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길호 본지 편집위원
정길호 편집위원

[중앙뉴스=정길호] 산업사회 초기에는 공급자 위주의 제도 및 활동으로 소비자의 피해가 발생하였다.

소비자들은 생산자에 비해 상품이나 서비스에 대한 정보 부족과 피해에 대비한 대응 역량이 부족해서 생기는 현상이었다. 따라서 공급자 윤리와 마찬가지로 이에 상응하는 소비자의 권리가 주목 받는 계기가 된 것이다.

1962년 미국의 케네디 대통령이 발표한 소비자보호 특별 교서에서 안전의 권리, 알 권리, 선택의 권리, 의견을 말할 권리 등 소비자의 4개 권리를 말했다. 산업사회에서는 소비자의 상품 지식의 부족, 기업의 허위 과장 광고, 불량 상품의 증가 등은 정보가 취약한 소비자의 피해를 증가시키는 결과를 초래한다. 

이러한 피해를 막기 위해서는 상거래 활동에서 소비자를 보호하고 존중하는 활동을 전개해야 한다. 우리나라 소비자 보호법 제3조에도 안전할 권리, 정보를 받을 권리 등 8개의 소비자 권리가 명시되어 있다.

4차산업혁명 시기에 소비자의 권리 측면에서 문제점과 부작용은 무엇이며 이것에 대한 정부나 산업계 그리고 소비자 관련 단체들의 해결 차원의 활동에 대해 알아보고자 한다.

“새로운 문명 시대가 도래하여 인간의 삶은 편리하고 풍요로워진 반면에 소비자 선택권리가 상실될 수도 있는데 소비자는 자신에게 그 기술이 필요한지 아닌지를 결정하기도 전에 이미 그 기술을 사용할 수밖에 없다”라는 프랑스의 역사학자이자 사회학자인 자크 엘륄의 말은 우리에게 시사 하는 바가 크다.

4차 산업혁명의 한가지인 3D프린팅 산업은 다양한 제품 제작, 다품종 소량생산, ‘DIY(Do it Yourself·소비자가 직접 제작하는 제품), 1인 맞춤형 생산, 의료계, 프린팅 대행 산업, 더 나아가 자신들의 요구를 기업 활동에 반영토록 하는 프로슈머(Prosumer)를 만든다는 긍정적인 측면 이면에 지적 소유권 침해 등 소비자 문제 발생이 예고되어 있기도 하다. 

3D프린팅 기술의 오·남용으로 무기 복제 등이 수월해지고 유전정보 관련 문제점도 예상할 수 있다. 이러한 문제점에 대한 대책을 마련하고자 다양한 활동들이 논의되고 있다.

지난해 3월 14일 4차산업혁명 디지털시대를 맞아 소비자 보호와 소비자문제 해결방안을 모색하는 광주소비자연맹 주관으로 개최된 토론회가 광주시청에서 열렸었다.

발제에 나선 전남대 신문방송학과 주정민 교수는 "4차산업혁명 시대는 소비자의 개성과 취향을 고려한 제품생산과 소비환경이 구축될 것"이라며 "이에 따른 소비자문제는 복잡 다단화 하면서 전문화 될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많은 전문가들은 4차산업혁명 시대에는 소비자의 개인정보 보호에 대한 대책을 강구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개인정보의 이용과 프라이버시권 보호에 대한 문제로서 정보통신기술(ICT)을 활용해 소비자의 경험 및 데이터 중심의 서비스에서 소비자 정보의 “개인형, 맞춤형 서비스가 활성화되는 환경에서 개인정보를 수집하고 활용할 때 개인의 인격권과 사생활 침해 등의 문제가 야기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상과 같이 4차산업혁명시대의 소비자 권리 보호 차원에서 새롭게 대두된 문제점과 이와 관련하여 전문가들은 한 목소리로 소비자문제 해결을 위한 대안마련이 시급함을 역설하고 있다.

우선, 상거래 유형에서 예상되는 안전, 보안 등의 소비자문제를 사전 점검할 필요성이 있다. 그 이전까지 경험해보지 못한 소비생활의 불확실성이 증가하고 이에 따른 새로운 소비자 문제가 발생할 수가 있다. 문제해결을 위한 다양한 전문가들의 활동이 문제 발생 시점 기준, 사전·사후 모두 요구된다.

또한 소비자 안전 관련하여 명확한 책임소재를 규정할 가이드라인 제정의 필요성이 대두된다. 소비자보호방안으로 이용약관을 살펴보고 신설 조항 제정 및 기존 조항들의 개정 등의 활동을 통해 소비자분쟁 해결 기준에 해당하는 업종 추가와 해결기준을 마련하여 위해사고 발생에 대비해야 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민(民)과 관(官)의 협력 방안이다.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소비자 문제는 끊임없이 발생하는 것은 물론 새롭고 복잡해져서 이를 정부가 혼자서하거나 법으로만 규율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

따라서 새롭게 대두되고 예상되는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한 범정부 차원의 주무 부처 지정과 전문가를 활용하고 민·관 전문가로 구성되는 TF팀 활동을 통한 대책과 정책 대안을 수시로 만들어내는 유연한 대응책이 필요한 시점이라 하겠다.

▲ 정 길 호
    前 사)기업소비자전문가협회 회장
    현, (주)LG강남CS센터 대표
    본지 편집위원 겸 칼럼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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