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속 정치⑤] 중국 “남북 대화 환영” ·· 북·미 관계도 강조 
[올림픽 속 정치⑤] 중국 “남북 대화 환영” ·· 북·미 관계도 강조 
  • 박효영 기자
  • 승인 2018.02.13 1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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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 덕담들과 함께 문 대통령의 요구사항, 임시정부 청사 보존 언급, 미일과 달리 남북 대화 환영, 북중 최고위급의 오랜만의 만남

[중앙뉴스=박효영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남북대화가 북미대화로 이어지도록 중국 정부가 더 많은 역할을 해달라”고 당부했다.
  
중국 입장에서 남북한은 다 중요하다. 한국은 커다란 무역 파트너이자 동아시아 질서를 두고 한·미·일로 묶이게 되는 것을 막기 위해서라도 크게 신경써야 한다. 북한은 한국 전쟁에 참전했을 정도로 혈맹관계의 전통이 있는데다 마찬가지로 북·중·러의 협력을 강화해야 한다.

특히 한중 관계가 2016년 하반기부터 사드 배치로 인한 갈등을 심각하게 겪다가 최근 들어 회복 중이라서, 남북 관계가 호전되면 중국 입장에서 나쁠 게 없다. 

한정 상무위원(중국 공산당 정치국)이 8일 시진핑 국가주석의 특별대표 자격으로 우리나라를 찾았다. 한 위원은 문 대통령과의 회담에서 양국 관계의 우호를 다지는 덕담을 주고 받았다. 한 위원은 “한중 양국은 가까운 이웃”이라며 “중국 정부는 평창올림픽 개최 노력에 전폭적인 지지를 보내고 양자 관계 발전에 관심이 많다”고 밝혔다.

한정 상무위원과 문재인 대통령이 8일 청와대에서 회담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한정 상무위원과 문재인 대통령이 8일 청와대에서 회담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문 대통령은 한 위원이 상하이시 루완구 구청장이던 시절 임시정부 청사 보존을 위해 힘써왔다면서 “중국 내 한국 독립운동 사적지 보호는 양국관계 발전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한 위원은 “시 주석이 상하이에 있을 때 한국의 독립운동 사적지 보존사업을 매우 중요하게 생각했다”며 “한국 독립운동 기념관에는 한국 관광객 뿐만 아니라 중국인들도 많이 방문한다”고 화답했다.
  
한 위원은 “한중 양국 국민의 우호적 감정은 깊은 역사적 요소를 공유하고 있는 것을 통해 알 수 있다”고 밝혔다.

중국 정부는 확실히 남북 대화 분위기를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중국 기관지들은 “남북이 노력해 이뤄낸 성과”라는 평가를 내렸다. 비핵화 전제 없는 대화는 없다고 강경하게 나오는 미국·일본과는 확연히 다른 입장차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신화통신은 올림픽에서 남북 단일팀이 결성되고 공동입장을 한 것에 대해 “성과”라고 표현하며 “남북 정상회담을 위해서는 관련국들의 협조를 이끌어내야 한다”고 보도했다. 

환구시보는 “문 대통령이 평양을 방문해 남북 긴장을 완화하고 변화의 기회를 만들기 바란다”며 조속한 남북 정상회담에 대한 기대감을 나타냈다. 

후시진 환구시보 편집장은 이미 수차례 남북 대화 분위기를 긍정적으로 평가한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후 편집장은 자신의 트위터에 “펜스 부통령이 서울에서 김여정에 패배했다”며 “미국의 대북 협박이 인기가 없다는 명백한 증거”라고 미일의 대북 강경기조를 비판했다. 

물론 중국 언론계에서 이번 올림픽을 계기로 훈풍이 부는 남북관계를 두고 비핵화를 거론한 경우는 없다. 

그럼에도 지난 2014년 소치 동계올림픽에 시 주석이 방문한 것을 제외하고 중국 최고위급 인사가 올림픽에 방문한 것은 드문 일이다. 그만큼 남북 관계 호전에 관심이 많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특히 중국 외교부가 12일 밝힌 것에 따르면 한 위원이 한국에서 김영남 상임위원장(북한 최고인민회의) 등 북측 대표단을 만났다.

