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두혈통 일원으로 남한 방문, 이번이 처음

[중앙뉴스=오은서 기자] 내일(9일)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의 여동생 김여정 당 중앙위원회 제1부부장과 평창동계올림픽 고위급 대표단이 방남한다. 북한의 김씨 일가인 '백두혈통'의 일원이 남쪽을 방문하는 것은 김여정이 처음이다.

 

(사진=오은서 기자)
내일(9일)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의 여동생 김여정 당 중앙위원회 제1부부장과 평창동계올림픽 고위급 대표단이 방남한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을 단장으로, 김여정 부부장과 최휘 국가체육지도위원장, 리선권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위원장 등으로 구성된 고위급 대표단은 9일∼11일, 2박3일 일정으로 남측을 방문한다.

이들은 9일 평창동계올림픽 개막식에 참석하며, 10일 열리는 여자아이스하키 남북 단일팀 경기와 11일 북한 예술단의 서울공연을 관람할 가능성도 있다. 

고위급 대표단이 방남기간에 문재인 대통령과 따로 면담할 가능성과 개막식에 참석하는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과 의견을 나눌 가능성이 열려있다. 

북한은 전날 고위급 대표단의 명단을 통보했지만 어떤 경로로 방남할 지 알리지 않았다. 이들이 어떤 루트를 선택하느냐에 따라 제재 위반 논란이 불거질 수도 있다. 북한 응원단은 육로, 예술단은 만경봉 92호를 이용한 해로, 스키 선수단 등은 우리측 전세기를 이용한 항공편으로 방남했다. 고위급대표단은 경의선 육로나 항공편을 택할 가능성이 크다.

김영남 상임위원장이 90세의 고령임을 고려해 비행기로 방남할 가능성도 있다. 지난 2014년 10월 인천아시안게임 폐막식 때 황병서(당시 군 총정치국장), 최룡해, 김양건(당시 당 통일전선부장) 등 이른바 ‘실세 3인방’이 방남할 때도 서해 직항로로 왕복했다.

그러나 이번에 고위급 대표단이 고려항공을 이용해 서해 직항로로 방남한다면 대북제재와 관련해 복잡한 일이 발생할 수도 있다. 2016년 채택된 안보리 결의 2321호는 북한 항공기 이착륙 시 화물검색 의무 등을 담고 있다. 고려항공이 미국의 독자제재 리스트에 있는 점도 우리 정부로서는 한미공조 측면에서 무시할 수 없다. 

고위급 대표단이 직항로로 내려오더라도 ‘고려항공’이 아닌 ‘김정은 전용기’로 이동할 가능성도 있다. 이 경우 미국의 독자제재에는 해당되지 않더라도 유엔결의에 따라 화물 검색 등을 해야 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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