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사장은 누가 되나? ·· ‘3인 3색’ 다채로운 인사들
KBS 사장은 누가 되나? ·· ‘3인 3색’ 다채로운 인사들
  • 박효영 기자
  • 승인 2018.02.26 18:0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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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노조는 함께 싸워왔던 경험을 강조, 3인 3색 후보별 다른 경력과 가치

[중앙뉴스=박효영 기자] 9년의 보수정권이 공영방송 장악을 시도했던 것이 드러났던 만큼 문재인 정부 집권 이후의 공영방송 사장에 대한 관심이 높다. MBC는 최승호 사장이 선임됐고 YTN은 최남수 사장을 인정할 수 없는 노조가 파업 중이다. 

KBS는 고대영 전 사장이 해임된 이후 새로운 사장 선임 절차에 돌입한 상황이다.

지난해 10월 국회 국정감사에서 출석한 고대영 사장. (사진=KBS 새노조)
지난해 10월 국회 국정감사에서 출석한 고대영 사장. (사진=KBS 새노조 제공)

24일 서울 여의도 KBS 공개홀에서 ‘후보자 정책발표회’가 열렸고 이사회는 26일 면접을 진행한 뒤 최종 후보를 내정해 임명권자인 문재인 대통령에 제청할 예정이다. 당초 KBS 이사회는 기존의 평가 배점표와 달리 시민자문단 평가 점수 40%(이사회의 면접 평가 60%)를 반영하기로 결정했다.

시민들의 참여를 이끌어 냄으로써 공영방송 사장의 정당성을 확보하기 위한 조치다.

하지만 올림픽과 미투 운동 등 굵직한 이슈 홍수 속에 관심이 부족한 게 사실이다. 최승호 사장은 유명세가 있었던 만큼(PD수첩에서 황우석 사태 보도, 독립 언론 <뉴스타파>에서 영화 ‘공범자들’ 제작 등) 선임될 때부터 크게 주목받았는데 그에 비해 KBS 신임 사장에 대해서는 상대적으로 이슈화가 덜 되고 있는 것이다. 

최종 3인(양승동 KBS PD·이상요 세명대 저널리즘스쿨 교수·이정옥 전 KBS글로벌전략센터장)의 후보가 어떤 인물인지 알아보는 것은 그런 의미에서 매우 중요하다. 

양승동 후보는 2008년 8월8일 KBS에서 있었던 일을 강조했다. (캡처사진=KBS)
양승동 후보는 2008년 8월8일 KBS에서 있었던 일을 강조했다. (캡처사진=KBS)

먼저 양승동 후보는 공영방송 사수를 위해 투쟁하다 징계를 받는 등 함께 싸운 경험이 있다. 양 후보는 이명박 정권의 첫 해인 2008년 8월8일 당시 KBS 이사회가 경찰력을 투입해 정연주 전 사장을 끌어내리려고 할 때 온 몸으로 저항했다.

양 후보는 정책발표회에서 2008년 KBS로부터 받은 징계 통보 문서를 스크린에 띄웠다. 평범한 PD였다가 언론 운동의 투사가 된 결정적 계기로서 그때를 잊지 못 한다는 점을 강조하기 위해서다. 양 후보는 “그날 이후로 모든 게 바뀌었다”고 말했다. 

언론의 사회적 역할이란 커다란 담론이 “내 삶의 문제로 다가온 것도 이때부터”라는 설명이다. 

2008년은 KBS가 보수 정권에 장악되기 시작한 원년이나 다름 없다. 당시 이명박 정권은 최시중 전 방송통신위원장을 필두로 빠르게 공영방송 사장들을 해임해 나갔고 그 첫 스타트가 KBS 정연주 전 사장을 쫓아내는 것이었다. 2012년 대법원은 정 전 사장에 대한 해임이 부당하다고 판결하기도 했다. 

양 후보가 공약한 사항은 크게 △KBS 독립선언 △시청자 권익확보 △노사 공동참여를 통한 ‘KBS 정상화위원회’ 설치 및 과거 문제 진상조사 등이 있다. 

양 후보는 “(지난 과거에) 구성원과 함께 저항하고 싸우면서도 공영방송 KBS의 밝은 미래를 꿈꾸고 함께 공부하고 토론했다”며 사장이 된 이후에도 여러 구성원들과 함께 KBS를 이끌어나가겠다고 다짐했다.

이상요 후보는 KBS에서 정년퇴직할 때까지 인사 불이익을 받았다. (캡처사진=KBS)
이상요 후보는 KBS에서 정년퇴직할 때까지 인사 불이익을 받았다. (캡처사진=KBS)

이상요 후보는 공영방송의 역할이 무엇인지에 대해서 알기 쉽게 설명했다. 방송사 중 유일하게 2500원의 수신료를 받는 KBS가 국민에게 줄 수 있는 것은 공영방송의 역할을 제대로 하는 길 밖에 없다는 것이다. 

이 후보는 KBS의 주주를 국민이라 전제한 뒤 현장에 참석한 시민자문단을 “주주 대표”라고 명명했다. KBS가 “주주 대표에게 배당을 해줄 수는 없지만 공정한 뉴스와 품격 있는 프로그램”으로 배당할 수 있고 그렇게 해야한다고 강조했다. 

그런 의미에서 공정성을 회복하는 길이 최우선이다. 이 후보는 KBS의 공정성이 땅에 떨어진 것과 관련 지난 9년 간의 “제도와 사람”에 주목했다. 정치 권력에 기댄 어용 간부가 나쁜 제도를 만들고 이 제도에 길들여진 사람이 나쁜 문화를 만들었다는 설명이다.