이날 회담에는 중국 측에서 '거우중원 국가체육국 국장·추궈홍 주한대사·장샤오쥐안 국무원 부비서장·리바오둥 외교부 부부장' 등이 참석했다. 우리 측에서는 '강경화 외교부 장관·노영민 주중국대사·정의용 국가안보실장·장하성 정책실장·남관표 국가안보실 2차장' 등이 배석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이날 회담에는 중국 측에서 '거우중원 국가체육국 국장·추궈홍 주한대사·장샤오쥐안 국무원 부비서장·리바오둥 외교부 부부장' 등이 참석했다. 우리 측에서는 '강경화 외교부 장관·노영민 주중국대사·정의용 국가안보실장·장하성 정책실장·남관표 국가안보실 2차장' 등이 배석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겅솽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정례 브리핑을 통해 “한 위원은 북한 대표단 단장과 만나 교류를 진행했다”고 말했지만 대화 내용에 대해서는 알려주지 않았다. 북중 최고위급 지도부가 접촉한 것은 2015년 10월 류윈산 전 상무위원이 방북해서 김 위원장을 만난 이후로 2년 4개월 만에 처음이다. 

무엇보다 지난해 말 쑹타오 대외연락부장(중국 공산당)이 방북했으나 김정은 위원장(북한 노동당)을 만나지 못 했는데 이번 만남을 통해 북중 간의 긴밀한 소통이 전개될 가능성을 열어뒀다는 관측이 있다.

한 위원은 문 대통령에 “한반도 정세의 열쇠는 미국과 북한이 쥐고 있다”는 현실을 언급하며 “한중은 미국과 북한이 직접 대화를 추진하도록 같은 목표를 가지고 노력해야 한다”고 의미있는 지점을 강조했다. 
  
이어 “삼척 두께 얼음이 어는 것은 하루의 추위로 이뤄지는 것이 아니”라는 중국 속담을 꺼내며 “정세가 복잡한 만큼 인내를 가지고 노력하자”고 말했다. 

사실 최근 들어 중국은 북한에 실질적인 영향력을 별로 미치지 못 했었다. 송유관을 연결해 원유를 공급하는 등 북한에 막대한 경제 지원을 하는 중국 입장에서, 연일 핵미사일 실험으로 도발을 일삼아 국제사회의 지탄을 받는 북한을 제대로 컨트롤하지 못 해 체면이 서지 않았었다. 
  
중국은 UN에서 대북제재 결의안에 대해 논의했을 때 미국 위주의 압박 기조에 마냥 동조해주기도 어려웠지만 통과됐을 때는 어느정도 대북 제재에 동참하는 분위기였다. 이 때문에 북중 간의 접촉이 이뤄졌다고 해서 곧바로 북중 관계가 예전과 같이 긴밀해지리라고 예상하기는 아직 섣부르다. 

한편, 문 대통령은 한 위원에게 “한중은 같은 목표를 갖고 있으나 한 가지 아쉬운 것이 있다”며 “우리 기업의 중국 진출 어려움”을 거론했다. 사드 경제보복 이후 어느정도 제재가 풀리기는 했으나 아직 완전하지 못 한 것을 두고 문 대통령이 더욱 확실한 조치를 요구한 것이다. 

문 대통령은 “중국의 경제성장이 우리 기업에도 영향을 미치도록 정부 차원의 각별한 관심을 가져달라”고 주문했다. 특히 “평창에 많은 중국 관광객이 오고 인적교류가 활성화되도록 중국 정부가 각별히 신경 써달라”고도 밝혔다.
    
이에 한 위원은 “중국은 한중 인적교류에 적극적이고 개별 기업의 이익에 대해서도 특별한 관심이 있다”고 말하며 “두 나라 정부가 노력해 이 문제에서 진척을 이루도록 하자”고 화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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