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희정 전 지사 “죄질 나빠서 엄벌에 처해질 가능성” 있어
안희정 전 지사 “죄질 나빠서 엄벌에 처해질 가능성” 있어
  • 박효영 기자
  • 승인 2018.03.06 1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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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 형법과 성폭력특례법이 각각 적용돼 가중 처벌될 수도 있어, 본인의 입장문과 피해자에 사과 카톡을 보낸 것을 봤을 때 위계에 의한 강압은 어느정도 입증돼

[중앙뉴스=박효영 기자] 대한민국을 떠들썩하게 만든 폭로가 있었고 하루가 지났다. 안희정 전 충남지사는 지사직을 내려놨고 정치 은퇴를 선언했지만 법적 책임을 피할 수는 없다.

안 전 지사의 비서관으로 일했던 김지은씨는 5일 jtbc <뉴스룸>에 직접 출연해 성폭행 사실을 폭로했다. 

김씨가 안 전 지사로부터 느끼는 공포감은 상상 이상이었다. 

김지은씨는 수척한 모습으로 인터뷰 내내 불안감을 드러냈다. (캡처사진=jtbc 뉴스룸)
김지은씨는 수척한 모습으로 인터뷰 내내 불안감을 드러냈다. (캡처사진=jtbc 뉴스룸)

김씨는 “저한테 제일 두려운 것은 안희정 지사입니다. 실제로 제가 오늘 이후에도 없어질 수 있다고 생각했고. 그래서 저의 안전을 보장 받을 수 있는 게 방송이라고 생각했고. 이 방송을 통해서 국민들이 저를 좀 지켜줬으면 좋겠어서. 제가 너무 지사와 다른 존재이기 때문에 그 힘을 국민들에게 얻고 싶은 거고 그리고 그를 좀 막고 싶었습니다”고 고백했다. 

미투 운동의 포인트는 피해자의 잘못이 아니라는 점이고 피해자가 숨을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가해자를 격리시키는 것이 중요하다. 김씨가 불안한 이유는 안 전 지사 때문이라 신속하게 사법 절차를 밟는 일이 필요하다.

김씨는 한국여성변호사회 소속 몇몇 변호사들의 자발적인 도움을 받아 변호인단을 구성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이미 6일 충남지방경찰청이 인지수사(피해자의 고소없이 수사에 들어가는 것)에 착수했다. 

김씨는 안 전 지사와 해외 출장을 나갔을 때도 성폭행을 당했다. (사진=안 전 지사 페이스북)
김씨는 안 전 지사와 해외 출장을 나갔을 때도 성폭행을 당했다. (사진=안 전 지사 페이스북)

그렇지만 안 전 지사에 대한 구속영장 발부는 현실적으로 어려워 보인다. 

진형혜 변호사(한국여성변호사회 사무총장)는 기자와의 통화에서 “이윤택의 죄질이 무척 나쁘지만 구속수사가 이뤄지는 게 아니듯이 안 전 지사도 구속은 어려울 것 같다”며 “그럼에도 우리나라 판사들이 국민 법감정에 영향을 받기 때문에 가능성이 아예 없는 것은 아니”라고 설명했다. 

안 전 지사가 적용받을 법조항은 업무상위력간음죄(형법 303조/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500만원 이하의 벌금)와 업무상위력 등에 의한 추행(성폭력특례법 10조/2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만원 이하의 벌금)일 가능성이 제일 높다. 

김씨의 증언에 따르면 안 전 지사는 8개월 동안 네 차례의 성폭행과 더불어 수시로 성추행을 저질렀다. 사실상 폭행과 협박이 있어야 하는 ‘강간죄’로 의율할 수는 없을 것으로 보여지지만 위의 두 법조항이 각각 적용돼 가중 처벌이 이뤄질 수 있다.

안 전 지사는 5일 뉴스룸이 방송되기 전까지 왕성한 정치 활동을 이어가고 있었다. (사진=안 전 지사 페이스북)
안 전 지사는 5일 뉴스룸이 방송되기 전까지 왕성한 정치 활동을 이어가고 있었다. (사진=안 전 지사 페이스북)

서범석 변호사(대한변호사협회 대변인)는 기자와의 통화에서 “피해자가 방송에까지 나와 공개 증언한 것은 그 자체로 엄청난 증거가 될 것”이라며 “간음과 추행이 다른 날 여러차례 일어났다면 각각 법이 적용돼 가중 처벌될 수 있다”고 밝혔다.

특히 “미투 운동이 진행될 때에도 그렇게 한 것을 보면 판사가 볼 때도 죄질이 나쁘다”며 “엄벌을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고 안 전 지사의 법적 처벌에 대해서 예상했다.

무엇보다 안 전 지사의 성범죄가 김씨의 동의에 의한 것이 절대 아니고 위력에 의한 강압이 있었다는 것이 거의 밝혀진 상태라고 볼 수 있다.

안 전 지사 측은 김씨가 <뉴스룸> 인터뷰를 하는 날에 수 차례 전화를 걸었다. 그리고 김씨의 증언에 따르면 안 전 지사는 “너를 가져서 미안하다. 너한테 상처줘서 미안하다. 내가 그러지 말았어야 했는데 내가 부끄러운 짓을 했다”라며 매번 말로 직접 사과를 했다. 카카오톡으로 “미안. 괘념치 말라”거나 “내가 스스로 감내해야 할 문제를 괜히 이야기했다”라는 내용을 보내기도 했다. 

안 전 지사가 김씨에게 보낸 카카오톡 메시지. (캡처사진=jtbc 뉴스룸)
안 전 지사가 김씨에게 보낸 카카오톡 메시지. (캡처사진=jtbc 뉴스룸)

안 전 지사 본인도 6일 자정을 넘긴 시각에 올린 페이스북 입장문을 통해 “합의에 의한 관계였다는 비서실의 입장은 잘못입니다. 모두 다 제 잘못입니다”라고 인정했다. 이 정도면 강제적으로 성폭행이 일어났다는 사실이 어느정도 입증됐다고 판단된다. 

한편, 안 전 지사는 이날 충남도의회에 문서로 사임통지서를 제출했고 여기에는 정무라인에 속하는 윤원철 정무부지사·신영철 비서실장도 포함됐다. 김씨의 의사가 반영된 것인지는 확인되지 않았으나 김씨도 동반 사퇴 명단에 포함됐다.

남궁영 충청남도 부지사는 이날 긴급 간부회의를 열고 후임 정무부지사를 선임하지 않고 새로운 도지사가 취임하는 6월 말까지 현 상태로 도정을 이끌어간다는 입장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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