이미 4차 산업혁명의 새로운 시대가 도래했는데 “KBS는 통제·관료(상명하달식) 위주이고 편성 및 보도 등 관련 위원회가 그렇게 운영되고 있다”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이 후보는 KBS 경영 능력의 바로미터로 ‘미래 비전’을 강조했다. 이 후보는 “미디어 빅뱅 시대에 어떤 KBS를 만들어 갈 것인지에 대한 비전이 없으면 사장을 하면 안 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후보는 30년차 KBS PD 출신으로 2008년부터 정년퇴직한 2014년까지 보수 정권 하의 KBS에서 인사 불이익을 받았다. 조봉암과 전태일 등 진보적 인물을 조명한 프로그램을 기획한 이력 때문에 좌파 인사로 분류돼 보직 배제를 당한 것이다. 퇴임 이후에는 세명대 저널리즘 스쿨에서 ‘미디어 비평과 방송제작’을 주제로 학생들을 가르쳤다.
  
이 후보가 내세우는 공약은 △3050제도(인건비 30% 축소 제작비 50%로 상향조정) △지역 KBS에 인력 및 예산 집중 투자를 통한 프로그램 질 향상 등이 있다.

이 후보는 “힘없고 가난한 사람들과 한이 쌓인 사람들을 달래주고 푸근하게 해주는 것”이 공영방송이 국민을 섬긴다는 말의 의미라고 강조했다. 

이정옥 후보는 자신의 아버지가 4.19혁명의 특종 보도를 한 것에 대해 자랑스러워 했다. (캡처사진=KBS)
이정옥 후보는 자신의 아버지가 4.19혁명의 특종 보도를 한 언론인이라는 것에 대해 자랑스러워 했다. (캡처사진=KBS)

이정옥 후보는 유일한 여성 후보로서 최근 불거지고 있는 미투 운동을 언급하며 KBS 내에서 여성 구성원이 겪는 성적 차별은 상존해왔다고 밝혔다.

이 후보는, 4.19 혁명의 도화선이 된 김주열 열사의 사망을 특종 보도한 이강현 전 동아일보 기자가 자신의 아버지라는 점을 강조했다. 이 후보는 “온 국민이 분노했던 4·19혁명을 어릴 때 (아버지로부터) 들었다”며 아버지의 기자정신으로 인해 본인도 언론인이 됐음을 암시했다.

이 후보는 KBS 특파원으로 활동하며 아버지처럼 “코소보, 이라크, 이란 등 전세계 분쟁 지역에서 각기 다른 시련의 역사를 실감했다”고 밝혔다.   

특히 “언론은 현대사와 함께 시련을 겪었다”며 “언론의 권력에 대한 견제는 정치권력에 큰 영향을 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런 점에서 “국정농단 사태는 언론이 권력을 제대로 감시하는 기본 소명을 다 했다면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고 “언론인의 한 사람으로서 부끄럽다”고 고백했다. 

이 후보의 공약은 △젠더전담상담센터 설치 △KBS 적폐청산을 위한 ‘열린혁신단’ 설치 △수신료 인상을 논하기 전에 가정 외 영업장 수신료 누락분 추정치 545만대를 징수해 700억원 확보 등이 있다. 

이 후보의 약점은 본인의 표현대로 공영방송이 제 역할을 못 했던 지난 9년 간 KBS에서 저항하지 못 했다는 점이다. 되려 요직을 맡았다. 이 후보는 2012년 12월 길환영 사장 체제에서 KBS 글로벌전략센터장에 임명됐다. 당시 KBS 새노조(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는 부적절한 인사라고 비판했다. 

한편, KBS 새노조는 20일 성명을 통해 KBS 이사회의 최종 후보 3인 압축에 대해 비판하며 새사장에 대한 기준점을 제시했다. 

새노조는 “특정 후보의 인품과 살아온 길을 부정하거나 비난하고자 하는 것은 절대 아니”지만 “새로운 사장이 KBS 구성원들의 신뢰를 바탕으로 KBS 개혁과 적폐 청산이라는 과제를 실천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 신뢰의 전제조건은 9년 동안 공영방송 사수를 위해 ‘얼마나 노력했고 싸웠는가’이다. 새노조는 “(고대영 전 사장을 몰아낸 지금의 성과는) KBS 구성원들의 싸움의 결과”라며 “KBS 장악에 맞서 싸우는데 행동하지 않은 사람은 KBS 구성원들의 신뢰를 얻을 수 없다”고 밝혔다. 

새노조는 “개인적인 인품의 훌륭함을 떠나 그렇지 않은 후보들은 모두 제2의 최남수일 뿐”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박완 새노조 홍보국장은 기자와의 통화에서 “누군가를 지목하고 싶지는 않지만 함께 투쟁했던 요소를 강조하고 싶다”며 “(강한 성명서를 낸 것에 대해 3명의 후보가 크게 실망스럽다기 보다는) YTN 최남수 사태를 지켜보니 경각심이 들었다”고 밝혔다. 

박 국장은 새노조가 사실상 이정옥 후보를 반대하는 것 아니냐는 기자의 물음에 “분명 특정 후보에 대한 언급은 하지 않겠지만 우리가 밝힌 사장 조건에 맞아 얼마든지 추측이 가능할 것”이라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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