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아 난민단체 '헬프시리아' 기획국장 압둘 와합..연극 '더 헬멧' 관람평 전해

 

사진 = 연극 "더 헬멧-Room’s Vol.1" 위-백골단, 아래-화이트헬멧좌측부터 이석준, 손지윤, 양소민, 이호영, 김도빈ㅣ 사진제공 (주)아이엠컬처
연극 "더 헬멧-Room’s Vol.1" 위-백골단, 아래-화이트헬멧좌측부터 이석준, 손지윤, 양소민, 이호영, 김도빈.(사진=(주)아이엠컬처 제공)

[중앙뉴스=윤장섭 기자] 어디서도 본 적 없는 혁신을 보여줄 연극<The Helmet(더 헬멧)-Room’s Vol.1>이 지난해 12월 대학로 아트원씨어터 3관에서 개막돼 많은 연극팬들로 부터 주목을 받고있다.

공연은 서울과 알레포 두개의 시공간으로 나누어 진행되며 이야기가 아닌 '공간의 구분'하는 것에서부터 출발한다. 같은 시간, 즉 같은 타임 라인에 있지만 다른 이야기로 양쪽에서 주고받는 대화와 음향을 통해 극이 이어지는 형식을 떠올렸다. 4개의 대본으로 이루어진 4개의 공연인 셈이다.

각 에피소드 안에서 룸 서울은 백골단(빅 룸)과 학생(스몰 룸)의 이야기, 룸 알레포는 화이트헬멧(빅 룸)과 아이(스몰 룸)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룸 서울에서 이들이 연기할 백골단은 1980년대와 1990년대, 사복 경찰관으로 구성되어 시위 군중들을 진압하고 체포하기 위해 구성된 사복 경찰 부대를 칭하는 말이다. 시위자들을 진압할 때, 흰색 헬멧과 청색 자켓 복장 때문에 백골단이라는 별칭으로 불렸다. 시위를 진압하는 과정에서 무자비한 폭력으로 시위대를 사지에 몰아넣은 그들은, 30년이 지난 지금도 국가 폭력의 상징으로 남아 있다.

또 룸 알레포에서 보여줄 화이트헬멧은 시리아 내전 현장에서 활동하는 민간 구조대를 말한다. 하얀 헬멧을 쓰고, 파괴된 현장에 출동하여 긴급 구조대 역할을 하는 자원 봉사자들이다.

2013년 시리아 알레포 지역에서 20여명으로 출발하여 지금은 3,000여명이 함께 하고 있는 국제 평화의 상징이기도 하다.

이렇듯 연극 <The Helmet(더 헬멧)-Room’s Vol.1>은 ‘하얀 헬멧’을 키워드로 펼쳐지는 이야기를 담았다. 같은 하얀 헬멧을 쓰고 있지만 헬멧에 담긴 두 가지 의미는 사람을 살리기 위해 쓰거나, 사람을 죽이기 위해 쓰는 서로 상반된 의미를 가지고 있다.

한편 시리아 난민들을 돕기 위한 단체 '헬프시리아'의 압둘 와합 기획국장이 연극 <The Helmet(더 헬멧)-Room's Vol.1>(이하 더 헬멧) 룸 알레포를 관람하고 난 뒤 에피소드를 전했다.
    

사진=연극 '더 헬멧', '헬프시리아' 기획국장 압둘 와합
사진=연극 '더 헬멧', '헬프시리아' 기획국장 압둘 와합

압둘 와합 국장은 10년 전 대한민국으로 유학을 온 시리아의 1호 유학생으로, 당시 시리아의 상황을 알리고, 모금을 통해 구호 물품을 시리아에 보내는 등 시리아를 위한 활동을 하며 '헬프시리아'라는 단체를 만든 장본인 이다.
 
연극 ‘더 헬멧'의 제작사인 (주)아이엠컬처는 압둘 와합 국장이 공연을 관람 한 이후 서면으로 전달 받은 그의 공연 관람 소감을 전했다. 압둘 와합 국장은 시리아가 아픔을 딛고 일어날 수 있기를 바라는 간절한 소망을 건넸다.

연극 관람에 앞서 압둘 와합은 연극‘더 헬멧’이 "최근에 자신이 관람한 영화 1987이 현재의 시리아 알레포의 상황을 흡사하게 묘사한 공연이라는 이야기를 듣고 시리아인으로서 궁금증을 가지고 공연을 보러오게 됬다고 밝혔다. 실제로 공연을 관람한 결과 "한국과 시리아는 언어와 문화 차이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배우들의 따뜻하고 열정적인 연기 덕분에 시리아인인 나 자신에게도 완벽하게 와 닿을 정도로 정말 좋은 공연이었다고 생각한다"며 호평을 보냈다.
 
압둘 와합 국장은  "지금 멀리 떨어진 시리아에서 공연과 같은 상황이 진행되고 있고 민주화 운동은 어떤나라에서도 일어날수 있으며 한국은 1987년에 민주화 운동이 일어났다고 했다.

압둘 와합 국장은 또 당시 한국에서 일어난 민주화 운동이나 현재의 시리아에서 벌어지고 있는 민주화 운동은 어느 누구도 예상했던 일은 아니었다며  2011년 시리아에서 전쟁이 일어나기 전까지 시리아 사람들은 모두 평화로웠다고 전했다.

특히 시리아에서 전쟁이 일어나 국토가 피폐해지고 국민들이 난민에 되어 떠도는 일이 생길 것이라곤 전혀 생각하지 못했다" 며 먼 나라에서 일어나고 있는 것 같지만 사실은 아주 가까이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 일수도 있다고 했다.

그런 점에서 두 나라는 "전 국토가 초토화 되어버린 전쟁을 겪은 경험과 독재에서 벗어나기 위해 국민들이 일어났다는 점 등을 볼때 한국과 시리아는 비슷한 과정을 겪어온 나라일 수 밖에 없다고 했다.

압둘 와합 국장은 ‘더 헬멧'은 한국과 시리아 두 나라의 그런 역사적 유사성을 잘 보여주고 있다."며 지금 시리아에서 벌어지고 있는 상황을 그냥 먼 나라의 이야기로만 생각하지 말아주셨으면 한다고 당부했다.

이어 한국은 전쟁과 독재를 극복하고 발전한 나라이며 평화가 얼마나 소중한 것인지 잘 알고 있는 나라다. 지금 전쟁으로 고통 받는 시리아가 전쟁의 상흔을 딛고 일어나 다시 평화를 되찾을 수 있도록 시리아를 향한 관심과 응원을 보내 줄 것"을 거듭 당부했다.

압둘 와합 국장은 후기 마지막 부분에서 "부디 연극 <더 헬멧-룸 알레포>가 더욱 많은 분들께 사랑받는 공연이 되기를 바라며, 이 연극이 시리아에 대한 한국인 여러분들의 관심과 이해를 더욱 깊게 할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기를 기원한다"고 그 소감을 전했다.

연극<더 헬멧>은 오는 3월 4일(일)까지 대학로 아트원씨어터 3관에서 공연된다.

/중앙뉴스/news@eja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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