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뉴스=이재인] (사)한국문인협회는 국내 최대의 문인 단체이다. 회원수만 1만3천8백여 명에 이른다. 조직도 방대하여 국내외 18개 지회와 178개 지부를 두고 있다. 그러니 겉으로 보아 거대 단체임이 분명하다.
또한 역사와 전통이 오래되다 보니 이 단체는 외부에서 정부의 많은 지원과 보조를 받는 것으로 오해되고 있다. 즉, 정부나 유관단체로부터 지원금을 받아 직원들 인건비나 사무실 운영비를 충당하는 것으로 오해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이는 잘못 알려진 사실이다. 물론 정부 산하 기관인 한국문화예술위원회(이하 문예위)로부터 약간의 지원을 받는다. 월간문학지 원고료 2,400만원, 문학주간대축전 670만원, 아카이빙사업 1,320만 원 등 총 4,390만원이 전부이다.
회원 1인당 3천원 남짓한 금액을 지원 받은 셈이다. 하지만 차제에 정부(문예위)로부터 받는 지원금을 거절할 수 있는 용단을 내려야 한다. 몇 푼 안 되는 지원금으로 일반인들의 오해를 살 입장을 차제에 정리해야만 한다.
얼마 되지도 않는 지원금을 받으면서 문인의 자존심을 깎아내리는 짓을 그만두어야만 할 것이다. 더구나 그 지원마저 원칙 없고 일관성이 결여되고 문예위의 콧대 또한 높아 도마 위에 오르게 되어 불편한 마음을 형언할 수 없다.
세상은 변했다. 모든 것이 민주화되어 평준화란 수평선상의 관계에 놓여있지만 돈 몇 푼 지원하는 문예위의 알량한 손길에 길들여지기 보다는 차제에 정리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아야 한다.
한국문인협회는 그동안 50년이 지나도록 이문보국(以文報國)의 자세로 문화예술 창달에 기여해 왔다. 1만 명이 넘는 사단법인 단체에서 과감하게 회비를 올리던가 아니면 기부금 제도를 확대하여 문인들의 위상에 걸맞은 문예지를 발간해야 할 것이다.
문예위의 눈치나 충고에서 벗어나는 슬기를 보여야 한다. 추악한 블랙리스트 파문에 휩싸여 눈치나 보면서 책임 있는 자세로 지원할 요량도 없는데 인당 3천원 남짓한 그런 지원을 받아 무엇 하겠다는 것인가…….
우리나라를 경제대국이라 한다. 문화가 없는 경제대국이란 없다. 기초 없는 건축이 제대로 설수가 없듯이 문화 없는 경제대국은 연목구어와 같잖은가? 시집한권에 1만원도 안 되는 시대에 시인이 살아가는 게 기적 같다.
이런 독서풍토에 정부지원금을 바라는 한국문협은 이제 돌파구를 찾아 나서야 한다. 좋은 나라, 좋은 사회가 되기 위해서는 아낌없는 지원과 친절도 필수이다. 돈 몇 천원 갖고 생색내는 정부도 부끄러운 줄 알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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