윗선 지시 "사건 인계 두달만에 종결해라"

[중앙뉴스=오은서 기자] 춘천지검 안미현 검사는 지난해 2월 강원랜드 채용비리와 관련해 부당한 외압을받은 사실을 지난 4일 MBC뉴스에서 공개했다. 

안 검사는 “지난 해 2월 강원랜드 채용비리 사건 인수인계를 받았는데 사건을 맡은 지 두달만인 지난 해 4월 17일 검사장님께서 보고서를 작성해달라고 하셨다”고 밝혔다. 

안 검사의 전임자는 강원랜드 최흥집 사장에 대한 구속영장 초안과 검사장이 지시한 보완사항을 꼼꼼하게 적은 메모까지 전달했지만 안 검사가 인계받은 지 불과 두 달 만에 당시 윗선에서 갑자기 사건 종결을 지시했다. 

안미현 검사는"사건 처리 예정 보고서였는데 당시 보고서는 결과가 불구속, 구속이 열려 있는 상태였다.

 

(사진=mbc뉴스 캡처)
안미현 검사가 강원랜드 채용비리와 관련해 상부지시와 함께 권선동 의원의 외압이 있었다고 전격 폭로했다. (사진=mbc뉴스 캡처)

검사장님이 그것을 가지고 김수남 총장님을 만나고 오신 뒤, 바로 그 다음 날 내일 인지를 해서 불구속하는 걸로 해라. 이렇게 지시를 했다”고 밝혔다. 

결국 대규모 채용비리를 저지른 당사자인 최흥집 전 사장이 불구속 기소됐다. 당시로선 이해할 수 없던 이 결정의 배경은 지난해 9월 재수사가 이뤄진 후에 실마리가 조금씩 풀렸다. 

재수사 과정에서의 압수수색으로 사건 종결 당시 권성동 법사위원장과 당시 모 고검장, 최흥집 사장의 측근 사이에 수많은 전화통화가 오갔던 정황이 확인됐다. 

안 검사는 강원랜드 채용비리 사건의 수사대상인 자유한국당 권성동 의원, 염동열 의원이 불편해한다는 이유로 권 의원과 염 의원, 현직 고검장의 이름이 등장하는 증거목록을 삭제 하라는 상관의 압력도 수차례 받았다고 지적했다. 

안 검사는 부장검사로부터 “대검에서 곤란해 한다. 권성동 의원과 염동열 자유한국당 의원이 매우 불편해한다”는 말을 들었고, 상부 지시와 함께 권 의원 측 외압도 있었다고 밝혔다. 

안 검사는 수사에 외압이 있었던 것에 대해 "채용비리 사건을 수사하는 과정에서 몇 가지 확인된 내용에 의하면 고검장과 권성동 의원이 관련된 것이 아닌가..."라고 덧붙였다.

지난 2013년에 발생한 강원랜드 채용비리 사건에 연루된 직원은 총 239명으로 5일부터  근무부서에 소속된 채 업무가 배제된다. 

한편 산업통상자원부는 채용비리에 연루된 직원들을 재조사해 부정청탁자와 부정합격자 사이에 퇴출시킬 만큼 밀접한 관계가 있는지 여부를 판단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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