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제원 “서 검사의 피눈물로 정치공세 말라” ·· 정치공세론 설파 
장제원 “서 검사의 피눈물로 정치공세 말라” ·· 정치공세론 설파 
  • 박효영 기자
  • 승인 2018.02.01 21:1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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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당의 개혁성 강조하면서 민주당의 후안무치한 태도 맹공격, 최교일 의원의 변명

[중앙뉴스=박효영 기자] “그걸 최고위회의에서 얘기할 주제인가”라고 장제원 자유한국당 수석대변인이 되물었다. 

현직 검사가 실명과 얼굴을 드러내고 대한민국에서 가장 잘 나가는 방송사의 최고 언론인과 인터뷰를 했고 성추행 피해 사실을 폭로했다. “역사적인 인터뷰”라는 김어준 딴지일보 총수의 표현처럼 세상이 발칵 뒤집혔다. 

장제원 의원은 서 검사의 호소를 정치공세하지 말라고 적극 주장했다. (사진=박효영 기자)
장제원 의원은 서 검사의 호소를 통해 정치공세하지 말라고 적극 주장했다. (사진=박효영 기자)

2010년 성추행 사건의 가해자로 지목된 안태근(당시 수원지검 여주지청장) 전 법무부 검찰국장 뿐만 아니라 사건을 무마하고 은폐시킨 당사자로 최교일 자유한국당 의원(당시 법무부 검찰국장)이 의혹의 중심에 서면서 논란은 눈덩이처럼 커졌다.

이효경 경기도의원(더불어민주당), 조규영 서울시의원(민주당), 경찰로 근무하다 <뉴스타파>로 이직한 임보영 기자 등 여성들이 성희롱 피해 사실을 고백하고 ‘미투 캠페인’에 동참하는 등 후폭풍이 이어지고 있다.

서지현 검사(통영지청)가 1월29일 저녁 jtbc <뉴스룸>에서 성추행 사실을 폭로하자마자 온 사회가 떠들썩해졌고 다음날 바로 정치권이 반응했다. 

박경미 더불어민주당 부대표는 30일 오전 원내대책회의에서 “성폭력 피해 사실을 밝히는 것이 결코 쉽지 않았을 서 검사의 용기 있는 선택에 박수를 보낸다. 지난 8년 동안 피해 당사자가 아니라면 그 누구도 쉬이 헤아리지 못할 고통의 시간을 보낸 서 검사에게 따뜻한 위로와 응원을 전한다”고 말했다.

박인숙 정의당 여성위원장도 이날 11시 국회 정론관에서 “이번 사건을 시작으로 용기 있는 한 개인의 작은 물결이 큰 파도가 되기를 바라고 정의당은 옆에서 함께할 것을 약속한다”면서 미투 캠페인을 제안하고 셀카를 찍어 바로 SNS에 올려 실천으로 옮겼다. 

이후 국민의당·바른정당까지 모든 정당들이 30일 하루 안에 논평과 기자회견을 통해 격려와 철저한 진상규명을 촉구했다. 딱 하나 자유한국당을 빼고. 

물론 국민의당 반통합파가 결성한 민주평화당도 30일에 관련 논평을 내지 않았는데. 민평당은 아직 공식 정당으로 출범하지 않았고 창당준비위원회 체제에서 원내 정당의 정상적인 대변인단을 꾸릴 수 없는 상황이라 현안 논평에 제대로 신경쓸 수 없는 측면이 있다. 그럼에도 31일 “용기있는 고발에 지지와 응원을 보낸다”는 논평이 나왔다.   

한국당은 최교일 의원의 문제가 걸려 있어 내부에서 대응수위가 결정되지 않았는지 연일 조용하다가 31일 오전 신보라 원내대변인이 논평을 냈다. 사건의 파급력이 너무나 큰데 비해 한국당이 바로 입을 열지 않는 게 어색할 정도였다. 

