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북특사 파견, ‘북한과 미국’ 사이에서
대북특사 파견, ‘북한과 미국’ 사이에서
  • 박효영 기자
  • 승인 2018.03.05 16: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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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과 북한 둘 다 고려해 정의용 실장과 서훈 원장 함께 방북 결정, 김정은과 트럼프 만나나, 남북관계의 분수령

[중앙뉴스=박효영 기자] 대북 특사가 북한으로 갔다. 우리 근현대사에서 남북 관계가 화해하는 방향으로 급변할 때마다 대북 특사가 파견됐고 실제 이후락(당시 중앙정보부장)과 박지원(당시 문화부장관)이 그런 역할을 했었다.

문재인 대통령의 대북 특사단이 5일 13시50분 즈음 성남공항에서 특별기를 타고 평양으로 떠났다. 특사단은 1박2일 일정으로 김정은 위원장(북한 노동당)을 비롯 북측 최고위급 인사들과 공식 회담과 만찬을 가질 예정이다. 김 위원장과 언제 어디서 접촉하게 될지는 미지수다. 

특사단 5인이 중요한 임무를 안고 북으로 떠났다. (사진=청와대 제공)
특사단 5인이 중요한 임무를 안고 북으로 떠났다. (사진=청와대 제공)

그럼에도 특사단은 김 위원장에게 직접 문 대통령의 친서를 전달해야 하는 임무를 부여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정의용 국가 안보실장은 떠나기 전 청와대에서 “한반도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라는 문 대통령의 뜻을 분명히 전달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이를 위해 국제사회와 북한의 소통이 필요한데 정 실장은 “(북한이) 미국을 비롯한 국제사회와의 다양한 대화를 이어나가기 위한 방안에 대해서도 심도있게 협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특사단은 정 실장과 서훈 국정원장을 필두로 천해성 통일부 차관·김상균 국정원 2차장·윤건영 청와대 국정상황실장과 실무진 5명으로 총 10명이다. 이번 특사 파견은 김여정 제1부부장(북한 노동당 중앙위원회)이 특사로 방한한 것에 대한 대한민국 정부의 “답방 형식”이라고 할 수 있다.

우리 정부 안보라인의 두 축인 정 실장과 서 원장이 함께 방북하는 것인데 정 실장이 미국통이라면 서 원장은 대북통이다. 즉 북한에 미국의 입장을 명확히 전달하고 이후 미국을 방문해 북한의 의사를 정확히 전달하겠다는 문 대통령의 의중으로 풀이된다.

이미 문 대통령은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전화통화로 특사 파견에 대해 양해를 구한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도 3일 워싱턴 주재 언론 모임인 ‘그리다이론 클럽’ 연례 만찬 자리에서 “북한이 며칠 전 전화를 걸어와 대화를 하고 싶다 했다”며 “김정은과의 직접 대화를 배제하지 않을 것이지만 북한이 비핵화를 해야 한다”고 말해 우리의 특사 파견 국면에 발을 맞췄다.

청와대는 4일 특사단 발표를 통해 방미 계획까지 공개했다. 확정된 것은 아니지만 방북 일정을 마치고 이번주 내에 미국을 방문해 맥 매스터 국가 안보보좌관·폼페이오 CIA(중앙정보국) 국장과 더불어 트럼프 대통령과의 회동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백태현 통일부 대변인도 5일 정례 브리핑을 통해 “이번 특사단이 한반도 비핵화 진전을 위한 북미대화 진입을 견인하는데 초점이 맞춰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미국과 북한의 대화 중재를 위해 청와대가 고심 끝에 결정한 이번 특사단의 구성. (사진=청와대 제공)
미국과 북한의 대화 중재를 위해 청와대가 고심 끝에 결정한 이번 특사단의 구성. (사진=청와대 제공)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은 이번 특사단에 대해 5일 tbs <뉴스공장>에서 “북미대화로 시작해서 남북정상회담으로 건너가자는 구도가 구성에서 드러난다”며 “정의용 안보실장은 미국통이고 대북통이 서훈 국정원장 그 다음에 천해성 통일부 차관 그리고 또 김상균 국정원 2차장 이 세 사람은 대북통이니까 앞으로의 남북관계 개선이나 또는 정상회담까지의 여러 가지 과정을 어떤 식으로 로드맵을 짤 것인지도 협의를 하러가는 걸로 이해한다”고 평가했다. 

또 “특사로 가기 전에 서훈 원장 라인을 통해서 이미 어느 정도 조율이 됐기 때문에 1박2일로 충분하다는 청와대의 뜻이 반영됐다”며 “그동안 기초공사가 됐으니까 마무리를 하러간다. 용은 부렸고 이제 점정하러가는 거다. 즉 화룡점정하러 가는 것”이라고 체류 기간에 담긴 의미를 해석했다.

한편, 윤건영 실장은 특사단의 회동 내용을 실시간으로 문 대통령에 보고하고 청와대의 공식 지침을 받는 역할을 담당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만큼 이번 특사의 회동 결과에 대해 청와대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 것이다. 

관련해서 정 전 장관은 “그러니까 이번 일(특사단 회동)이 잘 안 되면 작년 상황으로 돌아가는 것”이라며 “지난번에 조명균 통일부 장관이 한미연합훈련을 재개하면 작년 상황이 된다는 표현을 썼지만 한미연합훈련도 이 속에 다 들어가 있다”고 말했다. 

반대로 “이번 일이 잘 되면 한반도 상황은 매우 안정적인 방향으로 발전되고 북핵문제도 해결수순을 밟게 되고 남북관계는 굉장히 빠른 속도로 진전할 것”이라며 “어떤 점에서는 남북관계와 한반도의 분수령적인 사건”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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