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조건부 사퇴론’, 백의종군 아니다
안철수 ‘조건부 사퇴론’, 백의종군 아니다
  • 박효영 기자
  • 승인 2018.01.31 14:5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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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재파가 통합에 합류하면 2월13일 통합 이후 대표직 사퇴 의사, 유승민 안타까움 표현

[중앙뉴스=박효영 기자]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통합 이후 백의종군하겠다고 공언한 것에 대해 구체적인 시점과 조건을 제시했다. 다만 당대표직을 조건부로 내려놓겠다는 차원의 의미라서 실질적인 백의종군은 아니다. 안 대표는 지난해 12월20일 전당원 투표를 선언하면서 통합 완료 이후 백의종군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안 대표는 31일 오전 국민의당 최고위회의에서 “중재를 위해 애써주시는 분들이 함께 한다면 2월13일에 통합신당 창당을 완결시키고 대표직에서 물러나겠다”고 거취를 표명했다.

안철수 대표가 31일 오전 최고위회의에서 조건부 사퇴론을 제시했다. (사진=박효영 기자)
안철수 대표가 31일 오전 최고위회의에서 조건부 사퇴론을 제시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안 대표는 “사퇴를 만류한 많은 분들에게 양해”를 구하면서 “사퇴가 더욱 많은 분이 함께하는 통합을 위한 것이라면 그 선택을 기꺼이 하겠다”고 통합 성공을 위한 결단임을 강조했다.

물론 안 대표가 통합 이후에 완전히 손을 떼겠다는 것은 아니다. 손학규 국민의당 상임고문보다 한층 더 실질적인 역할을 원외에서 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안 대표는 “리베이트 의혹 때 책임지고 뒤로 물러나 있던 때와는 다르다”며 “직위와 관계없이 전면에 나서서 제가 할 수 있는 모든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 단서를 붙인 것은 지방선거에서 역할을 하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구체적으로 현재 서울시장 후보군 여론조사에서 박원순 시장에 이어 유승민 바른정당 대표가 2위를 기록하고 있는데, 안 대표가 유 대표의 지지를 받아 서울시장에 출마하거나 유 대표가 출마하고 안 대표가 총괄 선거대책위원장을 맡을 수 있다는 시나리오가 제기되고 있다.

안 대표는 “지난 8월27일 당 대표가 되면서 광야에서 쓰러져 죽을 수 있다는 결연한 심정으로 제2창당의 길 대안 야당의 길에 나서겠다고 말한 적이 있다”며 지방선거에서 뭔가 빅딜이 이뤄질 수 있음을 암시했다.

유승민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에게 안 대표의 조건부 사퇴론에 대해 “안타깝다”고 입장을 밝혔다. 유 대표는 “통합신당의 성공을 위해 함께 책임져야 한다는 생각에 변함이 없다”고 말했다. 

사실 유 대표가 그동안 안 대표에 제안했던 공동대표론과 관련 안 대표가 공식 직함을 맡게 되지 않아 유 대표의 입장에서 아쉬울지 모르지만, 이날 발언은 중재파를 포용하기 위한 조건부 사퇴론을 천명한 것이고 또 하나의 단서로 역할을 하겠다고 밝힌 것을 봤을 때 유 대표의 입장을 신경쓴 것으로 풀이된다. 

최경환 의원은 민평당이 원내 교섭단체가 될 수 있다고 자신감을 보였고 안 대표의 조건부 사퇴론을 두고 "공동대표 돌려막기"라고 표현했다. (사진=박효영 기자)
최경환 의원은 민평당이 원내 교섭단체가 될 수 있다고 자신감을 보였고 안 대표의 조건부 사퇴론을 두고 "공동대표 돌려막기"라고 표현했다. (사진=박효영 기자)

최경환 의원(민주평화당 대변인)도 국회 정론관에서 브리핑을 마치고 기자들에게 “유승민 대표 달래기를 한 것이고 스스로 역할을 하겠다고 말했다”며 “카드 돌려막기는 들어봤어도 공동대표 돌려막기는 처음 들어본다”고 비평했다. 

박지원 의원도 페이스북을 통해 “조건부 사퇴는 중재파를 향해 유승민 대표와 공동대표를 하라고 제안한 것”이라며 “지방선거 선대위원장으로 전면에 서겠다는 의지의 표현으로 보이고 한마디로 눈 가리고 아웅”이라고 비평했다. 

최 의원도 공식 논평으로 “안철수식 꼼수”라 규정하고 “중재파 전원의 참여를 전제로 사퇴한다는 것은 사실상 중재파의 입장을 거부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는 “중재파 유인책으로 민평당에 합류하지 못 하도록 붙잡아 두겠다는 시간벌기”라는 것이다. 

이어 “중재파의 요구는 거절되었다”며 “중재파 의원들의 현명한 결단”을 당부했다.

안 대표의 조건부 사퇴론도 결국 중재파 합류를 위한 전략인 것인데 최 의원은 민평당 차원의 중재파 설득 노력을 적극적으로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최 의원은 구체적인 설득 전략이나 중재파의 반응을 설명하지 않았지만 “그분들도 모두 국회의원이니까 생각이 다 다르고 매일 전화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나도 어제 초선 의원들과 전화했다. 송기석 의원과 같은 경우(무조건적인 통합파가 아니라는 신중론)도 어제 통화했는데 힘든 발언을 해주셨다”고 밝혔다. 

최 의원은 민평당이 원내 교섭단체가 될 수 있을 것 같냐는 질문에 “그럴 수 있다고 본다”며 “(질의응답을 마치고 떠나며) 민주평화당 파이팅!”이라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중재파 의원들은 이날 개별적인 행보를 하지 않고 공동행동을 할 것이고 다음날 일단 모이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한편, 안 대표는 “통합을 끝내 반대하는 분들과는 뜻을 함께하지 못해 헤어질 수밖에 없게 됐고 이 부분은 당 대표로서 책임을 통감한다”고도 말해 통합 추진과정에서 소통하려는 노력이 부족했다는 평가에 대해 인정한 것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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