신 대변인은 “자유한국당은 성범죄에 경종을 울리고 특히 갑질 성범죄가 근절될 수 있는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는데 적극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민주당이 정치공세 한다고 정치공세하는 일

기자들은 한국당 대변인들이 정론관에 오기를 기다렸다. 장 대변인은 기자들의 물음에 원론적인 차원에서 답변했다. 

장 대변인은 31일 15시20분 논평을 마치고 기자들과 만나 “그걸 최고위원회의에서 이야기해야 할 주젠가”라고 되물은 뒤 “(너무 화제가 되니까 안 하기 그렇지 않냐는 기자의 물음에) 내가 오늘 구두논평을 했다”며 “우리 사회에 뿌리깊이 내리고 있는 사회적 차별이나 불평등 이런 문화를 뿌리뽑는 계기로 만들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서지현 검사의 눈물을 정치적으로 이용한다거나 정치공세에 활용하는 것은 결단코 옳지 않다”며 “그게 어떻게 검찰 만의 문제겠느냐. 특히 이 문제를 가지고 공수처(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 도입으로 확대하는 건 그야말로 정치적 공세”라고 주장했다. 

장 대변인은 서 검사 사건의 근본적인 원인을 설명했고 그런 차원의 문제해결을 한국당이 잘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사진=박효영 기자)
장 대변인은 서 검사 사건의 근본적인 원인을 설명했고 그런 차원의 문제해결을 한국당이 잘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사진=박효영 기자)

장 대변인은 서 검사의 피끓는 호소를 정치공세로 가져가는 것을 강하게 경계했고 기자와 질의응답을 이어가다 민주당의 정치적 태도에 대한 문제제기로 나아갔다.

장 대변인은 이번 성추행 사태를 통해 검찰을 포함 이 사회 전체에 근본적인 문제를 개혁해나가는 것이 중요하다는 취지로 설명했다. 예컨대 선거연령 인하나 저소득층 이슈 등 개혁적인 조치를 통해 문제 해결을 추구하는데 한국당이 주도하겠다고 강조했다. 

문제는 아직 진상조사단이 제대로 조사에 착수하지도 않았는데 특정인(최교일 의원·이귀남 전 법무부장관)을 콕 집어 책임공방을 하는 것이 잘못됐고, 마찬가지로 무슨 사건이 터지면 민주당이 <모든 게 한국당 책임>이라고 몰아붙이는 태도를 비판적으로 보는 것이 장 대변인의 강조점이다. 

장 대변인은 “검찰이 조사한다는데 그 문제를 공방하지 말고 각 정당의 대변인들이 이름을 콕 집어서 마치 이 사람이 그렇다라고 규정하고 정치공세하는 것”은 잘못됐고 “정말 한 여성 검사가 이렇게 방송에 나와서 피끓게 얘기하는 것을 바로 받아가지고 정치공세로 활용하는 것은...”이라고 다른 정당들을 지적했다.

논의를 확장시키던 장 대변인은 “참 이 사람들(민주당)을 보면 밀양참사도 책임 떠넘기고 무슨 사건만 나면 한국당 책임이고 이 사람들 보면 진짜 후안무치한 X들이다”라며 민주당에 대한 분노의 마음을 숨기지 않았다.

서 검사 폭로 이후 파장이 매우 큰데 118석의 제1야당이 왜 다음날(30일) 관련 논평을 바로 내지 않고 오후에 있었던 의원총회에서조차 공개 발언으로 사건을 다루지 않았냐는 것이 기자의 물음인데, 장 대변인은 그 배경을 간단하게 설명하고 한국당의 개혁성을 어필하다가 이내 민주당 비판장을 방불케 하는 모드로 전환했다. 

한국당의 개혁성과 근본 문제 해결의지에 대한 강조 그리고 민주당의 정치공세적 태도를 서 검사 건과 연결해서 꼬집는 것은 인정할 수 있지만. 다른 모든 건을 끌어다 와 민주당을 맹공격하는 것은 스스로 경계한 정치공세적 태도를 서 검사 건을 역이용해 드러내고 있는 것은 아닌지 되짚어 볼 일이다.  

