬 전 한겨레21 편집장의 “덤벼라 문빠들” 논란이 더욱 심화되기도 했다. 

조기숙 교수가 쓴 왕따의 정치학. (캡처사진=위즈덤하우스)
조기숙 교수가 쓴 왕따의 정치학. (캡처사진=위즈덤하우스)

때문에 문 대통령 지지자들 입장에서는 청와대의 이번 인선에 기대반 우려반의 반응을 보이고 있다. 전북 군산의 호남 태생에 28년차 언론인 출신인 김 내정자가 어떤 활약을 보여줄지 그래서 국민들과 문 대통령 지지자들에게 어떻게 비춰질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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