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일(현지시간) 워싱턴DC 백악관에서 자국 철강 및 알루미늄업계 최고경영자(CEO)들이 참석한 가운데 가진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제공)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일(현지시간) 워싱턴DC 백악관에서 자국 철강 및 알루미늄업계 최고경영자(CEO)들이 참석한 가운데 가진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제공)

[중앙뉴스=신주영 기자] 미국이 자국 안보와 산업 보호를 명분으로 수입산 철강·알루미늄에 각각 25%, 10%의 관세 부과 방침을 밝히면서 각국의 무역 보복이 촉발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관세폭탄'을 선언한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독단으로 전세계 무역 질서가 일대 혼란에 빠져 들고 있다.

트럼프발(發) 무역 전쟁이 현실화될 경우 보복이 보복을 낳는 악순환을 일으키며 1995년 출범 이후 반세기 이상 이어온 세계무역기구(WTO) 체계가 송두리째 흔들릴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사진=연합뉴스제공)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사진=연합뉴스제공)

트럼프"무역전쟁 좋고 이기기 쉬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앞으로 '무역전쟁'도 불사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트럼프 대통령은 2일(현지시간)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한 나라(미국)가 거의 모든 나라와의 무역 거래에서 수십억 달러를 잃고 있다면, 무역전쟁을 하는 것이 좋고 이기기 쉽다"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예를 들어 우리가 한 특정 국가로부터 1천억 달러를 손해 보는데 그들이 약삭빠르게 굴면, 더는 무역하지 말아라. 우리는 크게 이기고, 이것은 쉽다!"라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다른 트윗에서 "우리는 우리나라와 우리 근로자를 보호해야 한다"면서 "여러분에게 철강이 없으면, 여러분에겐 나라도 없다"고 말했다.

모든 산업의 근간이 철강 제품이라는 점을 강조한 것이긴 하지만, 보호무역주의 채택을 노골적으로 공언한 것이어서 각국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린지 그레이엄 상원의원 (사진=연합뉴스제공)
린지 그레이엄 상원의원 (사진=연합뉴스제공)

 

무역전쟁 쉽게 이기지 못할 것, 美 내부서도 비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수입산 철강·알루미늄 관세 부과 결정 이후 거듭 승리를 자신하고 있는 무역전쟁에서 쉽게 이기지 못할 것이라는 지적이 미국 조야에서 잇달아 나오고 있다.

조지 W.부시 전 미국 대통령 행정부에서 백악관 비서실장을 지낸 조슈아 볼턴은 4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이 '무역전쟁은 이기기 쉽다'고 말한 것은 잘못이라고 지적했다

'비즈니스 라운드테이블' 회장을 맡고 있는 볼턴은 이날 '폭스뉴스 선데이'에 출연해 진행자 크리스 월러스와의 대담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유럽산 자동차에 관세를 물리겠다고 트윗한 것을 보면 그는 무역전쟁이 쉽고 이길 만한 것으로 보는 것 같다"고 말했다.

볼턴은 이어 "그건 그렇지 않다"면서 "특히 요즘 같은 글로벌 시대에는 아무도 무역전쟁에서 이길 수 없다. 그건 손 흔드는 것처럼 쉬운 일이 아니다"고 말했다.

미국 의회 내 대표적인 대북 강경파로 꼽히는 린지 그레이엄(공화·사우스캐롤라이나) 상원의원은 미 CBS 방송 '페이스 더 네이션'에 출연해 트럼프 대통령이 철강·알루미늄에 관세를 매기겠다고 한 것은 "큰 실수를 범한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무역전쟁' 포문..동맹국들 일제히 반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수입 철강·알루미늄에 고율관세를 부과하겠다며 무역전쟁의 포문을 열자, 전세계가 반발하고 있다.

유럽연합(EU) 장클로드 융커 집행위원장은 1일 성명을 통해 “상황의 균형을 맞추기 위해 미국에 대해 세계무역기구(WTO)에 상응하는 대응조처를 며칠 안에 제안할 것”이라며 세계무역기구를 통한 대응에 나설 뜻을 밝혔다.

미국의 동맹국인 캐나다의 프랑수아 필립 샴파뉴 통상장관도 이날 의회에서 “캐나다 철강과 알뉴미늄에 부과되는 어떤 관세나 쿼터도 받아들일 수 없다”면서 “우리의 노동자들과 철강, 알루미늄 산업을 방어할 것이다”라고 미국 트럼프 행정부의 조처에 강하게 반발했다.

일본도 반대 입장을 밝혔다. 세코 히로시게 경제산업상은 2일 “동맹국인 일본에서 철강과 알루미늄이 수입되는 것은 미국의 안전보장에 전혀 영향을 주지 않는다”며, 이런 생각을 미국에 전달했다고 밝혔다. 고노 다로 외상은 미국의 수입 제한이 세계무역기구(WTO) 규칙과 “들어맞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오스트레일리아의 스티븐 치오보 통상장관은 “이런 행동으로 다른 주요 국들이 보복조처에 나서게 되면 누구에게도 유리하지 않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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