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용비리 사태에 국민·하나은행 등 상반기 채용 유보

(사진=중앙뉴스 DB)
시중은행들이 상반기 채용을 머뭇거리면서 은행권 취업을 준비중이던 취준생들에게 비상이 걸렸다. (사진=중앙뉴스 DB)

[중앙뉴스=신주영 기자] 채용비리 몸살에 은행들이 상반기 채용을 망설이면서 시중은행 취업을 준비 중이던 취준생들에게 비상이 걸렸다. 그동안 시중은행 취업을 준비해온 취준생 입장에서는 그야말로 날벼락을 맞은 셈인 것이다.

특히 시중은행이 채용공고를 올릴 때까지 막연히 기다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되자 다른 업종에 지원을 해야 할지 아니면 계속 기다려야 할지 답답한 상황에 내몰린 것.

이와 관련, 은행권 취업을 준비 중이던 김 모 씨(남, 27세)는 “지난해 은행권 취업을 목표로 준비해왔는데 갑자기 유보됐다는 뉴스를 듣고 다른 업종에 지원해야하는지 막막하다”며 답답함을 호소했다.

7일 금융권에 따르면 채용비리 사태의 핵심에 있는 국민은행과 하나은행을 비롯한 시중은행은 상반기 채용 계획을 유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 은행들은 은행연합회 주축으로 만들어진 ‘은행권 공동 채용절차 모범규준’ 윤곽이 드러난 후에야 채용절차를 마련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이와 관련, 국민은행 관계자는 “당행의 경우 상반기 채용 공고는 없는 것으로 안다”면서 “채용비리 혐의 조사 등 여러 이슈가 있고, 앞으로 나올 은행권 공동의 채용 가이드라인을 고려해 종합적인 채용 계획을 세울 것”이라고 밝혔다.

하나은행 관계자도 “아직까지 공식적으로 상반기 채용이 잡힌 바는 없고, 중간 중간 채용 관련 공지는 나갈 수 있겠지만 공동 가이드라인이 잡혀봐야 정확히 제시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신한은행과 우리은행도 상반기 채용 계획을 아직 수립하지 않은 상태다. 신한은행 측에 따르면 지난해 하반기에 채용된 인력들이 배치된 지 얼마 되지 않았고, 은행권 공동의 채용 규준이 마련될 시 적용 여부를 고려하고 있다.

우리은행의 경우 채용 규모 및 시일 등 전반적인 채용 계획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농협은행은 상반기에 350명 규모의 6급 신규직원 채용 공고를 지난달 1일 마친 상태며 현재 채용(2차) 진행 중이다. 향후 채용 절차 수립에 있어서는 은행권 공동 채용 가이드라인 상황을 지켜본 뒤 적용 여부를 결정하겠다는 방침이다.

그러나 현재로써는 은행권 공동의 채용절차 모범규준은 빠른 시일 내에 마련되긴 어려울 것이라는 게 은행권의 전망이다. 은행권 공동의 채용규준 마련은 어떤 방식으로 채용을 할 것인지 등 방법적인 차원이므로 각기 다른 채용 기준을 채택하기 만만찮을 것이란 시각이다.

은행 인력감축이 가속화되고 있는 가운데 채용비리 사태까지 겹침에 따라 시중은행 취업을 희망하는 취준생들에게 고민의 날들이 계속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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