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승동' KBS 사장 내정 ·· 방송장악에 맞선 '저항'
'양승동' KBS 사장 내정 ·· 방송장악에 맞선 '저항'
  • 박효영 기자
  • 승인 2018.02.27 0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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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인사청문회 통과라는 마지막 관문 남아, 새노조가 가장 반길만한 인물

[중앙뉴스=박효영 기자] 새로운 공영방송의 수장 인선이 MBC에 이어 KBS까지 고지가 멀지 않았다. 

양승동 PD(1989년 KBS 입사)가 26일 저녁 KBS 신임 사장에 내정됐다. 앞으로 국회 인사청문회를 거쳐 문재인 대통령이 최종 임명하면 사장직에 오르게 된다. KBS 이사회는 이번에 사장을 선임하기 위해 시민자문단의 평가 40%를 반영했고 정책발표회를 개최하기도 했다.

당초 KBS 새노조(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2200여명 조합원)는 20일 성명을 통해 “KBS 장악에 맞서 싸우는데 행동하지 않은 사람은 구성원들의 신뢰를 얻을 수 없다”며 사장의 조건을 제시했는데 양 내정자는 이에 가장 부합하는 인물이다.  

양 사장은 KBS 사수를 위한 투쟁이 매우 소중하다고 강조했다. (캡처사진=KBS)
양 사장은 24일 정책발표회에서 KBS 사수를 위한 투쟁이 매우 소중하다고 강조했다. (캡처사진=KBS)

양 내정자는 2008년 8월8일 KBS에 경찰 병력이 투입됐을 때 온몸을 던져 맞서 싸운 경험이 있다. 이후 경영진으로부터 파면당했고 소송을 통해 정직 처분으로 조정됐지만 오랫동안 인사 보복 조치를 감내해야 했다.

당시 이명박 정권은 최시중 전 방송통신위원장을 내세워 공영방송 사장을 빠르게 교체하기 시작했고, 정연주 전 KBS 사장을 끌어내리기 위해 박차를 가하는 중이었다. KBS 이사회는 경찰 병력을 불렀고 정 전 사장의 해임을 막기위해 이사회장을 점거 중인 KBS 구성원들을 강제로 끌어냈다. 

2008년 베이징 올림픽과 맞물려 급하게 선임된 유재천 전 KBS 이사장은 경찰이 KBS 사옥에 투입되도록 지시했다. 양 내정자는 당시 ‘KBS 사원행동’의 대표를 맡았고 유 전 이사장을 집단폭행·특수주거침입 및 퇴거불응 혐의로 검찰에 고발하는 등 적극 대응한 바 있다.

양 내정자는 유 전 이사장에 대해 “그동안 방송 독립성을 주장해왔던 학자로서의 양심을 팔았고 법 이전에 상식의 이름으로 고발한다”며 “미리 경찰이 이사회장에 대기하고 있었기 때문에 사전 계획 하에 경찰투입이 이뤄졌다”고 밝혔다.

특히 “유 전 이사장이 이사회 일정을 정권의 언론장악 시나리오에 맞추다보니 무리하게 경찰 투입까지 요청하게 된 것 같다”며 당시 정권의 공영방송 장악을 증언했다.

그럼에도 양 내정자의 투쟁은 실패했고 그 직후 이병순 전 사장이 사령탑에 오르면서 KBS는 급속하게 보수 정권에 편향적으로 재편됐다. 양 내정자가 이끌던 사원행동은 2010년 KBS 새노조로 재탄생했고 보수 정권 9년 간 김인규·길환영·조대현·고대영 전 사장에 맞서 파업하는 등 투쟁을 이어갔다. 

KBS 새노조는 그동안 지속적으로 보수 정권의 방송장악에 맞서 싸웠다. (사진=KBS 새노조 제공)
KBS 새노조는 그동안 지속적으로 보수 정권의 방송장악에 맞서 싸웠다. (사진=KBS 새노조 제공)

양 내정자는 24일 열린 정책발표회에서 2008년 KBS로부터 받은 ‘징계 통보 문서’를 스크린에 띄웠고 “(통보서를 받은) 그날 이후로 모든 게 바뀌었다”며 공영방송 사수 투쟁이 중요한 정체성이라고 강조했다. 양 내정자는 2008년 이후로 공영방송의 역할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하게 됐다고 밝혔다.

양 후보가 공약한 사항은 크게 △KBS 독립선언 △시청자 권익확보 △노사 공동참여를 통한 ‘KBS 정상화위원회’ 설치 및 과거 문제 진상조사 등이 있다. 

한편, 새노조는 내정 직후 성명을 내고 “내정자와 KBS 앞에 놓여있는 미래는 가시밭길”이라며 “사내 곳곳에 퍼져있는 (적폐 인사가) 뉴스·프로그램·인사·조직에도 남아 있으니 최대한 빨리 사내의 환부를 도려내고 재건작업을 시작해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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