서 검사 사건으로 바로 공수처 도입을 주장하는 게 적절하지 않다는 지적은 그 자체의 입장으로 수용할 수 있지만 이를 시작으로 제천과 밀양 참사 등 각종 모든 것에 적용해 공격하는 태도는 또 다른 정치공세로 느껴질 수밖에 없다. 
  
장 대변인은 “(서 검사 건과 관련) 누구의 책임이냐는 식으로 정치에 이용하지 말라”고 말하다가 “제천참사도 마찬가지다. 이 사람들이 정치공세와 정치적 책임을 헷갈려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우리는 정권 물러가라는 말은 안 했다”며 “이 사람들은 조금만 터지면 이명박 물러가라고 했는데 그게 정치공세”라고 규정한 뒤 (김성태 원내대표도 내각사퇴 이야기하지 않았냐는 질문에) “내각사퇴가 정권 물러가라인가?”라고 반문했다.

장 대변인은 “우리가 문재인 대통령 물러가라고 한 적 있나?”라고 물으며 “이런 화재나 참사나 재난사고를 가지고 정권 물러가라고 하는 것이 정치공세고 정치적 책임이라는 것은 무과실 결과책임에 따라 어떤 참사가 나면 거기에 공직을 맡고 있는 사람이 도의적 책임을 지고 물러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두 달 안에 참사가 세 번이나 발생했는데 문재인 정부에서 누구하나 책임지고 사퇴하는 사람이 없고 만약 보수 집권 시기였다면 대통령 사퇴를 주장하고도 남았을 거라는 게 장 대변인의 주장이다. 

장 대변인은 “이 사람들은 책임 문제만 나오면 떠넘기고 면피하고 면탈하고 그걸 지적하는 거다. 두 달 안에 참사 세 번 일어났으면 우리보고 정권 물러가라고 했을 것”이라고 민주당을 비판했다.

최교일 의원은 언론 접촉을 극도로 피하고 있다. (캡처사진=JTBC 뉴스룸 2018년 1월31일)
최교일 의원은 언론 접촉을 극도로 피하고 있다. (캡처사진=JTBC 뉴스룸 2018년 1월31일)

한편, 은폐 의혹을 받고 있는 최교일 의원은 30일부터 하루 간격으로 자신의 페이스북에 입장글을 세 번 올려 억울함을 강조했다. 핵심 내용은 서 검사와 전혀 알지 못 하는 사이고 임은정 검사(서울북부지검 부부장검사)에게 왜 당사자가 가만히 있는데 문제제기하냐고 다그친 기억이 없다는 것이다. 

최 의원은 1일 “당시 김모 부장검사가 서지현 검사에게 문제제기를 할지 의사를 물었으나 서지현 검사는 고심 끝에 문제제기를 하지 않기로 결정했다”며 “임은정 검사는 법무부 감찰 검사에게 계속 문제제기를 했고 법무부에서 서지현 검사에게 성추행 피해 여부를 물었으나 서 검사는 그런 사실이 없고 감찰은 중단되었다”는 사실을 강조하고 은폐 의혹을 적극 부인했다.

이와 관련 박인숙 위원장은 기자와의 통화에서 “직장 내 성범죄의 큰 특징인 고용상의 불이익, 즉 권력형 성범죄를 전혀 모르고 하는 변명”에 불과하다면서 “최 의원의 모습은 한국사회에서 직장 내 성범죄가 발생했을 때 보여주는 전형적인 관리책임자와 같다”고 지적했다.

불이익이 두려워 문제제기하지 못 하고 감내하는 약자로서의 성범죄 피해자를 전혀 이해하지 못 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특히 “이후 서 검사가 인사상 불이익을 받은 걸로 봤을 때 피해당사자가 사건 직후에만 심리적으로 불안해서 문제제기하지 않았지 추후 여러 방면으로 목소리를 냈을 것”이라며 “그런 의미에서 최 의원의 해명은 맞지도 않고 변명 밖에 안 된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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