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선거에 어떻게 대처할까
6월선거에 어떻게 대처할까
  • 전대열 칼럼니스트
  • 승인 2018.02.19 1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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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뉴스=전대열]평창 동계올림픽은 세계적인 대행사다. 4년마다 한 차례씩 열리는 하계 동계 두 올림픽을 치르기 위해서 문자 그대로 오대양육대주가 난리법석이다. 나라의 위신과 체면을 최고도로 높이고 국민들의 가슴 속에 애국심과 평화의 정신을 불어넣을 수 있는 가장 좋은 기회다.

각종 경기마다 중간 점검을 하듯이 세계선수권대회를 개최하고 기록도 선수권대회가 높은 경우가 많지만 그 레벨은 올림픽만 못하다. 세계선수권 우승자보다 올림픽 우승자를 더 쳐주기 때문이다. 우리나라가 ‘88년에 하계올림픽을 개최했고 2002년에는 축구제전인 월드컵을 한일공동주관으로 치렀지만 동계올림픽을 개최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이를 유치하기 위해서 우리나라는 무주 전주에서 유니버시아드 대회를 개최하여 큰 성과를 거뒀음에도 불구하고 동계올림픽에서는 번번이 물을 먹었다. 삼세번의 기회를 얻은 것이 평창올림픽이다. 역대 최고 최대의 대회로 불릴 만큼 평창올림픽은 세계의 주목을 끌어냈다. 2월25일 폐막식까지는 아직도 많이 남았다.

평창은 강풍과 추위가 몰아치는 지역이지만 선수들은 온몸으로 땀을 흘리며 열정을 보이고 있다. 그런데 우리나라의 정계는 온통 6월 지방선거에만 쏠려있다. 6월 선거는 풀뿌리 민주주의를 표방하는 기초단체의원과 장, 그리고 광역단체의원과 장을 뽑는 선거여서 중앙정치에 미치는 영향은 그다지 크다고 볼 수는 없다.

하지만 이번 선거는 양상이 좀 다르다. 왜냐하면 개헌과 맞물려있기 때문이다. 작년 5월 대선을 치르며 모든 후보들은 개헌을 공약으로 내걸었다. ‘87년 제9차 개헌에서 직선제개헌을 쟁취한 이후 지금까지 임기5년의 대통령을 6명이나 배출했지만 어찌된 일인지 모조리 제왕적 대통령이라는 닉네임 속에 실패한 대통령으로 끝맺음을 했다.

여기서 우리는 ‘제왕적 대통령’이라는 말이 함축하고 있는 의미를 정확히 깨달아야 한다. 과거 이승만은 가부장적인 국부대통령으로 불렸고, 박정희는 유신대통령, 전두환은 체육관대통령으로 은밀하게 호칭되었다. 그들 모두 국민에게는 공포의 대통령이었다. 그들의 노골적인 철권정치는 국민의 반감 속에 4.19혁명을 유발했고, 10.26사태를 가져왔다.

이승만과 박정희는 임기 중간에 쫓겨나거나 부하의 총탄에 쓰러졌지만 전두환만은 평화적인 정권교체를 약속한대로 임기는 채웠다. 그러나 6월 항쟁의 거센 함성은 그의 호헌선언을 무효화시키고 직선제 개헌을 성취한 것이었다.

이때 나온 헌법이 현행헌법으로 30년간 변함이 없다. 6인의 대통령이 정권을 주고받았지만 그들은 독재자로 호칭되지는 않는다. 다만 ‘제왕적’이라는 별칭을 똑같이 갖고 있다. 그렇다면 ‘제왕’은 무엇인가. ‘제국주의의 왕’을 줄인 말 아닌가.

국민의 뜻으로 뽑은 대통령이 그냥 ‘왕’도 아니고 제국주의의 왕이라니 무시무시하던 봉건왕조시대의 ‘대왕’을 연상시킨다. 그렇다면 그들 역시 이승만, 박정희, 전두환과 뭣이 다른가. 명색은 직선제에 의해서 뽑힌 정통성이 있지만 내면적으로는 헌법이 보장하고 있는 온갖 권리가 대통령 한 사람에게 집중되어 있기 때문에 시스템이 보장해주는 제왕 노릇을 해도 누가 시비를 걸 건더기가 없어진 것이다.

박근혜는 그 중에서도 최악의 대통령으로 낙인 찍혀 탄핵으로 물러난 다음 구속 재판을 받고 있다. 헌법이 보장해 준 온갖 권리를 행사한 것이라고 하지만 최순실이라는 낯선 여인이 끼는 통에 산통이 깨진 것이다.

이 곤혹스런 사태를 맞이한 정계에서는 누구든지 입만 열면 헌법을 고쳐 대통령의 권한을 축소해야 된다고 이구동성으로 외쳐왔다. 당연한 일이다. 현행 헌법에서 대통령에게 집중된 권력을 분산시키지 않고서는 독재자가 아니었던 6인의 대통령들이 실패한 대통령으로 끝날 수밖에 없었던 근본원인이 사라지지 않는다. 우리는 또다시 불행한 대통령을 생산할 수밖에 없는 현행헌법의 암소를 과감히 제거해야 한다.

대통령제냐 내각책임제냐 이원집정부제냐의 갈림길에서 습관적으로 대통령제 선호도가 높다고 하지만 국무총리, 대법원장, 감사원장, 헌법재판소장, 선관위원장 등의 임명권을 그대로 놔둔다면 어차피 제왕적 대통령의 큰길을 열어주는 셈이다.

대통령의 인사권이 유지되는 한 삼권분립의 민주주의 기본은 약화될 것이고 헌법 개정의 가장 큰 뜻을 성취하지 못하는 비극이 연출될 수밖에 없는 것이다. 이 대목이 개헌의 핵심사항 중의 핵심사항임에도 불구하고 정치권에서 합의되지 않으면 지방분권과 기본권만으로 개헌하겠다는 청와대의 뜻이 전해지면서 변색되고 있다.

지방분권과 기본권은 현행헌법 내에서도 큰 쟁점이 아님을 누구보다도 잘 알면서 가장 중요한 권력구조를 놔두고 후일로 미루겠다는 것은 짝퉁개헌으로 전락하는 일이다. 더구나 6월 선거에서는 국회의원 재 보궐선거가 최하 일곱 군데 이상 실시될 예정이다. 미니 총선이 될 판이다.

개헌 국민투표를 동시에 시행하기 위해서는 사익을 억누르고 30년간 적폐로 쌓여온 ‘제왕적 대통령’ 독소조항을 과감히 뜯어고쳐 명실 공히 민주주의 선진국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는 헌법체제 정비가 반드시 필요하다.

일부 야당이 동시 선거를 거부하는 것은 명분과 실익을 모두 잃는 일음을 깨닫고 정정당당하게 제왕적 대통령을 양산한 현행 헌법상의 대통령 권한을 축소하는 헌법안을 제시하여 국민과의 공감대를 형성해야 할 것이다.

전 대 열 大記者. 전북대 초빙교수
전 대 열 大記者. 전북대 초빙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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