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배의 장광설] 동창(東廠)과 검찰, 그리고 공수처
[김경배의 장광설] 동창(東廠)과 검찰, 그리고 공수처
  • 김경배 기자
  • 승인 2018.02.02 14: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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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배 편집국장
김경배 편집국장

[중앙뉴스=김경배] 중국 명나라 때의 정보기관인 동창(東廠)은 세계 역사상 최초로 설립된 국가의 특무·정보기관이다. 

주로 반역죄를 다스리는 비밀경찰기관이었는데 동창의 우두머리인 동창장인태감(東廠掌印太監)에게는 전국 각지에 점조직 형태로 퍼진 15~16만 명의 수족들이 있었으며, 당시 지부가 조선에까지 설치되어 있었다고 하니 얼마나 방대한 조직인지 알 수 있다.

굳이 오늘날로 따지자면 다소 차이가 있을 수 있으나 미국 CIA나 구소련의 KGB, 이스라엘의 모사드, 영국의 M15, M16, 일본의 내각정보조사실, 중국의 국가안전부 그리고 우리나라의 국가정보원과 같은 조직이라 할 수 있다.
  
동창을 설치하게 된 원인은 정난의 변으로 조카 건문제에게서 제위를 빼앗은 영락제가 당시 건문제의 측근인 환관들에게 큰 도움을 받았던 점에 미루어 1420년(영락 18년) 동안문 북쪽에 환관을 수장으로 하는 동창을 설치하게 되었으며 이를 계기로 환관이 정사에 간여하게 된다.

동창은 사법기관을 거치지 않고 임의로 관리와 백성을 감시 감독하였는데, 정부의 관료, 사회 명사, 학자 등의 정치적 동향을 감시하였으며, 직접 형을 집행하기도 하였다. 특히 사법기관보다 수십 배나 가혹하였다고 한다. 그야말로 무소불위의 권력을 행사한 것이다.

하지만 동창은 황제 비선으로 행세하며 온갖 전횡을 일삼아 국가 기강이 문란해졌다.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과 비슷한 이치다. 더욱이 동창은 체포·신문·판결·처형 권한을 가진 초법적 기구였다. 죄가 있든 없든 동창에 끌려가는 사람은 반신불수가 되거나 죽기도 했다. 동창을 견제할 만한 기구나 세력이 없다보니 동창을 제어할 방법이 없었다.

권력구조라는 것은 시대를 초월해서 비슷하다. 우리나라의 경우 국가정보원이 지난 정권에서 국정농단의 주범으로 떠올랐다. 뿐만 아니다. 지난 29일 창원지방검찰청 통영지청 서지현 검사가 한 방송을 통해 법무부 고위 간부의 성추행을 폭로했으며, 검찰은 진상조사단을 꾸렸다.

서울신문과 서울대 폴랩(pollab)의 한규섭 언론정보학과 교수팀이 2017년 1월부터 12월까지 33개 공공기관의 신뢰지수(SPTI)를 도출했는데 검찰청은 0.36점으로 32위를 차지했으며 국정원은 0.02점에 그쳐 2016년에 이어 꼴찌를 면치 못했다. 부끄럽게도 대한민국 권력기관 두 축이 신뢰도 최하위를 기록한 것이다.
 
기실 모든 행정기관은 정기·비정기적으로 감사를 받고 있다. 독립기구인 감사원이 대한민국 모든 행정기관을 감찰하고 있다. 그런데 행정부처 가운데 유독 검찰만은 별도의 감찰 제도를 갖고 있다. 감사원의 감찰을 받는 것이 아니라 대검찰청 감찰본부에서 감찰을 담당하고 있는 것이다.

같은 식구 감싸기라는 비판이 나오는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때문에 고위공직자비리(범죄)수사처(이하 공수처) 설치문제가 꾸준히 제기되고 있으며 현재 국회에도 각 의원들이 발의한 공수처 설치 법안은 총 4건에 법무부 안까지 더하면 총 5건이 발의된 상태이다. 
 
공수처는 고위공직자 및 그 가족의 비리를 수사하고 기소하는 독립기관을 뜻한다. 검찰이 독점하고 있는 고위공직자에 대한 수사권·기소권·공소유지권을 공수처에 이양해 검찰의 정치 권력화를 막고 독립성을 제고하자는 것이 그 취지이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물론이고 국민의당 바른정당 정의당 등 야당과 국민의 80%에 달하는 국민들까지 공수처 설치에 찬성하고 있다. 반면 한국당은 아직까지 공수처 설치에 반대 입장을 분명히 하고 있다.

한국당에는 홍준표 대표를 비롯하여 유독 검찰출신 인사가 많다. 그러다보니 제 식구 감싸기 아니냐는 비난도 있다. 국민이 무엇을 원하는지 이제 그런 비난에서 자유로워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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