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깎이 시인 박우승 온양 한올고 교장선생님을 만나다

85세의 나이에 늦깎이 시인이 된 한올고 박우승 교장선생님.(사진=신수민 기자)
85세의 나이에 늦깎이 시인이 된 한올고 박우승 교장선생님.(사진=신수민 기자)

[중앙뉴스=김경배 기자] 인생 80에 접어들면 흔히들 황혼기라고 말한다. 해가 노을을 남기고 가라앉는 것처럼 새로운 도전보다는 지금까지의 삶을 정리하고 마지막 무언가를 남기기 위해 준비한다.

하지만 최근에는 ‘인생은 80부터’란 말이 회자된다. 의료기술의 발달과 풍요로운 삶으로 인해 ‘100세 시대’라고 불리는 요즘에는 80세는 이제 황혼기가 아니라 새로운 무언가를 찾아나서는 도전기라는 것이다.

하지만 선뜻 나서기가 싶지 않다. 분명히 무언가를 새롭게 하고 싶은데 마땅히 할 만한 것이 없기 때문이다. 목적과 목표를 설정하기가 싶지 않고 경제적으로 여유가 없다보니 언감생심, 도전이라는 말을 꺼내기조차 싶지 않다.

그런 면에서 80평생을 교육자로 살다가 늦깎이 시인으로 새로운 인생에 대한 도전에 나선 박우승 온양한올고 교장선생님의 이야기는 신선하기만 하다. 박 교장, 아니 박 시인은 계간지 국제문학을 통해 시인으로 등단했다.

등단만 늦었지 그는 이미 수많은 책들을 저술한 문인이다. (사진=신수민 기자)
등단은 늦었지만 박 교장은 이미 수많은 책들을 저술한 문인이다. 그가 저술한 주요 책들. (사진=신수민 기자)

등단이 늦었다고 그가 필력이 없는 것도 아니다. 이미 그는 1957년 3월에 수필집 『승리』를 펴낸 문인이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장로 호칭 반백 년』(2010년), 『한국근대사와 기독교리더쉽』(2010년)을 비롯한 수많은 저서를 발간했다.

그의 인생의 시작은 사회사업이었다. 특히 연세대 신학과 재학시절 그는 연희동에 야학을 개설하고 연세대학교 사회사업연구회를 창립, 한국기독교사회사업대학생연합회에서 봉사활동을 하면서 한올중·고등학교를 설립해 오늘에 이르렀다.

또 1966년 창립한 ‘초원회 회보’를 통해 문서운동을 함께 전재해왔다. 그런 그가 왜 늦은 나이에 시인으로 등단할 결심을 하게 된 것일까? 그는 이에 대해 “또 다른 도전이요 제자들에게 인생을 살아가는 법을 보여주기 위한 것”이라 한다.

박 시인은 “시인이 되기 전 많은 글을 써왔고 수필집도 발간하고, 문인단체도 만들어 활동하기도 했기 때문에 나에게 등단이란 큰 의미가 없다”고 전제한 뒤 “그러나 문학잡지에 작품을 응모하여 신인작가로 등단하게 된 것은 고령화시대를 살아가는 사람이 어떻게 노력해야 하는지 산 모델이 되고자 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박우승 교장은 평생을 교육자로 살아왔다. 그가 설립한 온양 한올고등학교 전경(사진=신수민 기자)
박우승 교장은 평생을 교육자로 살아왔다. 그가 설립한 온양 한올고등학교 전경(사진=신수민 기자)

한평생 나라의 일군을 길러내는 교육에 힘써 온 박 시인. 그는 나이 80세가 넘어도 멈추지 않는 도전자로 살아갈 수 있도록 힘을 공급하시는 하나님과 내 인생의 삶의 방법을 가르쳐주신 하늘나라에 계신 어머니께 감사를 드린다고 말한다.
 
그래서 그런지 그의 등단 시 중 하나가 「사모루(思母淚)」이다.

여름철만 되면 생각나는
그분을 떠올릴 때마다
간장이 녹아지고 가슴이 아파온다.
자식 하나 공부시키려
늙어 힘 빠진 몸 내던지며
---------- 중  략 ----------
나 지금 이 자리에 어떻게 섰나.
그분이 아니었다면
내가 지금 이렇게 설 수 있었던가!
하염없이 눈물만 흐르는구나!
날이 가문 여름철만 되면
왜 이렇게 가슴 아프고 눈물만 흐르는가!
불러보고 싶은 어미니!

- 박우승의 사모루(思母淚) 중에서 -

역사의 뒤안길이 아닌 새로운 길을 찾아 도전에 나서는 그의 모습은 백세시대를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새로운 방향성을 되새겨보게 한다.

 

▲ 박 우 승
    1934년 충남 예산군 대술면 농리에서 출생
    연세대 신학과 졸업, 미 미드웨스트대 교육학 박사
    학교법인 한올학원 온양한올중·고등학교 설립

    현) 사단법인 초원회 이사장
         한올사회문화연구원 대표
         미국 미드웨스트대 명예교수

    저서) 『승리』(수필집, 1957)
           『남선교회 선교활동사』(1993)
           『장로 호칭 반백 년』(2010)
           『한국근대사와 기독교리더쉽』(2010)
           『십자가에 걸린 햇빛』(2015) 외 다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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